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튀르키예가 유럽의 최신예 주력 전투기 중 하나인 유로파이터 타이푼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영국과 체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이푼 전투기 도입은 군비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튀르키예의 숙원 사업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타이푼은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4개국이 공동 개발한 4.5세대 다목적 전투기로 1990년대에 개발된 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전력화됐다.
튀르키예는 내년부터 타이푼 인도가 시작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40대를 구매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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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힐리(왼쪽) 영국 국방장관과 야사르 굴러 튀르키예 국방장관이 2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유럽의 최신예 주력 전투기 중 하나인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튀르키예 수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도에 따르면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과 야사르 굴러 튀르키예 국방장관은 이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타이푼 전투기 수출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굴러 장관은 "튀르키예가 유로파이터 타이푼 클럽에 가입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거래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튀르키예의 공동 전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OU 체결은 그 동안 튀르키예의 타이푼 획득에 강하게 반대했던 독일이 입장을 바꾼 것이 결정적이었다.
타이푼은 유럽 4개국이 함께 만들었기 때문에 한 국가라도 반대를 하면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독일은 그 동안 튀르키예가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 민병대(YPG)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고 튀르키예 인권·법치 상황이 우려스러운 수준인데다 난민 등의 문제로 유럽연합(EU)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타이푼 수출에 반대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략 이후 튀르키예와의 협력 중요성이 커졌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 때 긍정적 역할을 한 점 등을 고려해 반대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이전부터 튀르키예에 대한 타이푼 수출을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튀르키예는 이와 함께 유로파이터를 도입하면 나토 회원국을 상대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독일에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이지만 에게해의 섬 영유권을 놓고 그리스와 갈등을 빚고 있다.
한편 튀르키예는 타이푼 이외에 미국의 F-16 전투기 40대를 추가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F-16 전투기는 4세대로 분류되지만 여전히 강력한 전투력을 인정받고 있다.
튀르키예 공군은 현재 230~245대의 F-16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 회원국 중 미국(850대 이상)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어 그리스 150여대, 폴란드 48대, 네덜란드 20~30대, 벨기에 54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