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스핌] 이웅희 문화스포츠 전문기자 = 안양 정관장이 원정에서 고양 소노를 꺾고 3연승을 이어갔다. 팀의 주득점원인 외국인 선수 조니 오브라이언트 부상 결장에도 웃었다. 공격 1옵션 없이 어떻게 소노를 잡았을까.
정관장은 9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소노와의 원정경기에서 87-78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 화두는 오브라이언트의 부상이었다. 오브라이언트가 무릎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결장하게 됐다. 정관장 유도훈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며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실제로 국내 선수들을 활용한 경기 플랜을 준비했다. 이날 홀로 뛰어야 했던 2옵션 외국인 선수 브라이스 워싱턴에 큰 역할을 맡기지 않았다. 워싱턴이 소노의 메인 외국인 선수 네이던 나이트를 1대1로 막기 어렵다고 봤다. 나이트는 이날 27점 14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 |
| 정관장 선수들이 9일 소노 원정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KBL] |
단 정관장은 소노의 삼각편대인 이정현과 케빈 켐바오, 나이트 중 이정현, 켐바오 봉쇄에 주력했다. 나이트에 줄 점수는 주고, 이정현과 켐바오를 최대한 막겠다는 전략이었다. 소노의 삼각편대 화력은 확실하다. 하지만 최승욱, 정희재를 비롯해 임동섭, 이근준 등의 지원사격이 아쉽다. 주축 3명에 공격이 편중된다는 얘기다. 오브라이언트가 빠진 이상 나이트를 막기 어렵다고 본 정관장은 나머지 2명 수비에 초점을 맞췄고, 효과를 봤다.
정관장은 변준형과 박지훈, 김영현, 박정웅까지 4명의 가드를 보유하고 있다. 변준형과 박지훈은 듀얼가드다. 정통 포인트가드로 보기 어렵지만, 개인기를 앞세운 돌파와 클러치 능력으로 공격을 풀어준다. 이날 변준형과 박지훈은 승부처마다 등장해 소노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변준형은 4쿼터 잇따라 3점포를 쏘아 올리는 등 18점 5어시스트를, 박지훈은 19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변준형과 박지훈이 공격을 풀어줬다면, 4가드를 활용한 앞선 압박이 이날 정관장 수비의 핵심이었다. 소노 손창환 감독은 "이전 정관장 경기에선 4가드를 쓰는 변칙에 당했다. 우리는 이재도가 부상이고, 가드가 적어 고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정관장은 4가드 변칙 전술을 다시 쓰지 않았다. 대신 김영현과 박정웅을 포함해 4명의 가드 조합을 적절히 가져가며 앞선부터 압박, 소노의 공 흐름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변준형과 박지훈, 김영현과 박정웅까지 번갈아 이정현을 밀착마크했다. 국가대표 주전가드인 이정현이 개인 능력으로 18점을 만들었지만, 3점슛은 5개 중 1개만 넣었다. 이정현을 20점 이내로 묶은 것으로도 성공이라 볼 수 있다. 단순히 1대1 수비뿐 아니라 트랩(함정)수비도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가드들이 앞선에서 약속된 수비를 잘 이행했다. 상대 공의 흐름을 약속한 쪽으로 잘 몰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도움수비도 들어갔다. 나이트 수비의 핵심인 트랩의 시작도 앞선 압박이었다.
![]() |
| 소노 선수들이 9일 정관장과의 홈경기에서 손창환 감독의 작전지시를 듣고 있다. [사진=KBL] |
켐바오 역시 정관장 수비에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한승희가 끈질기게 따라붙었고, 스위치 될 때도 국내 선수들이 끝까지 수비 체크를 했다. 켐바오가 하이포스트에서 편하게 공을 잡는 장면은 자주 나오지 않았다. 정관장 수비에 밀려다닌 켐바오는 이날 3점슛 7개를 모두 실패하는 등 4점에 그쳤다.
소노 손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의 정신적인 해이함을 질타했다. 정관장의 전술은 예상 가능했다. 경기 전 만난 손 감독도 정관장의 트랩수비, 4가드 전술 등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관장의 투지에 소노는 끌려다녔다. 손 감독은 "상대 1옵션이 빠진 경기는 선수들이 쉽게 생각할 수도 있고, 이겨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그 걱정은 현실이 됐다.
iaspir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