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 부진에 연준 인하 기정사실화
기술적 약세 시그널 강화
이더리움, ETF 순유출 부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고용지표 충격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한 가운데, 비트코인이 12만달러를 넘어서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미국의 물가 지표를 대기하며 매매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국시간 8일 오후 7시 40분 기준 비트코인(BTC)은 24시간 전보다 0.78% 오른 11만2071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ETH)은 0.60% 상승한 4330.44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주요 알트코인 가운데 솔라나(SOL)는 4.85% 오른 213.14달러, 도지(DOGE)는 7.23% 상승한 0.2337달러, XRP는 4.14% 오른 2.9473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소폭 늘었으나 거래량은 여전히 8월 고점 대비 한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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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025.09.08 koinwon@newspim.com |
◆ 美 고용 부진에 연준 인하 기정사실화
앞서 5일 발표된 미국의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만2000건 증가에 그쳤다. 다우존스 예상치(7만5000명)를 크게 밑돈 수치로, 지난 6~7월 고용도 2만1000명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100%로 확정됐으며, 0.5%포인트(50bp) 인하 확률도 9.9%까지 올랐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통상 기대되는 '완화 기대 랠리'를 보여주지 못했다. 대신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이번 주 중 발표될 미국 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쏠려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BTSE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제프 메이는 코인데스크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이 금리 인하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완고한 인플레이션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예상보다 높은 물가지표가 나오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하락할 수 있고, 반대로 낮게 나오면 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물 비트코인 ETF로 유입되는 자금도 여름 랠리 때와 달리 하루 1억달러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에 따라 거시 지표가 단기 시장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 기술적 약세 시그널 강화...이더리움, ETF 순유출 부담
최근 비트코인 차트에서는 '더블 톱(double top)' 패턴이 나타나며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이 패턴은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뒤, 비슷한 수준에서 두 번 고점을 찍고 나서 더 이상 위로 올라가지 못할 때 만들어진다. 이후 두 고점 사이의 바닥선(넥라인)을 밑돌면 '상승세가 끝나고 하락세로 전환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은 현재 비트코인의 주요 지지선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약 10만1700달러)을 주목한다. 이 선마저 무너지면 하락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ETH)도 최근 일주일간 약세 흐름을 보였다. 가격은 43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으며,최근 1주일 기준 1.76% 하락했다.
단기 조정 배경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과 9월 계절적 거래 부진이 꼽힌다. 실제로 일부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며 매도 압력이 나타났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포매니아에 따르면, 9월 5일로 끝나는 주에 이더리움 ETF는 7억8774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는데, 블랙록의 ETHA(iShares Ethereum Trust ETF)에서만 하루에 3억998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 이는 8월 말부터 이어진 순유출 흐름의 연장선으로, 8월 4일에도 4억6500만 달러가 유출된 바 있다.
비트코인 ETF는 반대로 움직였다. 같은 주간 동안 2억4640만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는데, 매체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인하 가능성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피하고, 이더리움보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비트코인을 선호하는 흐름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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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이더리움(좌)과 비트코인(우)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 9월 계절적 약세 요인...이더리움 4450달러, 비트코인 11만4000달러 '관문'
계절적 요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9월은 역사적으로 암호화폐 약세를 보여왔으며, 특히 반감기 이후 해에는 그러한 경향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종종 9월에 바닥을 찍은 뒤 4분기 반등에 나섰다고 지적한다. 이더리움은 4450달러, 비트코인은 11만4000달러가 주요 관문으로, 이 가격대를 회복하면 기관 자금이 다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을 나타내는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현재 56~58% 사이에 머물고 있다. 일반적으로 50%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면 알트코인에 자금이 본격 유입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