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들어 31.1이닝 22자책 평균자책점 6.32
KS 앞두고 김종수, 윤산흠 합류시켰지만 무용지물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 불펜이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면서 연일 무너지며 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정규시즌 내내 '철벽 불펜'으로 불렸던 한화는 이제 "1이닝만이라도 무실점으로 막아 달라"고 기도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한화는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LG에게 5-13으로 완패를 당했다. 이번 시즌 LG 상대로 4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1.08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준 류현진이 선발 투수로 등판했지만, 3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7안타 7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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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의 마무리 투수 김서현. [사진 = 한화] |
타선은 1회 초 문현빈과 노시환의 백투백 홈런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마운드 붕괴로 인한 분위기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3회까지만 해도 4-7로 역전의 여지를 남겼으나, 불펜이 흔들리면서 추격 의지를 잃었다.
한화의 불펜은 정규시즌까지만 해도 KBO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불펜 평균자책점 3.63으로 SSG(3.36)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며, LG(4.25)보다도 월등히 안정적인 수치를 보였다. 박상원–김범수–한승혁–김서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와 조동욱–정우주–주현상 등으로 구성된 추격조 역시 촘촘한 운용이 가능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이 시작되자 이들의 집중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부터 불펜진의 부진은 이어졌다. 1차전에서는 마무리 김서현이 9회 홈런과 안타를 연달아 맞으며 다잡을 승리를 놓칠뻔했고, 2차전에서는 9회에 올라온 엄상백이 강민호에게 2점 홈런을 맞아 분위기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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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한화 정우주가 22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삼성과의 4차전에 선발 등판해 이닝을 마무리한 뒤 들어가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2025.10.22 thswlgh50@newspim.com |
가장 결정적인 경기는 4차전이었다. 6회까지 4-0으로 앞서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었던 한화는 황준서-김서현을 투입했지만, 김영웅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4-4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올라온 한승혁도 7회에 김영웅에게 연타석 3점 홈런을 맞으며 4-7로 패배해 순식간에 계획이 꼬이게 됐다.
믿을 수 있는 불펜이 없자 김경문 감독은 문동주와 라이언 와이스 같은 선발 자원을 불펜으로 돌리는 '초강수'를 뒀다. 두 선수의 호투 덕분에 한화는 가까스로 KS 진출에 성공했지만, 불펜의 불안은 여전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KS를 시작하기에 앞서 불안한 불펜진을 보강하기 위해 PO 엔트리에서 제외됐었던 김종수와 윤산흠을 KS 엔트리에 합류시켰다. 불펜의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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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한화의 엄상백이 지난 8월 9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8.09 wcn05002@newspim.com |
하지만 KS에서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1차전에서 한화는 6회초까지 2-4로 밀렸지만 남은 3번의 이닝에서 불안한 LG 불펜을 공략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6회말에 정우주–조동욱–박상원이 차례로 등판했으나 제구 난조로 4실점을 허용, 추격의 불씨가 꺼졌다. 이날 한화는 LG와 같은 7안타를 기록했지만 7개의 볼넷을 내주며 자멸했다.
2차전에서도 불펜 난조는 반복됐다. 류현진이 3회 조기 강판된 뒤 4회부터 불펜이 투입됐지만, 김종수가 2사 1루에서 연속 볼넷 후 문보경에게 3타점 2루타를 맞으며 승부의 균형이 완전히 LG 쪽으로 기울었다. 이후 김범수, 박상원, 주현상이 무실점으로 버텼지만, 윤산흠이 7회 추가 실점을 허용했고 정우주는 8회 문보경에게 2점 홈런까지 내줬다.
결국 한화 불펜은 포스트시즌 들어 31.1이닝 동안 22자책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6.32로 정규시즌 때의 안정감과는 전혀 다른 수치다. 이마저도 PO 1, 3차전에서 문동주에서 총 6이닝 무실점, 5차전에서 와이스가 4이닝을 1실점으로 책임졌기 때문에 낮아진 것이다. 이들을 제외한 순수 불펜 투수들의 성적만 놓고 보면 평균자책점은 9.30까지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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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한화의 불펜 투수 김종수가 지난 9월 9일 광주 KIA와의 경기에서 4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사진 = 한화] 2025.09.09 wcn05002@newspim.com |
경기 후 김경문 한화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 "한국시리즈다운 스코어가 나와야 하는데, 박진감 있는 경기가 나와야 하는데 어제도 오늘도 스코어 면에서 팬들에게 많이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2경기 연속 무기력한 패배를 당한 것을 두고 팬들에 사과했다.
이어 김 감독은 "초반 스타트는 좋았는데 투수 쪽에서 점수가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LG가 잘 친 것도 있다"라며 추운 날씨가 투수들에게 악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에 대해선 "그건 아닌 것 같다. 3차전 홈으로 돌아가 반격의 기회를 잡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화는 오는 29일부터 3일 동안 대전으로 무대를 옮겨 LG와 3~5차전을 치른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와 와이스가 잇달아 등판할 예정이지만, 불펜진이 지금처럼 흔들린다면 홈 팬들 앞에서 LG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봐야 할지도 모른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