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4300억원 EB 발행 준비…총발행주식 9.9% 교환 예정
EB, 시장 거래 주식 수 증가로 이어져 '주가 희석' 효과 초래
"상법 개정안 지연·EB 통한 자사주 처분 움직임이 투자심리 약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당정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한 자사주 처분 계획을 발표한 KCC 주가가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상법 개정 기조와 맞물려 기업들이 소각 대신 EB 발행을 활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투심을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KCC는 전 거래일 대비 4만9000원(11.75%) 내린 3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 투자자들은 KCC를 438억원어치 순매도하며 기관 순매도 1위 종목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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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로고. [사진=KCC] |
KCC는 이날 정규장 개장 전 자사주를 기초로 4300억원 규모의 EB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교환 예정 주식 수는 총발행주식의 약 9.9%인 88만2300주이며 발행 예정 시기는 올해 4분기다.
EB는 기업이 자사주 또는 보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투자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채권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며 교환하지 않고 보유할 경우 만기에 상환받을 수 있다.
자사주 소각은 자기자본이 줄어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등 기업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EB는 이미 보유한 주식을 활용해 지분 구조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한 제3자에게 자사주를 넘길 경우 의결권이 되살아나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반대로 주주로서는 EB 발행이 시장에 거래되는 주식 수 증가로 이어져 보유 지분 가치가 떨어지는 주가 희석 효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부정적 신호로 읽힌다.
이 때문에 KCC의 EB 발행 공시 이후 자사주 소각을 기대했던 주주들의 실망 매물이 대거 출회하며 주가가 하락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회에서 3차 상법 개정안 논의가 추진 중인 가운데, 추진 속도가 내년으로 늦춰질 수 있다는 소식과 함께 일부 기업의 상법 개정 전 EB 발행을 통한 자사주 처분 움직임 등이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요인"이라고 짚었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