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퓨전 테라피 급팽창 이유는
미국 50개 주에서 센터 운영
중장기 8~10% 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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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미국 의료 시장에서 이른바 인퓨전 테라피(infusion therapy)가 점차 외형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인구 고령화와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틈새 시장이 주류 시장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옵션 케어 헬스(OPCH)가 월가의 조명을 받고 있다.
인퓨전 테라피는 재택 의료 서비스를 의미한다. 만성 질환이나 급성 질환을 앓는 수 백만 명의 환자들이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인퓨전 테라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 경고용 약물이 아니라 주로 정맥이나 근육, 체강 등 그 밖에 기관을 통해 주사제를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경고 복용이 어려운 약물을 반복적으로 또는 장기적으로 주사해야 하는 환자들이 서비스를 주로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약물은 정맥(IV) 라인 또는 포트로 수 시간에서 수 일간 투여되며, 전문 간호사가 투약과 모니터링을 관리한다. 항생제나 항암제, 면역치료제, 영양 공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퓨전 테라피가 이용된다.
옵션 케어 헬스 역시 병원이 아니라 환자의 집이나 외래 주사 센터 등에서 환자들에게 약물과 임상적 지원을 제공한다.
1996년 설립한 옵션 케어 헬스는 재택 및 대체 의료 서비스 시장의 간판급 업체로 꼽힌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본사를 둔 업체는 미국 최대 규모의 인퓨전 테라피 업체로, 환자의 집이나 미국 전역의 170여개 외래 클리닉에서 약물을 투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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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케어 헬스가 운영하는 센터의 주사실 [사진=업체 제공] |
업체는 각 환자의 상황에 맞춘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전문 약사의 조제와 배송, 숙련된 간호사의 현장 투여 및 모니터링을 기본 얼개로 비즈니스를 전개한다.
병원과 전문의, 보험사, 제약사 등 헬스케어 섹터의 관련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환자들은 이를 통해 의료비를 절감하는 한편 병원 외래를 오가거나 입퇴원을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편안한 장소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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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케어 헬스 로고 [자료=업체 제공] |
옵션 케어 헬스의 고객들은 주로 면역 결핍이나 신경계, 소화기계의 만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 뿐 아니라 급성 질환자나 수술 후 회복이 필요한 환자들도 포함된다. 지속적인 항암이 필요한 암환자와 전문적인 약물 관리가 필요한 희귀 질환자도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한다.
의료 서비스는 환자의 집에서 제공하거나 업체가 운영하는 125개 이상의 인퓨전 센터에서도 이뤄진다. 업체는 미국이 50개 주에서 센터를 운영하며, 해당 시설은 의료법 상 병원이나 입원 시설이 아니라 이른바 '홈 헬스케어 서비스' 또는 외래 센터로 분류된다.
옵션 케어 헬스가 운영하는 센터는 병원이 아니라 환자가 병원을 벗어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약물을 투여 받을 수 있는 전문 조직인 셈이다.
업체는 의료법상 병원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5000명 이상의 임상의로 구성된 팀을 통해 재택 의료 시장의 중추로 자리잡았고, 앞으로 시장의 고성장 속에 점유율을 높이는 데 유리한 입지를 취했다는 평가를 얻는다.
미국의 인퓨전 테라피 시장은 매년 가파른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재택 의료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됐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새로운 트렌드의 핵심에는 환자들의 선호도가 자리잡고 있다. 만성 질환 발병율이 증가하는 고령화 인구가 점점 집에서 치료받는 편의성을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2030년까지 인퓨전 테라피 시장이 연평균 8.7%씩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조사 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인퓨전 테라피 서비스 시장은 2022년 기준 1000억~120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중장기적으로 8~10%의 성장을 나타낼 전망이다. 만성 질환자와 암환자, 고령 인구가 늘어날수록 해당 시장도 팽창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험사와 정부가 비용 절감에 앞장서는 데다 효율적인 약물 투여를 위한 서비스에 지원을 확대하면서 인퓨전 테라피 시장의 성장을 재촉하고 있다. 신규 약물의 승인과 환자들의 이른바 '집중 치료 선호' 현상 역시 해당 시장의 성장에 모멘텀을 제공하는 모양새다.
치료법 혁신도 인퓨전 테라피 시장의 성장에 힘을 실어준다. 새로운 최첨단 생물학적 제제와 개인 맞춤형 약물이 점점 더 인퓨전 테라피 투여에 맞게 설계되는 추세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보험 네트워크와 의료 시스템 역시 병상을 확보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전체 비용을 낮출 수 있어 재택 치료 모델을 적극 받아들이는 움직임이다.
이미 옵션 케어 헬스의 실적은 최근 수 년간 강력한 성장을 연출했다. 업체는 지난 2019년 이후 최근까지 매출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2025년 매출액이 55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2025년 2분기 매출액은 14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15.39% 늘어났고, 일회성 요인을 감안할 주당순이익(EPS)는 같은 기간 3.33% 증가한 0.31달러를 나타냈다.
팬데믹 사태에 커다란 성장 모멘텀을 받은 데 이어 외형 성장이 '엔데믹' 이후에도 지속되는 모습이다. 보다 구조적인 의료 시장의 재편 속에 업체가 강한 지배력을 구축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업체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6%에 이르는 데 커다란 의미를 둔다. 업계 평균치가 12%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익률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판단이다.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업체의 주가는 9월22일(현지시각) 28.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년 사이 주가는 12.67달러에서 두 배 이상 뛰었다. 2024년 말 주가가 급락한 데 따라 1년 사이 10% 가까이 내림세를 나타냈지만 2025년 이후 26% 이상 상승하며 나스닥 지수를 앞질렀다.
미국 금융 매체 배런스는 옵션 케어 헬스의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라는 진단을 내렸다. 지난 수 년간 강한 매출 성장을 이뤄냈고, 중장기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지만 주가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는 얘기다.
최근에는 업체의 경영진이 주식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들이면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골딩과 티머시 설리번을 포함한 업체의 이사들이 총 5만7750주를 매입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총 160만달러에 이른다. 이들은 업체의 주식을 주당 21.15~27.62달러 범위에서 대량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