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열 경상대 교수 "인위적 타공 흔적 다수"…자연풍화설 일축
[하동=뉴스핌] 남경문 기자 = 경남 하동군은 9일 옥종면 대곡리 구암대 바위 일원에서 국내 최대 규모로 확인된 선사시대 성혈 바위군에 대한 기초조사와 현장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성혈은 '굼' 또는 '알구멍'이라 불리는 암각화로 전국 지석묘 및 청동기시대 유구에서 발견돼 선사시대 의례유적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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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군 옥종면 대곡리 구암대 바위 원경 [사진=하동군] 2025.09.09 |
2022년 3월 하동문화원이 구암대 바위군에서 최초 발견한 이 유적에는 6개 바위에 1000개 이상의 암혈(바위구멍)이 산재한다.
2023년 경남연구원이 기초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2024년 대곡리 암각화군에 대한 정밀 지표조사 용역이 진행됐다. 조사 결과, 구암대 암각화군뿐 아니라 옥종면 내 악양, 횡천, 금성, 양보면 등 44개소에 유사한 암혈 유적이 분포함도 확인됐다.
정밀조사 중 신재열 경상국립대 교수(지리교육과)가 참여한 자문단 현장 확인에서 바위의 인위적 타공과 연마 흔적이 분명히 식별됐다. 신 교수는 "인위적 타공 흔적은 자연 발생 암상과 다르게 명확하며, 성혈 제작 과정 시 자연 암석의 홈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성혈은 최초 제작 이후 수천년간 풍화 작용을 거쳐 자연스럽게 변형됐을 가능성이 있으나 인위적인 제작 흔적이 이를 분명히 구분한다. 군은 오는 11월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학술발표회를 열고 성혈 유적의 역사문화적, 지질학적 가치를 심층 논의할 예정이다.
군은 이번 유적을 역사문화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농촌 체험 및 지역 축제와 연계한 역사문화관광 자원으로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대곡리 암각화군과 옥산서원, 조지서 묘비, 고성산성, 북방리 지석묘 등 옥종면 내 다양한 역사문화유산을 탐방하고 체험할 수 있는 지역 문화관광 코스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news234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