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팔레스타인·우크라이나 회의 주재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가자지구 인도 위기 우려
미국 의식해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엔 유보적
우크라이나 회의에서는 "북·러 군사협력 우려"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두 국가 해법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유일한 실행 가능한 경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의 팔레스타인 문제 고위급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내 지상 작전 및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 재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또 조속한 휴전과 인질 석방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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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팔레스타인 문제 고위급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5.09.24 |
조 장관은 이날 9월 안보리 의장국인 한국 대표 자격으로 안보리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노르웨이 총리, 그리스 외교장관 등 안보리 이사국 및 비이사국 다수의 고위 인사가 참석했다.
조 장관은 회의에서 가자 상황 및 인도적 위기를 '국제평화와 안보의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가자 지구 내 기근 발생에 우려를 표명했다. 조 장관은 이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자유로운 인도적 접근이 즉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또 "한국은 두 국가 해법 실현에 진정으로 도움이 될 시점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 구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증가하는 노력에서 마땅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이라는 각국의 선언이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는 올해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날 유엔총회장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2개의 주권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를 주재하면서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선언했다. 앞서 캐나다, 호주, 영국, 포르투갈, 몰타 등도 잇따라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선언했다.
현재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나라는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 일본, 한국 등 5개국만 남은 상태다. 조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은 자신들만의 국가를 세우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열망을 깊이 이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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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팔레스타인 문제 고위급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5.09.24 |
조 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 문제 고위급 회의에 이어 우크라이나 의제 안보리 고위급 회의도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조 장관은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해 "국제비확산체제를 훼손하고, 우크라이나 분쟁을 연장시키며, 한반도에서 심각한 안보 우려를 키운다"며 "북한의 개입은 이 전쟁이 유럽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와 북한은 즉시 모든 협력 활동을 중단하고 관련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의 주권, 독립,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는 한국 정부의 공식입장을 재확인하고 우크라이나 민간인의 고통을 덜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왔으며, 앞으로도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