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새 백신 권고안 논의하는 회의에 아동 사망 연관성 자료 제출 예정"
코로나 백신 제조사 주가 급락...모더나 8%↓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 보건 당국이 코로나19 백신이 아동 25명의 사망과 연관됐다는 주장을 내세워 백신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보건 당국은 이 같은 아동 사망 보고 사례를 다음 주에 열리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 위원회 회의에서 새 백신 권고안을 논의하는 자료에 포함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이러한 주장은 연방 백신 이상 반응 신고 시스템(VAERS)에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으나, 이는 개인의 자발적 신고에 기반한 검증되지 않은 사례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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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코로나 9 백신 [사진=블룸버그] |
미 보건복지부(HHS)는 이와관련 성명에서, 미 식품의약국(FDA)과 CDC 직원들이 VAERS와 다른 안전성 모니터링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백신 안전성 데이터가 공개적으로 공유되기 전까지는 순수한 추측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관련 보도가 나오자 코로나 백신 제조사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모더나는 뉴욕증시에서 8% 하락했고, 화이자는 3% 넘게 떨어졌다. 화이자의 독일 파트너사 바이오엔테크 주가는 9% 이상 빠졌으며, 노바백스 역시 4.3% 하락했다.
모더나는 성명을 통해 "90개국 이상 규제 당국이 자사 백신에 대해 아동이나 임산부 관련 새로운 안전성 우려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화이자는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마티 마커리 FDA 국장은 지난 주 CNN 인터뷰에서 "코로나 백신으로 사망한 아동이 있었다"고 밝히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FDA가 수주 내 관련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 수장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오랫동안 백신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취임 후 건강한 아동·청소년·임산부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 권고를 철회하고,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또는 기저질환자 등으로 크게 축소했다. 또 자신의 정책에 반발하는 CDC 국장을 해임하고 17명의 백신 자문 위원을 모두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이런 기조 속에 여당인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는 지난 3일 학교 입학 요건을 포함한 모든 주 차원의 백신 접종 의무화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의 모든 주는 공립학교 입학 요건으로 백신 접종을 요구하고 있지만, 플로리다주가 의무 접종을 폐지하는 첫 번째 주가 된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미국소아과학회 등 의료·공중보건 단체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이들 단체는 여전히 아동과 임산부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조차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케네디 장관의 정책을 '비과학적' 이라고 질타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케네디 장관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는 의회와 보건 당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백신 정책 변화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