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재정비' 서울시-유산청 대립
시 "종묘 경관 훼손 없음을 이미 검증"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17일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종묘 앞 세운4구역 재정비 촉진사업과 관련,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수용하라고 거듭 요구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운 재정비 사업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적극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종묘 앞 재정비사업과 관련한 허 유산청장의 브리핑 후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는 이미 대화를 통한 합리적 해결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으나 유산청장은 실무적 협의 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채 종묘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적 감정을 자극했다"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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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 2025.11.06 mironj19@newspim.com |
이 대변인은 허 청장이 브리핑에서 '유네스코로부터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 받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마치 종묘가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잃을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과도한 주장이 오히려 대외적으로 종묘의 세계유산적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중한 언행을 당부한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유산청은 세계유산영향평가 시행의 법적 전제가 되는 '세계유산지구 지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가 세운 4구역 재개발이 쟁점화된 이후에야 뒤늦게 이를 지정했다"며 "유산청이 그동안 본연의 역할은 이행하지 않다가 서울시의 특정 사업을 겨냥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종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30년이 지났음에도 '완충구역'조차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유산청은 서울시와 9년 넘게 협의하고 13차례 문화재 심의를 진행하면서도 정작 종묘 보호의 기준선이 되는 완충구역을 설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에 세계유산영향평가 이행을 반복 요구하는 것은 종묘 보존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이 대변인은 "세운 4구역 재정비촉진사업은 서울을 녹지·생태 중심 도시로 재창조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서울시는 정밀한 시뮬레이션과 종묘와 조화되는 건축 디자인 도입을 통해 경관 훼손이 없음을 이미 검증했다"고 했다.
그는 "역사와 미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국가유산청의 책임 있는 협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kh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