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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색거장 천경자를 노래한 박경리 "용기있는 자유주의자, 허나 좀 고약한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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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검정 서울미술관 천경자 작고 10주기 맞아 특별전
'내 슬픈 전설의 101페이지' 9월 24일 개막
1940년대말부터 1990년대까지 대표작 84점 전시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화가 천경자는 가까이 갈 수도 없고 멀리 할 수도 없다./대담한 의상 걸친 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허기도 탐욕도 아닌 원색을 느낀다./ 어딘지 나른해 뵈지만 분명하지 않을 때는 없었고 그의 언어를 시적이라 한다면 속된 표현. 아찔하게 감각적이다./ 꿈은 화폭에 있고 시름은 담배에 있고 용기있는 자유주의자 정직한 생애./ 그러나 그는 좀 고약한 예술가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천경자, 고(孤), 1974, 종이에 채색, 38.5x23.3cm, 서울미술관 소장. 2025.09.24 art29@newspim.com

소설가 박경리는 '천경자를 노래함'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천경자를 묘사했다. 명동이 예술가들의 아지트였던 시절 박경리는 천경자를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했다. 그러다 이십 년 넘게 만나지 못했고, 천경자를 그리워했던 박경리는 시에서 '용기있는 자유주의자이지만 고약한 예술가다'라고 표현했다. 마음가는 대로 행동했기에 세월의 찬바람을 온 몸으로 맞닥뜨리며 살았던 화가를 박경리는 이렇듯 그렸다.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공고했던 시기에 화가로 데뷔한 천경자는 예술가로서, 여성으로서, 나아가 한 인간으로서 평생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아름다움과 진실을 고집스럽게 천착했다. 시대를 앞서갔던 작가였던 그가 우리 곁을 떠난지 어느새 10년이 됐다. 천경자가 있었기에 수묵화 일변도였던 한국의 동양화 화단은 채색화라는 아름답고도 환상적인 세계가 더해져 한결 풍부해졌다. 또 여성화가가 거의 없었던 시기에 굵은 족적을 남기며 한국 미술계의 스펙트럼을 활짝 넓히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 대중에게 천경자는 '미인도 진위 논란'으로 더 각인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미술계, 법원까지도 '진작'이라고 최종결론을 냈음에도 일반은 아직 '위작'이라는 의심을 풀지 않고 있다. 작가 말년에 불거진 이 위작 논란으로 우리는 섬세하고도 심오한 채색화 세계를 일군 천경자 화백의 '예술'에는 별반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자하문로의 서울미술관(관장 안병광)이 고인의 예술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특별기획전을 열어 주목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1976, 종이에 채색, 130x162cm. 서울미술관 소장. 2025.09.24 art29@newspim.com

서울미술관은 천경자 화백 작고 10주기를 맞아 특별기획전 '내 슬픈 전설의 101페이지'전을 9월 24일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06년 삼청동 갤러리현대(회장 박명자)에서 열린 작가의 회고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전시회로 1000여 평의 너른 전시실을 7개의 파트로 나눠 작가가 남긴 채색화 80여 점을 선보인다.

출품작들은 194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천경자의 주요 작품을 각 섹터의 주제에 맞게 묶어 총망라했다. 이로써 오늘날 한국 미술계에 채색화라는 또다른 장르를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천경자 화백의 예술세계와 작가적 궤적을 한자리에서 음미해볼 수 있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1941년 동경으로 유학을 떠나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를 다닌 천경자는 격동의 근대사에서 자신의 예술관을 짙고 화려한 채색으로 탄탄하게 응축시켰던 작가다. 타계하기까지 치열하게 작업하며 현대 채색화의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미인도 위작 논란이 터지며, 파장이 커지자 절필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결국 작가는 뉴욕으로 황급히 떠났고 이후 소식이 거의 두절됐다. 그러다가 2015년 미국 땅에서 91세로 외롭게 눈을 감았다. 쓸쓸하고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하지만 그가 한국 미술계, 특히 동양화단에 남긴 족적은 뚜렷하고도 풍성하다. 천경자의 예술세계는 환타지로 가득차 있고, 꿈과 상상이 유려하게 펼쳐진다.

서울미술관은 이번 10주기 특별기획전을 통해 천경자를 '위작 논란'이나 '한(恨)의 작가'가 아닌, 시대와 인생의 풍랑에서도 독자적인 화풍을 이룩해낸 위대한 예술가로 조명하고 있다. 7개의 파트와 추모공간 '91페이지의 기록'으로 구성된 전시에는 각 파트별로 천경자 작가의 주요작품과 작가의 작품이 표지화로 실린 잡지및 작가 저서 등 아카이브가 망라됐다. 출품작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리움미술관을 포함해 18개의 미술관, 문학관, 화랑, 개인 소장자들이 대여한 것들이다. 또 서울미술관이 소장 중인 작품 12점도 포함됐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서울미술관에서 9월 24일 개막한 천경자 작고 10주기 특별전 '내 슬픈 전설의 101페이지' 전시전경. 전시는 2026년 1월 25일까지 열린다. [사진=서울미술관]2025.09.25 art29@newspim.com

전시기획을 이끈 안병광 서울미술관 설립자(유니온약품 회장)는 "천경자 화백은 존중받아야 마땅한 예술가임에도 여전히 갈등과 상흔 위에 서 있어 전시를 마련했다. 전국 각지, 그리고 해외에 흩어져 있는 작품들을 모으는데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었으나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끝까지 밀어부쳤다"며 "이번 '내 슬픈 전설의 101 페이지'라는 전시는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의 탄생 101주년을 여는 장이자, 모두를 위한 축제의 장이 되길 소망한댜"고 밝혔다. 전시는 안병광 회장이 오랫동안 컬렉터로서 천경자 화백의 주요 작품을 꾸준히 수집해왔기에 가능했다.

7개의 전시공간마다 생애 천경자 작가와 인연이 있거나, 각 해당 공간을 대표할 수 있는 인사들이 글을 작성했다. 서울특별시의 오세훈 시장, 갤러리현대의 박명자 회장, 전쟁기념사업회의 백승주 회장, 극단생활의 정중헌 대표, 국립현대미술관의 김인혜 학예실장 등이 글을 통해 천경자의 화업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특히 생전 천경자의 기록적인 개인전을 진행했던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은 천경자 작가와의 인연을 회고하는 글과 함께 작가에게 선물받은 작품을 출품해 눈길을 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천경자의 1966년작 '춘우'. 종이에 채색, 48.5x86cm(부분). 고향인 전남 고흥을 그린 풍경화다. 2025.09.25 art29@newspim.com

◆고흥에서 도쿄로 유학을 떠났던 신여성, 당대 슈퍼스타 되다

"고흥은 팔방이 산으로 둘러쳐 있지만 동,남,서로는 바다가 뻗은 신작로가 났고..소나무 우거져 겨울 설경 한결 아름답다. 봄이 되면 취나무 잎사귀 그늘 아래 하얀 오랑캐꽃이 피어 그것이 진달래보다 애처롭게 보였다".

천경자는 자서전 첫머리에 고향 고흥을 이렇게 노래하며 1966년 춘우(春雨)라는 작품을 남겼다. 이 작품은 고향을 몽환적 분위기로 표현한 풍경화로 푸른 색감이 화면 전반을 덮고 있다. 3단 수직구도로 그려진 작품의 상단은 바다, 중간은 마을, 하단은 산이 묘사됐다. 역동적인 파도, 돛을 올린 어선, 머리에 소쿠리를 진 아낙들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좌판, 산의 정경의 뒤로 만개한 꽃나무까지 소재의 함축성이 뛰어나다. 생명이 소생하는 봄 산의 기운을 '춘우'라고 제목짓고 설화적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천경자가 화가로 살아가는데 원천이 되었던 고향 고흥의 풍토와 기질이 잘 담겨있다.

천경자 작가는 생전에 많은 사랑을 받은 당대 슈퍼스타였다. 큰 키에 하이힐, 가느다란 반달눈썹, 붉은 입술과 파격적인 의상을 멋있게 빼 입은 긴 생머리의 신여성.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몰고 다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천경자, '초원 Ⅱ', 1978, 종이에 채색, 104x129cm, 개인소장.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여성화가의 작품으로는 최고가인 20억원에 낙찰돼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2025.09.25 art29@newspim.com

국내 1호 상업갤러리인 현대화랑에서 열렸던 1973년의 개인전에서는 사람들의 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여대생들은 저마다의 노트에 그림 속 주인공들을 베껴 그렸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천경자는 종군화가로 전선을 누비기도 했다. 1972년 문화공보부는 당시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이마동을 단장으로 미술가 10명을 전쟁 중인 베트남으로 보내 국군의 활약상을 기록하도록 한다. 베트남 사이공에 도착한 작가들은 백마부대와 맹호부대에 나눠 배치됐는데 천경자는 맹호부대였다. 천경자는 유일한 여성 화가였지만 군용막사에서 함께 자고 헬기를 타고 전방을 다니며 스케치를 했다. 천경자는 전쟁의 최전선에서 참혹한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지만 우거진 밀림과 이국적인 열대 식물로 그다운 전쟁기록화를 그려냈다.  

◆뛰어난 여성 초상화들을 남겼던 화가

천경자는 여인초상화로 유명하다. 또한 영화사랑도 대단했다. 어릴 적 꿈이 연극 배우였기에 자주 영화관을 찾았고, 영화 속 주인공을 고찰해 그림으로 남겼다. 스웨덴 출신의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를 모델로 한 작품 '청춘의 문'은 고개를 하늘로 향한 채 눈을 지그시 감은 배우를 그렸다. 얼굴 주변에 배치된 여러 색상의 사각형 패널과 패턴들, 머리와 몸이 분리되어 보이는 점, 그 무렵 즐겨 그리던 트럼프 카드까지 화폭 전체에 초현실적 무드가 넘실댄다.

'팬지'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던 마릴린 먼로를 그린 인물화다. 숱한 스캔들과 유행어로 세상을 흔들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마릴린 먼로의 머리는 천경자에 의해 화병으로 표현됐다. 천경자는 배우의 머리에 화관을 씌우 듯 화병에 흐드러지게 핀 팬지를 가득 그려넣었다. 팬지는 꽃말은 "나를 생각해주세요"다. 천경자의 그림에 등장하는 여배우들은 자신의 젊은 날을 회상하는 듯 애달프거나 달콤한 표정을 짓고 있다. 환상과 동경, 초현실주의적인 꿈의 세계에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작가의 정한을 느낄 수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천경자, 청혼, 1989, 종이에 채색, 40x31cm, 서울미술관 소장. 2025.09.24 art29@newspim.com

천경자는 자전적인 초상화도 여럿 남겼는데 '고'는 그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천경자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머리에 꽃을 얹은 여인'의 모습이며, 우수와 고독이 서려있는 눈망울, 꼭 다문 입술에 걸쳐있는 은은한 미소가 특징이다. 여인은 옆모습으로 그려져 있으나, 오른쪽의 동공이 관람자와 마주치는 오묘한 작품이다. 짙은 원색의 채색을 바탕으로 화려하고 싱그럽게 만개한 꽃들, 날아드는 나비로 매우 장식적이고 탐미적이다. 하지만 작품의 제목은 '외로울 고'로 명명됐다. 이밖에 '길례언니', '청혼', '노천명' 등의 초상화가 이번 전시에 나왔다. 

천경자의 초상화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 김인혜 학예실장은 "천경자는 스스로 대중적 인지도를 이끌며 한 시대를 풍미한 여성 화가다. 그는 관습적인 여성상을 깨고, 여성 스스로가 당당하고 온전한 사회적 위치를 획득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천경자가 그린 수많은 여성상은 '미인도'가 아니라 '여성 초상화'이다. 미인도가 대체로 남성 화가의 관점에서 곱게 단장한 일종의 '대상'으로서의 여성을 그린 것이라면 천경자의 여성 초상화는 주변에 실재하는 모델을 그린 것으로, 당당하고 자기감정에 충실한 독립적인 주체로서의 여성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들은 대상이 아니라 주인공이다"라고 평했다

◆최고의 대표작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와 '초원Ⅱ'

여성 초상화들과 함께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1976)와 '초원Ⅱ'(1978)는 이번 특별전의 백미에 해당되는 작품이다. 그 중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는 작가가 50세에 국전에 출품한 그림으로, 아프리카의 대초원을 배경으로 사자, 기린, 얼룩말이 가득한 가운데 코끼리 등에 올라탄 여성을 그린 회화다. 숱 많은 머리카락에 얼굴이 가려져 표정은 알 길 없으나 고독과 슬픔이 절로 느껴진다. 장대한 화폭에 이국적인 정경과 그 속에 외롭게 던져진 한 인간이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걸작이다.

이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를 위해 천경자는 49세의 1년을 모두 바쳤다고 한다. 작가는 '1년 내내 울며 그렸다'고 토로했는데 그림이 썩 마음에 들었던지 비슷한 도상을 몇차례 반복적으로 그렸다. '초원Ⅱ'가 바로 그 예다. 이 작품 또한 아프리카의 드넓은 들판에 치타, 얼룩말, 물소, 사자 등 야생동물들이 모여 있다. 코끼리 등 위에 나체의 여성이 엎드려 있는 것도 비슷하다. 

일련의 이 작품들엔 우수와 서정이 감돈다. 또 작가만의 독특한 채색법도 잘 드러나 있는데 돌가루 안료인 석채에, 아교와 호분을 섞어 여러차례 덧칠을 하며 완성했다. 이런 방식은 응축된 색채에서 우러나오는 깊이감은 물론 부피감, 질감까지 화면의 밀도를 높여준다. 가까이에서 보면 석채로 인해 화면 전체가 몽환적으로 반짝거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국내를 대표하는 아트컬렉터로, 서울 세검정에 서울미술관을 설립하고 14년째 미술관을 이끌고 있는 안병광 유니온약품 회장. 천경자 작고 10주기 특별기획전을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서울미술관이 작가의 대표작인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고', '청혼' 등 핵심에 해당하는 작품 12점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9.25 art29@newspim.com

천경자 화백은 1969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 253달러였던 시기에 타히티로 스케치여행을 떠났다. 당시로선 믿기 어려운 여행이었다. 그리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을 여행했고, 1974년에는 20년간 재직하던 홍익대학교 교수직을 내던지고 미지의 세계 아프리카 대륙에 뛰어들었다. 1970년대 아프리카 나라들은 내전으로 치안상태가 불안했지만 작가는 생필품과 화구만 챙겨 단신으로 스케치 여행에 나섰다.  

당시 작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아프리카 여행을 단행하게 된 광기는 오직 더 살고 싶은 집념에서였다. 나로서는 산다는 의미가 예술이라는 용광로에 불이 활활 타올라 새로운 작품이 쏟아져 나올 그 생활에 있고, 아프리카의 자극과 풍물은 마음의 용광로에 불이 붙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서울미술관이 9월 24일 개막한 천경자 작고 10주기 특별기획전 중 여성초상화 전시실 전경. [사진=서울미술관] 2025.09.25 art29@newspim.com

아프리카와 이집트 여행을 통해 천경자는 흑인 초상과 원색의 군무, 피라미드, 사막의 선인장, 꽃, 시장풍경을 그려냈다. 아프리카 대륙의 야성과 신비가 유려하게 녹아든 이 스케치들은 '천경자 풍물화'라는 독자적 장르를 탄생시켰다. 그리곤 25년간 스케치 여행을 이어갔다. 45세부터 70세까지 열세번에 걸쳐 해외 스케치 여행에 나선 것. 순간을 포착하는 스케치 역량이 뛰어나 '스케치의 달인'이라는 평도 얻었다. 이번 전시에는 천경자의 다양한 스케치 작품도 포함됐다.

천경자는 예술가로서, 여성으로서, 나아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평생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아름다움과 진실을 치열하게 그려나간 예술가다. 그는 2015년 타계 전까지 전시회마다 온갖 기록을 갈아치우며 대중의 사랑을 이끌어내며 한국미술의 저력과 잠재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유의 예술적 감수성과 우아한 선, 정갈한 색채, 세련된 조형언어로 전통회화를 한 차원 높은 경지로 끌어올린 천경자의 '위대한 귀환'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은 2026년 1월 25일까지 계속된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 단 추석연휴(10월 1일~10월 9일) 기간에는 월,화 휴관 없이 매일 문을 연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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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공항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스타트업 입사 4년 차인 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에 아껴둔 휴가를 소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로 쓰지 못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차 소진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3일,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여정을 시작하는 6박 7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로 설렘이 가득차 있던 김포공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화요일인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이들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공항에 자리했다. 2025.12.24 aaa22@newspim.com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김포공항은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금요일 하루를 연차로 내면 최소 3박 4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다.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연차를 내면 최장 11일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커다란 캐리어를 양손에 쥐고 있는 하루토(가명·23) 씨는 이날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국인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외국인들이 화장품 등 다양한 선물을 가득 담은 박스와 커다란 캐리어를 밀며 분주히 오갔다. 출국장에 위치한 체크인 줄에는 커다란 기내용 캐리어를 쥔 사람들로 줄들이 가로세로 빽빽히 차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를 벤치에 앉아 간단히 빵과 커피로 때우는 이들도 간간히 보였다. 안양에서 왔다는 30대 커플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라며 "직장인이라 업무 때문에 더 휴가를 내지 못해 아쉽다. 뒤에 휴가를 더 붙였다면 유럽에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무가 쌓여있어도 연차를 아예 날릴 수는 없고 (회사에서도) 소진하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라며 "대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김포공항 출국장 한 켠에 쌓여 있는 캐리어와 수화물들. 2025.12.24 aaa22@newspim.com 이날 공항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 서초구 양재에서 공항으로 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며 "중국에서 2주 정도 같이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보내는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유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인 26일(금요일), 29일부터 31일까지, 내년 1월 2일(금요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휴가일을 맞춰 같이 해외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장승훈(28·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씨는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관련 프로그램에 양해를 구하고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중국 상하이로 어머니 생일과 가족 기념일을 겸해 가족 여행을 간다"며 "아버지나 삼촌 등 다른 분들도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고환율과 엔저의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일본이나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다. 여행 전문 기업 노랑풍선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노랑풍선을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본이 30%로 가장 높았고, 중국(20%)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각각 16%, 7%를 차지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와 단체 비자 발급 확대, 주요 노선의 항공편 증편 등 여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다"며 "긴 연휴로 장거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생기며 유럽은 8% 수준을 늘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 2025-12-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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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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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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