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 필리핀과 함께 중국의 강압적 영유권 주장 거부"
中 국무원,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 보호구역 신설 승인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이 12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필리핀과 영유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의 스카버러 암초(Scarborough Reef, 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를 국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는 계획을 지역 안정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언론성명을 통해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를 '국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는 것은 주변국을 희생시키면서 광범위한 영토 및 해양 영유권 주장을 관철하려는 또 하나의 강압적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의 불안정화 계획을 거부하는 동맹국 필리핀과 함께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당국이 스카버러 암초를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필리핀 어민들이 전통적 어장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행위와 맞물려 있다"며 "중국의 이러한 행동은 지역 안정을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어 "미국은 중국이 2016년 중재법정(Arbitral Tribunal)이 만장일치로 내린 판결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며 "당시 재판부는 필리핀 어민들이 스카버러 암초에서 해온 전통적 어업을 중국이 불법적으로 방해했다고 판결했으며, 이 판결은 최종적이고 양측 모두에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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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025년 9월 2일, 플로리다주 홈스테드의 홈스테드 공군 예비기지에서 멕시코시티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도착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중국 국무원은 지난 10일 스카버러 암초 북동부 해역에 넓이 35.24 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국가급 자연보호구역을 신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국무원은 자연보호구역 승인이 해당 지역의 생물 다양성과 안정성,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으나 필리핀은 중국이 불법적으로 필리핀의 권리와 이익을 명백히 침해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스카버러 암초는 남중국해의 전략적 요충지로, 필리핀과 중국 사이의 대표적 영유권 분쟁 지역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남중국해 중재판결'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지만,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는 이 해역에서 필리핀 해경선을 고속으로 추격하던 중국 해경선이 중국 해군 함정과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