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가 울산HD 베테랑 미드필더 이청용을 향한 악성 댓글에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선수협은 21일 공식 입장을 내고 "이청용 부회장에 대한 악성 댓글과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이를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대표 출신인 이청용은 2020년부터 울산에서 활약 중이며 선수협 부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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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이 18일 광주를 상대로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골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논란은 지난 18일 광주FC전에서 불거졌다. 교체 투입된 이청용은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킨 뒤 빈손으로 골프 스윙 동작을 취했다. '골프 세리머니'였다. 이는 최근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신태용 전 감독을 겨냥한 행동으로 해석되며 비판이 쏟아졌다.
신 전 감독은 부임 두 달 만인 지난 9일 경질됐다. 재임 중 원정 일정에서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가방을 본가로 옮기려다 버스에 실었을 뿐"이라며 해명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이후 신 전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고참 선수들이 인사를 하지 않을 정도로 힘을 쓰지 못한 '바지 감독'이었다"고 토로하며 선수단과의 불화설을 폭로했다. 이어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 후 '선수단 물갈이' 발언까지 내놓으며 혼란이 커졌고 결국 구단은 결별을 택했다.
울산은 창단 41년 만에 두 번째 감독 경질을 단행한 가운데 리그 9위에 머물며 강등권 위기까지 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청용의 세리머니가 신 전 감독을 조롱한 것으로 비춰지자 비판 여론은 폭발했다. 일부 팬들은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도를 넘는 욕설과 비방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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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이 18일 광주를 상대로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골프 세리머니'를 한 뒤 공의 향방을 주시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선수협은 이에 "건강한 비판과 조언은 감수할 수 있으나, 무례한 욕설과 협박은 더는 묵과하기 어렵다"면서 "이청용 부회장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선수다. 근거 없는 루머와 악의적 댓글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선수의 인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도 "선수협은 항상 팬퍼스트(Fan First) 정신을 지향하지만 인격을 침해하는 행위에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필요 시 민·형사 소송을 포함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