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양평군수 외압' 등 의혹 허위로 인정"
변호인, 특검 통해 조서 열람 이후 고발한다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의 소환조사를 받다 사망한 양평군 공무원 A씨의 변호인이 14일 특검이 조서를 조작했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고인의 변호인인 박경호 변호사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억지로 기억에도 없는 진술을 피의자신문조서에 넣어 속칭 '조서를 꾸민 행위'를 했다.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것이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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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양평군 공무원 정희철 면장 변호인인 박경호 변호사가 14일 오전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광화문 KT웨스트빌딩 앞에서 정희철 면장 사망 사건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0.14 yym58@newspim.com |
박 변호사는 "(전체 40~50쪽 분량의 A씨 피의자신문조서 중) 마지막 두 쪽엔 앞서 조사를 마친 다른 관계자의 진술 내용을 그대로 해다가(옮겨두고) A씨에겐 '예'라는 답변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를 특검팀에서) 하도 닦달을 했다"며 "피의자는 (양평)군수로부터 '잘 봐줘, 잘 처리해달라'는 군청 내부전화를 받았냐는 물음에 그냥 '예'라고 답변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의자는) 이는 사실과 다른 허위진술이었다고 얘기했다. 당시 하도 힘들어서 그렇게 조서가 작성돼 있음에도 이를 고치자고 말하지 못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허위) 진술은 '군수가 시행사 서류가 오면 그대로 해 달라며 지시했는가'라는 물음에 '예'라고 답변된 부분"이라며 "그런 질문도 없었고, 답변도 없었는데 그렇게 작성됐다. 명백히 조서를 조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전날 특검팀에 피의자신문조서와 심야조사동의서에 대한 열람·복사 신청을 한 상황이다.
박 변호사는 "특검팀에서 조서에 대한 열람 허가가 나면, 복사를 해서 고인이 말한 내용이 조서에 기재됐는지 검토하고, 이를 근거로 위법한 수사를 한 수사관들 상대로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가혹행위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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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10일 김 의원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문서. [사진=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
앞서 A씨는 지난 10일 양평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김건희 여사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된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 2일 특검 소환조사를 받았다.
해당 의혹은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가 실소유한 ESI&D가 2011~2016년 양평군 공흥리 일대 2만 2411㎡ 부지에 아파트 350가구를 짓는 과정에서 양평군으로부터 개발부담금을 면제받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A씨는 2016년 양평군 지가관리팀장으로 개발부담금 관련 업무를 맡았다.
특검 조사를 받은 후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 문서에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회유와 강압이 있어 힘들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한 A씨의 자필 메모에는 "수사관의 무시 말투와 강압에 전혀 기억도 없는 진술을 했다. 오전부터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는데 군수가 시켰느니 등 지치고 힘들고 계속된 진술 요구에 강압에 군수 지시는 별도로 없었다고 해도 계속 추궁했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