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코스피 대거 매도는 환율 불안시마다 반복된 현상
강달러·차익실현이 수급 불안, 셀코리아 보기 어려워
환율 안정시 순매수 기간 4개월, "강달러 진정시 재유입"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외국인 매도세가 11월 초부터 급증하며 코스피가 흔들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셀 코리아'로 단정하기보다, 환율 급등과 글로벌 금리·AI(인공지능) 밸류에이션 등 대외 변수에 따른 단기 조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조6950억원을 순매도했다. 전일(5일)에는 2조6080억원, 4일에도 2조2000억원 규모의 매물을 쏟아내며 이달 들어 나흘 만에 약 7조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9~10월 두 달간 12조6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던 외국인 자금이 불과 일주일도 안 돼 완전히 방향을 바꾼 셈이다.
![]() |
|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2025.11.06 |
올해 외국인 순매매는 ▲1~3월 6조원 순매도 ▲4월 9조4000억원 매도 확대 ▲5~6월 8조7000억원 순매수 전환 ▲7~8월 6조8000억원 재매도 ▲9~10월 12조6000억원 재유입 ▲11월(6일까지 누적) 6조5000억원 매도 전환 등 뚜렷한 순환 흐름이 반복됐다.
순매수 기간은 4개월에 불과했으며 방향 전환의 배경은 대체로 환율 급등과 글로벌 금리, AI 업황 변동성 등 대외 요인이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급등이 외국인 매도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와 글로벌 증시 조정, 안전자산 선호가 겹치며 환율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5원 오른 1449.4원에 마감했고 장중 약 7개월 만에 145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한풀 꺾인 가운데, 미국 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달러 강세가 재점화된 점이 원화 약세를 자극했다.
이상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인덱스가 100선을 넘어 상승세를 이어가는 국면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며 "강달러 기조가 지속되면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돼 코스피의 반등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가 다시 기존의 강한 상승 추세를 시현하기 위해서는 달러인덱스의 상승 방향이 다시 횡보 내지는 하락으로 전환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AI 밸류에이션 부담도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했다. 3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미국 팔란티어·AMD 등 주요 기술주가 차익 실현 구간에 진입했고, 국내 반도체·AI주로 매도 흐름이 확산됐다. 다만 과열 조정의 성격이 강한 만큼 하락세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버블 논란은 일시적 과열 조정일 뿐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아니다"며 "차익 실현 이후에도 AI 투자 사이클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I 버블론과 관련해 "완화적 통화·재정 환경과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이 맞물려 있어 AI 확장 사이클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AI는 PC·모바일에 이은 세 번째 산업 혁명으로, 향후 10년 이상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코스피는 반도체와 전력 업종 중심으로 2026년 5000포인트, 강세장 시나리오에선 75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짚었다.
onewa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