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에 담긴 내용 중 국가기밀 폭로 문제삼아
WSJ "트럼프 정적들 향한 추격전 새 열기 띄어"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당시 핵심 외교책사였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메릴랜드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FBI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은 볼턴 전 보좌관의 기밀 자료 취급 방식에 위법성이 있다는 의혹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그 동안 트럼프 행정부에 쓴소리를 계속해온 비판세력을 겨냥한 보복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날 압수수색은 볼턴 전 보좌관이 기밀 자료를 불법적으로 소지했거나 공유했는지를 살펴보던 수사 과정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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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요원들이 2025년 8월22일 오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타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박 |
대표적 대북 강경론자인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1년 반(2018년 4월-2019년 9월) 재임기간 동안 북한과 이란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심한 갈등을 겪은 끝에 해임됐다. 그는 현직에서 물러난 뒤 2020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한 내용을 담은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을 출간했고 법무부는 회고록을 통해 기밀 정보를 불법 공개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회고록 내용이 '다 거짓말'이라며 '해임된 데 대한 앙갚음'이라고 볼턴 전 보좌관을 깍아내리기도 했다. 당시 회고록 내용중 일부는 다른 고위 외교 참모들의 증언과 달라 진위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볼턴을 상대로 한 소송은 취하됐다. 볼턴 보좌관은 당시 소송이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법무부를 부적절하게 활용한 예로 들며 다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WSJ은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다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를 신랄하게 비판해온 정적들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벌였던 FBI 요원들과 검사를 대거 해고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적(enemy)'들을 향한 추격전이 새로운 열기를 띄고 있다고 꼬집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