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이 만든 구매력 쇼크"… 거래량 감소·가격 기대치 하향
금리도, 집값도 '제자리 전망'… "제로 보합 흐름 이어질 것"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집값이 지난 3개월 동안 1.4% 하락하며 지난해 대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코로나 기간(2020~2022년) 급등했던 주택 가격이 고금리와 수요 위축의 충격을 받으며 전국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집값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으며, 부동산 데이터 기업 '파슬 랩스'(Parcl Labs)는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건 지난 2023년 중반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주택 가격은 연준이 제로(0)금리를 종료하고 모기지 금리가 단기간에 7%를 넘어서며 구매력이 급격히 흔들린 2022~2023년의 금리 충격에도 몇 달간만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뿐,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처럼 20% 이상 급락하는 흐름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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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주택 매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코로나 급등 뒤 첫 하락… "전국적 약세 신호 뚜렷"
그러나 파슬 랩스의 제이슨 루리스 공동창업자는 코로나 기간 집값 급등 이후 전국적인 '완만한 약세'가 서서히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하며, 금리 급등이 만든 '구매력 쇼크'로 인해 구매자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고 거래량이 줄어들었으며 판매자들이 기대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던 점을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신용·구매력 충격과 약해진 수요, 그리고 시장이 흡수하기 어려운 수준의 재고가 동시에 나타날 때 전국적인 집값 하락이 발생해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재고는 팬데믹 때의 기록적 저점보다는 늘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리어터닷컴(Realtor.com)에 따르면 11월 활성 매물은 전년 대비 13% 늘었지만 신규 매물은 1.7% 증가에 그쳤고, 판매자들이 매물을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철회하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전국 평균 하락폭은 1% 미만에 머물지만 지역별로는 온도 차가 크다. 텍사스 오스틴의 집값은 10% 급락했고 덴버는 5%, 탬파와 휴스턴은 4%, 애틀랜타와 피닉스는 3% 떨어졌다. 반면 클리블랜드는 6%, 시카고와 뉴욕은 5%, 필라델피아는 3%, 피츠버그와 보스턴은 2%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수개월째 주택 착공, 건축허가, 신규주택 판매와 같은 핵심 공급 지표가 발표되지 않고 있어 공급 측면을 면밀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건설사들은 공통적으로 수요가 여전히 약하며 판매 인센티브 제공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 금리도, 집값도 '제자리 전망'… "제로 보합 흐름 이어질 것"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로버트 디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 둔화와 소비자 재정 여건 악화가 판매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2025년 단독주택 착공은 감소하겠지만 2026년에는 소폭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기지 금리는 지난 3개월 동안 거의 움직임이 없었고 최근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반응이 적어, 집값 역시 단기간에 큰 방향성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루리스는 향후 미국 주택시장이 팬데믹 시기의 두 자릿수 상승세로 다시 돌아가는 일은 없으며, 전년 대비 소폭 플러스 또는 소폭 마이너스 흐름이 반복되는 '제로 근처 보합 국면'이 기본 시나리오라고 전망했다. 그는 집값의 향방은 모기지 금리와 미국 경제의 전반적 건강도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