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최근 반등 불구 1년 낙폭 40%
2개 배경, 레거시 시황 부진과 관세
내년 기대, 레거시 회복 등 3개 이유
이 기사는 8월 26일 오후 4시1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반도체 제조 공정용 제품·소제업체 인테그리스(ENTG) 주식이 최근 우리나라 투자자 사이에서 단기간 활발한 매수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관세 역풍과 이른바 '레거시(범용)' 반도체 시황의 약화로 인해 최근 1년여 사이 하락 추세를 겪은 가운데 투자자 사이에서 저가권이라는 판단이 들어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년여 낙폭 40%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5일까지 한 주 동안 우리나라 투자자의 인테그리스 주식 순매수액은 약 397만달러로(약 55억원)으로 개별 종목과 ETF를 포함한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 50위권(48위)에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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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그리스 주가 5년 추이 [자료=코이핀] |
인테그리스는 반도체 제조에서 활용되는 필수소재를 판매하는 회사다. FOUP(웨이퍼운반용기)나 화학물질 공급 배관 등 유체취급 시스템, 정제 필터 등을 취급한다. 지루하지만 중요하게 여겨지는 영역이다.
*인테그리스 사업부는 2개로 구성된다. ①정제 필터와 FOUP, 유체취급 등 '설비 연동형' 제품을 다루는 ASP(매출액 비중 56%) ②CMS 슬러리<웨이퍼 표면을 평탄화하는 연마 공정에서 사용되는 액체 상태의 연마제>와 패드 그리고 증착 소재, 에칭 화학물질 등 소위 '소모성 제품'을 취급하는 MS(46%)다.
인테그리스 주가는 인공지능(AI)발 수혜를 누리며 고공행진 중인 TSMC나 마이크론과는 다르게 하락 추세에 있다. AI 연산용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회사 제품도 비례해 증가할 것 같지만 현실은 이런 직관적 기대와 반대다.
인테그리스 주가는 지난 1년여 사이 약 40% 낙폭을 기록 중이다. 회사 주가는 86.75달러로(25일 종가) 최근 석 달 사이 20% 반등 중이나 아직 작년 7월의 145.73달러를 최근 3년 중 고점으로 하는 지점에서의 하락 추세는 못 벗어났다. 연초 이후로는 12% 하락세다.
◆왜, 2가지 배경
인테그리스의 주가가 부진한 배경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첫째는 범용·성숙 시장으로 분류되는 레거시 반도체 시황의 부진이다. 회사 매출액에서 비중이 큰 전통 메모리나 차량용 반도체 부문이 재고 증가 등의 이유로 설비 투자가 주춤해진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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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그리스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인테그리스] |
회사 매출액은 제품 특성상 사실상 웨이퍼 소비량과 연동된 구조다. 웨이퍼 소비량이 많은 AI 연산용 칩의 수요 증가에 따라 매출액도 급증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레거시의 웨이퍼 소비량이 압도적이어서다. 작년 세계 칩 매출액에서 AI 연산용의 비중은 20%였지만 웨이퍼 수량으로는 0.2% 정도(딜로이트 추산)다.
레거시 시황 부진은 실적에서 드러난다. 예로 1분기 매출액은 7억7320만달러로 0.3% 증가(y/y)하는 데 그쳤고 2분기 매출액은 7억9240만달러로 2.5% 감소했다. 3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는 중앙값 기준 8억달러가 제시됐는데 이는 1% 감소를 상정한 수치이자 컨센서스를 소폭 미달한 수치다.
주가 부진의 둘째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역풍이다. 행정부의 공세적인 대중국 관세 위협으로 인해 중국 고객사의 미국산 제품 구매가 중단됐다. 중국의 보복관세가 우려돼서다. 지역별 매출액 비중을 보면 북미가 23%로 가장 크지만 대만 19.8%, 중국 15.9% 등의 순서로 중국 비중이 제법 크다.
*인테그리스는 제조 거점을 아시아 등 여러 곳에 두는 다국적 생산망을 운영 중이다. FOUP 같은 제품은 아시아에서 제조되고 있어 관세 역풍을 피해 갈 수 있지만 고성능 필터나 특수 소재 등은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관세는 레거시 시황의 부진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압박을 받는 회사 마진에 추가 타격을 줬다. 예로 올해 2분기 회사의 이익률 지표를 보면 매출총이익률 44.6% EBITDA 마진 27.3%, 영업이익률 20.9%다. 1분기의 46.1%, 28.5%, 22.1%에서 모두 하락했다.
◆내년 기지개 기대I
부진기를 겪고 있는 인테그리스가 투자자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내년부터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레거시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 가속, 관세 우회 전략의 안착, AI 수혜의 가시화라는 3가지 기대가 작동 중이다.
예로 내년부터는 레거시 반도체 설비 가동의 회복세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텍사스인스트루먼츠(TXN)나 아날로그디바이시스(ADI), 인피니온(IFX), NXP세미컨덕터스(NXPI) 등 아날로그나 차량용 반도체 제조회사의 결산설명회에서는 올해 하반기 회복을 기대하는 전망이 나왔다.
▶②편에서 계속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