"유네스코, 분열적 의제 추진"...반 이스라엘 친 중국 성향 등 영향
바이든 재가입 결정 뒤집어...트럼프 1기에도 탈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미 국무부는 22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유네스코가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탈퇴 결정을 발표했다.
타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유네스코는 분열적인 사회적·문화적 의제를 지지하고, 유엔의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외교 정책과는 상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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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로이터 뉴스핌] |
브루스 대변인은 또 유네스코가 추진하는 SDGs에 대해 "글로벌리스트적이고 이념적인 국제 개발 의제"라고 규정하면서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미국의 국제 기구 참여가 국익에 부합하는지 점검할 것"이라며 이번 결정 역시 그러한 기조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미국의 국익이 보장되는 방식으로만 국제 기구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취임 직후 유네스코 탈퇴 여부를 90일간 검토할 것을 지시한 바 있으며, 이번 결정으로 미국은 유네스코 재가입 2년 만에 다시 탈퇴 수순을 밟게 됐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유네스코 탈퇴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결정은 2026년 12월 말부터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인 1983년 유네스코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고, 비효율적이며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 회복을 목표로 2002년 10월 유네스코에 재가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인 2017년 10월 미국 정부는 유네스코가 반(反) 이스라엘적 결정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아 다시 탈퇴를 결정했다. 이와함께 유네스코 고위직에 다수의 중국 인사들이 포진해 있고, 중국이 유네스코에 두 번째로 많은 기여금을 납부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6월 유네스코가 중국의 영향력 아래 놓이는 것을 견제하고 미국의 국제적 입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재가입을 결정했다. 당시 미 국무부는 "미국이 자리를 비운 사이 유네스코의 주요 의사 결정에 중국의 영향력이 커졌다"며 복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