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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면 놓쳐선안될 '힐마 아프 클린트'展…찬란한 '영성과 지성'의 세계

기사입력 : 2025년10월08일 20:03

최종수정 : 2025년10월08일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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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현대미술관,클린트의 회화·드로잉 139점 전시
칸딘스키,몬드리안 보다 앞선 추상성 주목
회화의 질서와 감각 흐름 살린 '비서사석 전시'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전시를 관람한 사람은 모두 찬사를 터뜨리는 부산현대미술관의 힐마 아프 클린트전이 성황리에 열리며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관장 강승완)은 '추상미술의 기원'으로 불리는 힐마 아프 클린트(1862~1944)의 작품전 '힐마 아프 클린턴: 적절한 소환'을 열고 있다. 오는 10월26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기획전은 스웨덴 출신 작가로 바실리 칸딘스키, 피에트 몬드리안 보다 먼저 추상의 세계를 열어젖힌 아프 클린트의 회화·드로잉·기록 139점이 출품됐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힐마 아프 클린트, No.1, 그룹 X, 제단화,1915. 캔버스에 유채, 금속박. 237.5×179.5cm [사진=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 HaK 187. 2025.10.07 art29@newspim.com

이번 전시는 아시아 순회전의 일환으로 도쿄국립근대미술관에 이어 부산서 열리는 힐마 아프 클린트의 대규모 회고전이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도쿄 전시와 마찬가지로 아프 클린트의 회화 연작과 드로잉, 기록자료 등 일체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시·출판의 기획과 구성은 달라졌다. 즉 힐마 아프 클린트의 창작 시기를 기본으로 하되, 작가의 사유와 질문을 따라가는 전시로 구성했다. 또 한국추상미술과의 비교, 신지학, 여성주의미술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포함한 도록을 발간함으로써 아프 클린트의 예술세계가 지닌 사유의 깊이와 맥락을 더욱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지금으로부터 163년 전인 1862년 스웨덴 스톡홀름 근교에서 태어난 힐마 아프 클린트는 당시로는 드물게 여성으로서 정규 미술교육을 받았다. '아프'는 귀족 가문에 부여되는 수식어로,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음을 알 수 있다. 학창시절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며 각광받은 그는 전통회화 양식을 기반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1880년 여동생 헤르미나가 사망하자 깊은 상실감에 빠졌고, 그 후 영적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

자연 형상 너머에 감춰진 보이지 않는 질서와 감각 저 너머의 세계를 깊이 천착하던 아프 클린트는 추상이라는 새로운 예술언어를 개척하기에 이른다. 즉 자연과 과학, 신지학과 인지학 등에서 영감을 받아 보이지 않는 세계와 우주의 질서를 탐구했고, 이를 기하학적 형태와 상징적 색체로 형상화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힐마 아프 클린트, No.7, 성인기, 그룹 IV, 10점의 대형 그림, 1907, 종이에 템페라, 캔버스에 부착. 315×235cm. [사진= 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 HaK 108. 2025.10.07 art29@newspim.com

그러나 당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심했고, 추상을 수용할 분위기도 아니었기에 작가는 1944년 숨을 거두며 '내 추상화들은 사후 20년이 지나 공개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 결과 서양미술사 속 '추상의 기원'은 칸딘스키와 몬드리안으로 더욱 공고해졌다. 근래들어 그의 신비하고 상징 가득한 작품들이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등에서의 대규모 회고전을 통해 재조명받으며 '추상의 역사가 다시 쓰여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18년에 열렸던 구겐하임미술관의 힐마 아프 클린트 회고전은 미술관 개관이래 가장 많은 관람객(60여만 명)을 모았고, 지금도 그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이 전시 후 그는 단절된 미술사 속 잊힌 존재가 아니라, 과거와 동시대미술을 이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힐마 아프 클린트 '신전을 위한 페인팅' 10점이 내걸린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전경. [사진=부산현대미술관] 2025.10.07 art29@newspim.com

하지만 부산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선보이며 이같은 단선적 측면만 앞세우지 않았다. 형식과 감각의 교차점에서 힐마 아프 클린트의 작업을 재조명하되, 전시라는 형식 자체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실천적 질문을 동반하고 있는 것.

전시 타이틀인 '적절한 소환'은 작가를 단순히 재조명하거나, 미술사 속에 복권시키는 것에 촛점을 맞추는 방식을 진지하게 짚어보고자 채택된 제목이다. 물론 '소환'은 오랜 기간 미술사의 주변부를 마치 유령처럼 배회했던 상황을 암시한다.

한편 '적절한'이란 단어는 현재 아프 클린트의 이름이 지나치게 호출되고 소비되는 현상을 비판하며 보다 신중하고 책임있는 방식의 호출이 요구됨을 강조한다. 그의 예술은 시대를 앞선 추상성과 더불어 '영성과 과학 사이의 긴장' 속에서 형성된 매우 델리케이트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서사의 낭만주의를 경계함과 동시에, 작가를 소환하는 행위 자체를 전시의 주제로 삼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최상호 부산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힐마 아프 클린트를 '추상회화의 선구자'라고 부르고 그 점에 집중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요약"이라며 "그가 추상화를 남보다 일찍 시작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가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한 이유, 그리고 어떻게 그를 시도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힐마 아프 클린트, 5인회, 무제, 1908년 2월 5일, 종이에 드라이 파스텔, 흑연. 53×62cm. [사진= 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 HaK 1261. 2025.10.07 art29@newspim.com

◆작가가 마주한 질문에 따라 7개의 장면으로 구성 

전시는 작가의 생애와 작업의 흐름을 따라 총 7개의 장면으로 구성됐다. 자연에 대한 관심과 관찰이 두드러졌던 초기작업부터 중반기 핵심작들과 밀도 있는 후기 수채화까지 망라됐다. 그러나 7개의 장면들은 시간의 순차적 배열에 그치지 않고, 작가가 마주한 질문의 결이 어떻게 변화하고 응축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힐마 아프 클린트의 단아하고 반듯한 초기작업이 집결된 '장면 1. 대면'을 시작으로, '장면 2. 상징의 미로'에서는 신지학과 인지학이라는 사유를 통해 보이지 않는 질서를 탐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어 '장면 3. 보이지않는 세계'에서는 작가의 대표 연작인 '신전을 위한 회화'을 통해 작가의 사유가 가장 정제된 형태로 구현되는 과정을 조망하고 있다.

'장면 4.단순한 침묵'부터는 '신전을 위한 회화' 이후 전개한 '원자'. '무제' 등 주요 연작과 그에 관한 다양한 기록물을 소개하며, 작품 형식의 변화를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색채와 구도의 단순화가 이뤄지는 과정을 추적하고 사후 작품 공개에 대한 지시 등 기록 중심으로 전시가 이어진다. 마지막 '장면 7. 흔적의 직조'에서는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다룬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힐마 아프 클린트가 1907년에 신들린 듯 완성한 높이 3m의 대형 연작 10점. 인간의 일대기를 10점의 작품 속에 녹여낸 역작이자 작가의 대표작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0.08 art29@newspim.com

힐마 아프 클린트의 초기작들은 식물 초상 풍경 등을 정밀하게 그린 작업이 주를 이룬다. 특히 식물의 구조와 생명의 질서를 포착한 그림들에서 작가의 탁월한 감각이 엿보인다. 이 시기 작업은 작가가 일평생 주력했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즉 비가시성의 탐구로 이행하는 예술여정의 뿌리를 제공하고 있다.

1898년부터 아프 클린트는 네 명의 여성 예술가와 함께 5인회라는 영적 모임을 구성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신지학 등을 배우고 토론하며 드로잉을 남겼다. 19세기 후반 유럽을 휩쓸었던 '신지학(神智學)'은 신비한 체험이나 특별한 계시를 통해 신의 뜻이나 그와 관련된 지식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이 시기 5인회 회원들은 신비주의 활동을 넘어 집단적인 예술실천과 자동주의 기법 드로잉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당시로선 매우 급진적인 실험이었는데 5명의 여성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영매'였던 아프 클린트는 이후 추상작업을 전개하며 영적 실천과 자동주의 기법을 심화시켰다. 

특기할 점은 작가에게 '유령'은 죽은 자의 그림자나 망각된 존재가 아니라, 아직 도래하지 않은 감각과 인식의 층위를 예고하는 '기호'였다. 눈에 보이지 않으나 느껴지고 호출되곤 하는 영적 세계를 그리려 했던 작가의 작업은 유령성과 깊게 얽혀 있다. 이같은 측면은 전시의 중후반으로 접어들수록 더욱 강렬하게 펼쳐진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스웨덴왕립미술학교를 졸업한 힐마 아프 클린트의 젊은 시절 모습. [사진=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 2025.10.08 art29@newspim.com

전시에는 태초의 혼돈과 에로스 연작도 나왔는데 작가가 영적 존재로부터 위탁받았다고 주장한 '신전을 위한 회화' 연작의 서막을 알리는 작품이다. 인간의 기원과 생명 탄생 이전 상태를 원형·나선·파동 등으로 구성한 이 연작은 구상과 추상 사이 경계를 넘나들고 전복하며 완전히 새로운 감각의 질서를 창출해내고 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이자 대표작인 '10점의 대형 회화'는 메인 전시실을 꽉 채우며 몰입의 시간을 제공한다. 인간 생명의 흐름과 의식의 진화를 높이 3.15m에 이르는 거대한 화면에 압도적으로 구성한 이 연작은 아프 클린트의 사유가 집약된 작품이다. 작가는 인간 생애를 유아기, 청년기, 성인기, 노년기의 네 단계로 나누고 10점의 회화를 완성했는데 각각의 화면은 알 수 없는 도형들과 알파벳, 화려한 색채가 어우러졌다. 추상과 상징, 언어와 비언어적 흐름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은 작가의 형식실험이 가장 극적으로 구현된 예시이자 향후 작품 구성방식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힐마 아프 클린트, 'No.1, 백조',그룹 IX: 파트 I, SUW 연작, 1914?1915, 캔버스에 유채, 150×150cm. [사진= 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 2025.10.07 art29@newspim.com

'백조' 연작은 힐마 아프 클린트의 작품 중에서도 매우 매혹적이며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동시에 작가의 상징체계에서 가장 선명하게 이원성과 변화의 과정을 시각화한 연작이기도 하다. 흑과 백의 과감한 대조와 암수 한쌍, 그리고 상하 대칭은 단순한 이분법의 구조를 넘어 상호 침투하고 혼재된다. 이렇듯 도상의 뒤틀림과 전이를 통해 이 천재적 작가는 고정된 상징체계를 보란듯 해체하고, 그 안에서 생성되는 다이내믹한 질서의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후 제작된 '인식의 나무' 연작은 나무의 형상을 통해 의식의 분화와 내면의 확장을 시각화하며 보다 정제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힐마 아프 클린트는 원자, 분자같은 미시세계에도 관심이 지대해 '원자'를 표현한 작품을 여러 점 남겼다. 과학도식의 직관화를 통해 시각적 지성의 또다른 층위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면모라 할 수 있다. 전시에 나온 '원자' 연작은 원소기호나 분자구조를 연상케 하면서도 물리학적 명확성 대신 작가가 감각적 배열을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전시의 대미는 '청색 화첩'이 장식하고 있다. 아프 클린트는 생애 후반기 자신의 회화 연작의 주요 이미지들을 다시 그려넣거나 사진으로 출력한 후 색 배합 비율이나 도상의 의미를 적어넣은 화첩을 제작했다. 회화 제작과정에서 받은 영적 지시들을 끈질기게 병기한 작업으로, 단순한 복기라기 보다는 회화를 또한 번의 인식구조로 조직하고 체계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청색화첩'은 작가의 예술세계가 집대성된 사유의 지침서인 셈이다. 

또한 아프 클린트는 생전에 엄청난 기록을 남긴 '지성의 작가'이기도 하다. 이 기록들로 인해 그의 작품은 오늘날 더욱 가치를 얻고 있다. 작가는 조카 에리크에게 작품 1300여 점과 2만6000쪽 분량의 기록을 남겼다. 그가 남긴 스케치북과 공책은 철학적 사유이자 영적 탐구가 교차하는 독립된 실천의 장이다. 이렇듯 아프 클린트는 회화와 글쓰기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시각 이미지와 언어'라는 두 날개를 달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훨훨 탐색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힐마 아프 클린트: 적절한 소환의 전시전경. 미술관측은 전시장 벽 중 일부를 창문처럼 구멍을 내고, 그 너머로 다른 시기 작품들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사진= 부산현대미술관] 2025.10.07 art29@newspim.com

기호적으로 매우 알쏭달쏭하고, 사유의 밀도가 높은 아프 클린트의 회화는 관람자 각자의 자율적인 해석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미술관은 전시 후반부에 '감각 소환장'을 마련하고 질문지와 감상평을 작성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 공간에서 관람객은 자신의 감상을 환기하고 머무름의 흔적을 남기거나, 자신만의 언어로 전시에 응답할 수 있다. 

또한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도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일종의 '특별 보너스'인 셈인데, 할리나 디르스츠카 감독의 다큐멘터리 '힐마 아프 클린트–미래를 위한 그림'이 전시장 한켠에서 상시 상영된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한 세기 반 이전의 힐마 아프 클린트라는 작가를 21세기 현대미술관으로 소환함으로써, 그를 더 이상 단절된 과거의 작가가 아니라, 이어지는 오늘의 시선과 사유를 재구성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려는 미술관의 시도가 전시를 보는 많은 이들에게 의미있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는 10월 26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의 입장료는 성인 1만원, 어린이및 청소년 6000원이다. 매주 월요일 휴관.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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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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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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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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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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