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셧다운 우려 확산에 투심 '흔들'
ETH·BTC 동반 약세...고래 청산·투자심리 위축
연준 불확실성도 부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커지면서 25일 가상화폐 시장이 일제히 흔들렸다. 이더리움(ETH)은 장중 한때 4000달러 선이 무너졌고, 비트코인도 주요한 지지선 중 하나인 11만2000 달러 아래로 밀려났다.
◆ 미 정부 셧다운 우려 확산에 투심 '흔들'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정부 셧다운' (일시 업무정지) 확률은 77%까지 치솟으며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1일까지 셧다운 발생 확률도 63%에 달했다.
백악관은 실제 셧다운 가능성에 대비해 대규모 인력 감축 및 무급휴직 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의회는 9월 말까지 단기 임시예산안(CR, continuing resolution)이나 12개 세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한 내 처리가 어려워 셧다운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 ETH·BTC 동반 약세
한국시간 25일 한때 이더리움은 3% 넘게 하락하며 8월 8일 이후 처음으로 4000달러 밑을 시험했다. 는 오후 7시 35분 현재는 4034달러로 4000선 위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 비트코인은 1% 이상 내린 11만1847달러로 역시 주요 지지선인 11만2000달러를 뚫고 내려갔다.
XRP·솔라나(SOL)·도지코인(DOGE) 등 주요 알트코인도 1.3~3% 떨어졌다. 솔라나는 200달러 붕괴 직전까지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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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가격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09.25 koinwon@newspim.com |
◆ 고래 청산·투자심리 위축
시장 불안 속에서 대규모 레버리지 포지션도 청산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에 따르면, 한 이더리움 고래 지갑(주소:0xa523)이 보유한 9152 ETH(약 3640만 달러 규모) 롱 포지션이 분산형 거래소 하이퍼리퀴드에서 강제 청산되며, 이 고래의 누적 손실이 4500만 달러(630억 9000만원)를 넘어섰다. 이 고래의 잔액은 50만 달러(7억 100만원) 밑으로 쪼그라들었다.
아시아 거래 시간 동안만 1억 달러(1402억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정리됐으며, 이 중 9000만 달러 이상이 강세(롱) 포지션이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이더리움 상승에 베팅했음을 시사한다.
◆ 연준 불확실성도 부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신중한 태도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시점을 제시하지 않고 "데이터 의존적"이라는 점만 강조했다. 연준은 지난 17일 25bp(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하며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포함한 정책자들은 일제히 조심스러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27일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뉴욕 연은 윌리엄스를 비롯한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최근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힘을 못 쓰고 있다. 이날 금값이 온스당 3759달러로 1% 넘게 하락하자, 비트코인은 일시 113000달러 위로 반등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두 자산은 과도한 정부 지출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같은 방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