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자원 LLM에 집중하는 건 실수
LLM 3~5년 뒤 아무도 안 쓸 것
AI 버블 논란과 맞물려 시선 집중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실리콘밸리의 IT 세계에서 'AI 대부'로 통하는 얀 르쿤 메타 플랫폼스(META) 수석 AI 과학자의 퇴사 소식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거대언어모델(LLM) 중심의 AI 투자에 대한 그의 작심 비판이 또 한 차례 시선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르쿤은 수 년 전부터 LLM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주장해 왔다. LLM은 인간을 뛰어넘는 진정한 AI로 향하는 길이 아니며, 현재 수준은 고양이 지능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반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른바 초지능 개발을 내세우며 LLM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는 AI 인재들을 대거 영입해 메타의 LLM인 라마(Llama)를 개발했다.
![]() |
| 얀 르쿤 [사진=블룸버그] |
르쿤은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지난달 MIT(메사추세츠공과대학) 심포지엄에서 "향후 3~5년 사이 LLM은 아무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가 준비중인 스타트업은 LLM처럼 텍스트 데이터 대신 유아나 동물처럼 시각 정보를 받아들여 세상을 학습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3년 저커버그의 요청으로 메타 AI 랩 초대 소장으로 합류한 그는 4년간 AI 연구 책임자로 활동하다 2018년 수석 과학자로 물러났고, 이후로는 메타 내에서 상징적인 존재로만 머물렀다.
메타의 첫 공개 LLM인 라마 개발에도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주로 외부 학회나 행사에서 AI 관련 강연에 주력했다.
르쿤은 연초 한 AI 행사에서 "AI 분야 박사 과정 학생이라면 절대 LLM 연구에 뛰어들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LLM 스케일링만으로 인간 수준의 AI를 절대 만들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지난주 브루클린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그는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그는 "모든 자원이 LLM에 집중돼 있어 진짜 혁신을 위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차세대 AI 발전을 위해서는 현재의 방향성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뿐 아니라 빅테크를 이끄는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LLM 개발에 주력하는 데다 최근 뜨겁게 달아오른 데이터센터 버블 논란과 맞물려 르쿤의 주장이 조명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AI 대부'의 행보가 빅테크들 사이에서도 AI의 방향성에 대한 정답을 찾지 못한 상황을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해석했다.
AI 연구의 근본적인 개념과 방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지면서 공룡 IT 기업들이 LLM에 '올인'하는 움직임도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르쿤이 주장하는 '월드 모델'이 AI 혁신의 '정설'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최근 보도를 통해 그의 스타트업 창업이 공식화되는 양상이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