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아트상하이'위크 맞춰 미술행사 러시
웨스트번드 다양한 아트페어가 열기 견인
하우저앤워스 화이트큐브 등 톱갤러리 참가
[상하이=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프리즈서울이 해마다 9월초 한국을 미술의 열기로 몰아넣었다면 11월은 '상하이 아트위크'로 중국 상하이가 들썩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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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중국을 대표하는 화가 얀 페이밍의 2007년작 선홍색 강렬한 부르스 리 초상화(유화, 350x350cm)를 내건 '2025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의 이탈리아 화랑 마시모드카를로 화랑 부스. 한국 여성작가 이수경의 조각 '번역된 도자기'도 그 앞에 설치돼 있다. [사진=이영란 미슬전문기자] 2025.11.13 art29@newspim.com |
상하이 시는 11월 둘째주를 '아트상하이'라는 타이틀의 아트위크로 정하고 도시 곳곳에서 다양한 미술제를 개최하거나, 행사들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현재 상하이에서는 상하이비엔날레를 비롯해 롱미술관, 유즈미술관 등에서 대규모 작품전이 개막했는가 하면 도시 곳곳에서 크고 작은 미술제와 아트페어가 성시를 이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상하이 아트위크를 견인하는 것은 상하이 서안(웨스트번드) 문화지구에서 지난 13일 개막한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이다. 세계적인 리딩 갤러리들이 다수 참가하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유력 갤러리 100여 곳과 디자인 전문화랑과 기관 50여 곳이 참가한 이 아트페어는 한국의 '프리즈 서울'과 홍콩의 '아트바젤 홍콩'의 뒤를 잇는 아시아 핵심 글로벌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웨스트번드 아트앤디자인이 막을 올리는 시기에는 상하이 서안 지구에서만 위성페어들이 4,5개 이상 열리며 미술열기를 더욱 달군다. 또 상하이 징안지구의 상하이아트센터에서는 아트컬렉터 출신 등 민간이 힘을 합쳐 조직한 전통의 아트페어인 '상하이 Art021'이 동시에 개막해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과 합을 겨루고 있다. 13일 개막해 16일까지 열리는 올해 '상하이 Art201'에는 20개국 40여개 도시에서 130여 곳이 넘는 갤러리가 참가해 다양한 현대미술품을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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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 2025에 참가한 오스트리아 기반의 글로벌 화랑 타데우스로팍의 부스 전경. 알렉스 카츠의 작품 등 다수의 출품작을 개막 첫날에 판매하는 등 좋은 스타트를 끊고 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14 art29@newspim.com |
이같은 상하이 11월 아트위크에는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 거주하는 중국 수집가및 미술기관 관계자 뿐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도 컬렉터들이 찾고 있다. 특히 아트페어가 개막한 14일 중국 시진핑 주석과 태국 국왕이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태국에서 많은 미술관계자와 컬렉터들이 아트페어를 방문했다.
또 한국과 일본에서도 이 시기 상하이를 찾는 단골 관람객이 형성돼 있다. 한편 상하이에 지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화랑인 페로탕, 리슨, 화이트스톤 등은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과 동시에, 이 기간 중 갤러리에서 가장 심도있는 기획전을 선보이며 아트위크에 파급력을 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는 세계 정상급 화랑인 하우저앤워스, 화이트큐브, 타데우스로팍을 비롯해 페로탕, 에스더쉬퍼, 마시모드카를로, 마이어리거울프 등 미국과 유럽의 유력 갤러리들이 부스를 차리고 간판급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일제히 내걸었다.
13일 오후 VIP 프리뷰가 시작되자 이들 갤러리 부스에는 입장을 기다리던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열기로 가득찼다. VIP 고객들은 갤러리측으로부터 사전에 전달받은 유럽과 미국, 아시아 유력 아티스트들의 작품이미지와 작품설명을 현장에서 실제 작품을 확인하며 구매를 최종 결정짓는 모습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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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스위스 기반의 글로벌 톱 갤러리 하우저&워스가 '2025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 출품한 미국 대표작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브론즈 조각. [이미지=하우저&워스] 2025.11.13 art29@newspim.com |
오스트리아 화랑으로 프리즈서울에서도 매번 출품작 대부분을 판매해온 타데우스로팍은 이번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서도 초반 호조를 보이고 있다. '거꾸로 그린 인물화'로 잘 알려진 독일 작가 바젤리츠의 2.5m가 넘는 대형 회화와 안토니 곰리의 신작 스테인리스스틸 조각 등을 출품한 이 화랑은 개막 첫날 미국 작가 알렉스 카츠의 백합을 그린 연작 회화와 멘디 엘-사예의 '네트-그리드 스터디' 회화 시리즈를 모두 판매했다. 또 여타 작품들도 예약이 이뤄졌거나 논의가 무르익고 있는 상태다.
타데우스로팍의 던 주 아시아담당 총괄 디렉터는 "이번 주 상하이는 수많은 전시와 이벤트가 쏟아지며 활기가 넘치고 있다. 그 열기는 페어장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컬렉터들은 지난 해에 비해 좀더 적극적으로 작품수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작품들은 개막일에 이미 판매됐고, 상당수 작품도 반응이 좋아 안정적인 판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상하이 웨스트번드에서 중국 컬렉터및 기관 디렉터들과 심도있게 교류 중이다. 또 한국,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전역의 컬렉터들은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도 방문객이 찾고 있는 것이 올해 달라진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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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2025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의 특별전 형식으로 갤러리 콘티누아가 선보인 독일 미술가 토비야스 레베르거의 설치작품 전경. 'MOTHER WITHOUT A CHILD' 2021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14 art29@newspim.com |
스위스 기반의 다국적 화랑인 하우저앤워스 부스에는 세계 각국에서 회고전이 열리고 있는 미국 작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조각과 회화가 나와 컬렉터들의 낙점을 받았다. 또 중국의 유명 작가 장엔리의 리드미컬한 대형 회화도 첫날 예약이 이뤄졌다. 한국작가 최초로 하우저앤워스 전속이 된 이불의 회화도 구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최근들어 하우저앤워스와 결별한 조지 콘도의 인물화가 이번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서는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당초 하우저앤워스 측은 조지 콘도의 대표작 중 하나인 대형 인물초상을 상하이 페어의 하이라이트 작품으로 내건다고 고객과 언론에 작품 이미지를 사전 릴리즈한 바 있다. 그러나 조지 콘도가 최근 급작스레 독일 갤러리 스푸르스 마거스로 이적함에 따라 작품 출품이 전격 취소됐다. 작가와 계약이 끝난 상태에서 작품을 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우저앤워스의 타라 리앙 아시아 홍보&마켓팅 팀장은 "작가가 이번에 출품하기로 했던 그림을 '그냥 갖고 있겠다(keep)'고 결정해 그에 따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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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영국 화랑 화이트큐브 부스에 내걸린 바젤리츠의 대형 회화. 왼쪽으로 라스베가스 한 호텔의 화려한 금빛 실내조형물을 촬영한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대형사진도 중국계 컬렉터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13 art29@newspim.com |
영국을 대표하는 화랑인 화이트큐브 부스에는 유명작가 안토니 곰리의 인간을 다룬 대표 조각이 나와 판매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고, 또 수십억원대를 호가하는 바젤리츠의 대형 페인팅도 구매가 거의 성사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의 리딩 갤러리인 마시모드카를로는 중국 작가 얀 페이밍이 그린 초대형의 붉은 빛 부르스 리 초상화를 내걸어 이번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서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선홍색의 부르스 리 인물화 바로 앞에는 한국 작가 이수경의 차분하면서도 유니크한 조각 '번역된 도자기'가 설치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수경은 최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뮤지엄 전시 등을 가지며 국제무대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독일 베를린 기반의 명문 화랑 에스더쉬퍼 부스에는 우고 론디노네의 스톤 형상의 컬러풀한 브론즈 조각이 나와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유력 컬렉터가 낙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유럽 화랑인 마이어리거울프 갤러리에는 아시아 컬렉터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미리암 칸의 회화 연작이 출품돼 VIP 고객들이 앞다퉈 찜을 하고 있다. 마이어리거울프 화랑의 서울점 디텍터인 가이아 무시 대표는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 다양한 작품을 들고 왔는데 관람객의 호응이 예상 보다 좋고, 페어 수준도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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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뉴욕 우스터 스트리트에 위치한 이브양갤러리가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 출품한 아나스타즈 앤더슨의 인물화 'Ana'(왼쪽)와 'Fanny.' 2025. 린넨에 유화물감. 판매가는 점당 2만1천~2만4천달러. 초반에 판매됐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16 art29@newspim.com |
미국 뉴욕 우스터가에 본점을 둔 이브양 갤러리는 '2005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 페어에서 꿈을 꾸는 듯한 소녀 인물화로 인기가 높은 아나스타즈 앤더슨의 대형 오일 페인팅 등 여러 작품의 판매 계약을 이뤄냈다. 또 갤러리 콘티누아도 안토니 곰리의 조각과 우랄라 이마이의 회화 연작 중 일부를 판매하는 등 초반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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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일본 화랑으로 쿠사마 야요이와 오랜 기간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일본 화랑 오타파인아트의 부스. 쿠사마의 노란 호박 조각이 눈길을 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2025.11.13 art29@newspim.com |
아시아 아트마켓을 이끄는 일본의 오타파인아트와 동경화랑&BTAP, 탕컨템포러리아트, 상하아트, 화이트스톤, 펄램 갤러리 등도 참가해 서구 화랑과 합을 겨루고 있다. 특히 오타파인아트는 이번 페어에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색 호박 조각과 대형 페인팅, 그리고 원색의 강아지 조각 등을 선보여 관람객의 촬영 스팟으로 최고의 인기를 모으는 중이다. 밀려드는 고객의 촬영 세례에 이 화랑 부스는 열기가 뜨겁다.
이번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 참가 중인 일본의 오타파인아트와 화이트스톤, 그리고 중국의 탕컨템포라리 아트와 하이브 센터포컨템포라리아트는 '상하이 Art021'에도 부스를 차리고 중국 수집가들을 집중 공략 중이다. 유럽 화랑 중에는 영국의 화이트큐브가 양쪽에 부스를 차려 주목되고 있다.
한편 '2025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는 한국에서도 아라리오갤러리와 아뜰리에 아키, 갤러리그림손이 참가해 중국및 홍콩, 싱가포르의 주요 컬렉터들을 공략하고 있다. 아라리오갤러리에는 이진주, 노상호, 옥승철 등의 작품이 중국 현지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수집가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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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의 메인 갤러리섹터에 부스를 차린 아라리오갤러리.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13 art29@newspim.com |
한국 화랑인 아뜰리에 아키는 근래들어 상하이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있는데 올해에도 최영욱의 달항아리 페인팅과 권능, 정성준, 김한나, 임하리, 그리고 캐나다 출신으로 LA에서 활동 중인 앤디 딕슨의 회화가 고루 반응이 뜨거워 초반 매진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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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상하이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 작년에 이어 참가한 아뜰리에 아키의 부스. 최영욱의 달항아리 작품 'karma'와 권능 작가의 작품 등 국내외 7명 작가 작품을 선보여 초반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14 art29@newspim.com |
갤러리그림손의 경우도 작년에 이어 참가해 단골고객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데 올해에도 장수익의 가느다란 전선으로 제작한 독특한 카툰 회화는 9점 전량 매진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웨스트번드 아트&디자인'에는 미국 캐나다 유럽 아시아 등 세계 20여개 국에서 100여 곳의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오는 11월 16일까지 개최된다. VIP 개막일과 페어 초반의 세일즈 분위기는 일단 작년, 재작년과는 달리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또 웨스트번드 문화지구의 웨스트번드 아트센터 두곳과 웨스트번드 돔 아트센터, ORBIT, 게이트M 드림센터 등에서도 동시에 열리는 위성페어에는 보다 젊은 층의 관람객과 MZ세대 컬렉터가 몰리고 있어 중국 아트마켓도 오랜 침체기를 벗고, 반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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