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둘러싼 불미스러운 사태에 포스코이앤씨 불참 통보
'사퇴 촉구' 조합원 시위에 결국 조합장 '백기'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재건축 최대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성수2지구)가 시공사 선정을 코앞에 두고 내홍에 빠졌다. 현 조합장이 갑작스러운 사퇴를 선언한 데다 예상됐던 경쟁 입찰도 성사되지 않을 확률이 높아 사업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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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전략정비구역 조감도 [자료=서울시] |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2지구 재건축 조합장 A씨는 이달 말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달 20일 A씨와 OS(아웃소싱) 요원 사이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는 의혹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합원 사이에선 A씨가 해당 OS요원에게 성 비위를 저질렀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큰 논란이 일었다. 이를 의식한 듯 당초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던 포스코이앤씨는 같은 달 30일 조합에 공문을 보내 불참 의사를 드러냈다. 공문에는 "최근 성수2지구 내 사실과 다른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당사 및 당사자에 대한 명예가 훼손되고, 조합 내 여론이 왜곡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OS요원을 둘러싼 추가 피해도 최대한 막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이와 관련한 왜곡된 정보들이 지속적으로 노출 또는 확산될 경우, 이를 2차 가해로 간주하고 끝까지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건과 관련된 녹음 파일과 문자 메시지 등이 조합원 사이에서 퍼져나가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조합원들은 전일 조합 사무실 앞에서 조합장 해임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경쟁 입찰 성사를 방해하고 조합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A씨에 대한 퇴진 의사를 전하기 위해서다. 한 조합원은 "조합 전체를 부끄럽게 만든 문제임에도 사과 한 마디 없다는 점에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새로운 집행부를 하루 빨리 구성하는 것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A씨는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공지를 통해 "조합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직무대행 체제를 확립하고, 10월 31일까지 사임하겠다"며 "오는 28일로 예정된 시공사 선정이 유찰되면 수의 계약을 위한 재공고 없이 내년 정기총회에서 새롭게 선출된 조합장에게 시공사 선정 절차를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 비위 사건에 대해서는 강력 부인한 한편 녹취 파일 유포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A씨는 "특정 시공사 직원과 나눈 개인적인 대화 내용이 오해를 불러일으켰지만, 조합원의 재산은 물론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부끄러움 없이 최선을 다해 왔다"며 "그럼에도 일부 조합원에게 녹취 파일 등을 문자로 배포한 행위는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성수2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2가1동 506번지 일대에 최고 65층, 2609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약 1조7846억원 수준이다. 당초 포스코이앤씨와 DL이앤씨,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3파전이 예상됐으나, 포스코이앤씨가 불참을 선언했다. 삼성물산도 다른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DL이앤씨 단독 입찰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