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밀리는 상황...신속히 결단해야" 압박...불응시 지원 중단 위협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 측 평화안에 추수감사절까지 동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사실상 1주일도 남지 않은 시한을 제시하며 우크라이나의 대폭 양보를 요구하는 '28개 조항' 초안 수용을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추수감사절' 시한 정해 공개 압박...우크라 영토 양보 등 굴욕적 평화안 제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목요일(추수감사절)이 적절한 시점이라고 본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살상이 멈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잘 돌아간다면 기한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도네츠크·루한스크 등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추가로 밀리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신속한 결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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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28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중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에서) 멈출 것이며 확전을 바라지 않는다"라면서 "(푸틴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에 추수감사절 전까지 러시아와의 평화협정에 서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이 러시아와 함께 작성한 새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신속하게 서명하지 않을 경우 군사 지원 등 모든 지원을 철회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니얼 드리스콜 미 육군 장관은 전날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예방해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최근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특사와 함께 논의해 작성한 28개 항의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전달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 평화안에는 ▲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 ▲ 크림반도 및 도네츠크·루한스크 등 러시아 실질 통제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사실상 인정 ▲ 돈바스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군 철수 및 비무장지대 설정 ▲ 군 병력 축소 ▲ 미국 군사 지원 축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가로 미국은 나토 집단 방위 조항을 모델로 한 새로운 안보 보장 체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이러한 제안이 "순전히 러시아적 관점에서 쓰인 계획"이라는 외교 관계자들의 평가를 전하며, 현재 젤렌스키 정부가 "엄청난 외교적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젤렌스키 "존엄성이냐, 핵심 동맹이냐 선택해야"...수세에 밀린 전황 ·부패 스캔들로 리더십 약화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TV로 방영된 10분짜리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지금은 우크라이나 역사에서 가장 어려운 순간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민족적) 존엄성을 잃거나 또는 핵심 파트너(미국)를 잃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파트너는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우리의 답변을 조만간 듣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어떤 결정을 하든 대통령 취임 선서 때 한 맹세, 즉 우크라이나의 국가적 이익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논거를 제시하고 설득하고 대안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원하지 않거나 평화를 향해 가는 길을 방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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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전선에서는 러시아군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이와 함께 겨울철을 앞두고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 공습,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은 하루 몇 시간만 전기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 내부에선 내각 인사들이 연루된 부패 수사까지 겹치며 젤렌스키의 리더십이 도전을 받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영국·독일 정상들과 통화하며 평화안 관련 입장을 공유했다. 유럽 주요 정상들은 러시아의 요구 사항을 대폭 반영한 미국의 평화안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