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 신규 공급, AI 수요 등이 시장 판도 가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금리 환경 개선과 유동성 회복 속에서 자산 유형별로 회복 속도와 양극화가 동시에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상업용 부동산 기업 '존스랑라살(JLL) 코리아'는 '2025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 회고 및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오피스 거래액은 약 17조원으로 2021년 연간 최고 기록(17조8000억원)에 근접했다. 시그니처타워, 강남 AP타워, 프리미어 플레이스 등 대형 거래들이 오는 4분기에 잇달아 종결되면서 새로운 기록을 수립할 예정이다.
심혜원 JLL코리아 리서치팀장은 "양질의 오피스를 선호하는 수요와 비용 절감을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 물건을 찾는 수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자산 간 양극화가 뚜렷해졌다"며 "내년부터는 도심권역(CBD)을 중심으로 신규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으로, 노후화됐거나 입지가 불리한 빌딩의 임대 여건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물류 시장은 1인 가구 증가와 배송 구독 서비스 확산 등의 영향으로 이커머스와 3PL(제삼자 물류) 임차인의 수요가 지속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실률이 하락하며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초과 수요 국면에 진입했다. 2026년에도 올해와 유사한 수준의 신규 공급과 순흡수가 예상돼 임대율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상온과 저온 물류시설 간 수요 격차는 이어지며, 물류 시장에서도 우량 자산과 비우량 자산 간 양극화가 심해질 전망이다.
리테일 시장 역시 회복 속도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명동 등 주요 상권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회복세를 보인 반면, 일부 상권은 대형 공실 발생과 기존 임차인 이탈, 유동 인구 감소가 맞물리며 임차율이 추가로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심 팀장은 "'K-브랜드'와 관광 산업 호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리브영, 무신사 스탠다드, 마뗑킴 등 브랜드를 중심으로 신규 출점과 체험형 매장이 늘어나며 임대 시장은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투자 시장은 거래가 극히 제한돼 적정 가격 산정이 어려운 상황으로,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가장 큰 화두로 꼽힌 데이터센터 시장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도 불구하고 신규 공급이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한때 과잉 공급 우려가 제기됐으나,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으로 10메가와트(MW) 이상 규모 데이터센터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수요·공급 균형점을 넘어 초과 수요 국면 초입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