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시 '광양펠리시아' 438가구 무더기 공매
사업자인 남흥건설 부도로 금융비용 못 갚아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전남 광양시 소재 500여가구 규모 공동주택이 장기간의 미분양을 이유로 대거 공매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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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시 '광양 펠리시아' 조감도 [자료=남흥건설] |
30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전남 광양시 '광양펠리시아' 아파트 438가구가 공매 시장에 나왔다.
이 단지는 광양시 옥곡면 신금리 연면적 3만8682㎡에 지하 1층~지상 20층, 3개 동, 총 497가구로 2022년 입주했다. 2023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307위인 부산 건설사 남흥건설이 시행·시공한 아파트로, 지난해 남흥건설이 부도 처리되면서 단지 전체가 공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남흥건설이 이 단지를 담보로 신탁사와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한 후 은행으로부터 400여억원을 빌려 공사비로 충당했으나, 미분양이 겹치면서 자금 유동성이 흔들렸다. 2022년은 광양시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묶여있던 시기였다. 2023년 분양 단지 대거 미달이 나면서 분양가가 아닌 전셋값으로 분양에 나섰지만 이 또한 효과가 없자 월세분양까지 추진됐다. 그럼에도 월세로 입주자를 100가구도 채 구하지 못했다.
지난해 KB부동산신탁 1호 기업구조조정(CR)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로 이 아파트를 매수하려다 철회하기도 했다. CR리츠란 여러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운영하다가 경기가 좋아지면 분양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구조다. 자금난에 빠진 시공사는 외부 투자금과 임대주택 보증금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CR리츠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내년 12월까지 취득한 주택에 한해 현행 최대 12%인 취득세율을 1~3%(6억원 이하 주택은 1%)로 조정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그러나 리츠의 기본적인 목표가 이윤창출이라는 점을 감안, 지방 '악성 미분양' 사업장의 CR리츠 매입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또한 공매 활성화를 위해 매각 설명회 대상에 해당 단지를 포함하며 주인을 찾고 있다. HUG 관계자는 "사업장 적기 매각을 위해 설명회 실시는 물론 SNS 홍보 등을 통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찰이 여러 차례 진행돼 최저매각가가 감정평가액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전용 45㎡의 감정평가액은 1억3300만원이었으나 14회차 최저매각가는 7600만원으로 42.9% 줄었다.
올 5월 말 기준 전남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351가구로 2023년 말(1212가구)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장선영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미분양 문제는 단순한 건설사의 유동성 악화 문제뿐 아니라 지역 부동산시장을 침체시키고 지역 경제까지 연쇄적으로 위축하므로 물량에 대한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