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스포츠 암표 신고 건수 해마다 증가
티켓 가격 인상 뿐만 아니라 경제적 피해로 이어져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K-팝과 프로야구가 인기를 끌면서 암표 거래 및 피해도 급속하게 늘고 있다.
인기 공연과 스포츠의 티케팅이 '피 터지는 티케팅'이라는 의미의 '피케팅'이라고 불린 지는 이미 오래됐다. 서버 오픈 시간에 맞춰 예매 사이트에 접속해도 '이선좌(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의 준말)' 메시지만 보다가 선택할 좌석이 없어지는 것도 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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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를 단순히 공연과 스포츠의 인기 때문으로만 볼 수는 없다. 암표가 기승을 부리면서 일명 '업자'가 티케팅에서의 표를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연과 프로스포츠의 암표 신고 건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최근 공연과 프로스포츠 분야 암표 신고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공연 분야의 경우 지난 2020년 359건이었던 암표 신고 건수가 2022년에는 4244건으로 11배 이상 늘었다. K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2023년, 2024년의 신고 건수 역시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암표 신고센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가 18만5000원 짜리의 싸이 흠뻑쇼 티켓이 60만원, 정가 15만4000원짜리 데이식스 공연이 55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암표 판매자들이 티켓 한 장당 최대 40만원이 넘는 이득을 챙긴 셈이다.
프로야구의 인기로 프로스포츠의 암표 신고도 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프로야구 경기 티켓 암표 신고 건수는 3만1411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2만1442건의 암표 신고 건수를 올해는 진작에 넘어섰다.
이에 프로스포츠 전체 암표 신고 건수도 2023년 5만 건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도 8월까지 5만1405건을 기록했다.
암표는 공연과 프로스포츠 경기의 표 가격을 올리고 소비자가 제 값에 표를 구매하기 어렵게 한다. 실제로 소셜 미디어(SNS)에서는 양도 관련된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가 양도'는 말 그대로 구매한 가격에 다른 사람에게 표를 넘기는 것이지만 이들은 양도자들은 '프리미엄'을 받고 수익을 챙긴다.
암표는 표값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암표 사기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 정책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의 국민 4451명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암표 사기 유형은 ▲티켓값 입금 후 티켓을 양도받지 못한 유형 ▲중복 양도로 공연을 보지 못한 유형 ▲공연이 취소됐지만 정식 예매자가 환불을 받지 못한 유형 등으로 나타났다. 암표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실제 경제적인 피해를 본 것이다.
경찰은 이달부터 올해 연말까지 기초질서 확립을 위해 암표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추석 명절을 앞두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차 승차권을 예매하는 불법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매크로는 단순반복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프로그램으로 온라인에서 공연, 스포츠 경기 예매 시 매크로를 이용해 입장권을 대량으로 예매하는 행위는 단속 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 이용 기차 승차권 예매 행위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정가에 기차 승차권을 예매하지 못하는 일반 국민이다. 매크로를 이용해 기차 승차권을 예매하는 행위는 엄연한 범죄행위"라며 "매크로를 이용하지도 말고 암표를 구매하지도 않는 사회적 자정 노력을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