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단체, 140억 원 들여 헤리티지 탈퇴파 영입… 보수 분열 가시화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보수 진영의 대표적 싱크탱크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 운영 청사진인 '프로젝트 2025'를 주도해온 헤리티지 재단(The Heritage Foundation)이 반유대주의 옹호 논란과 내부 갈등으로 극심한 내홍에 빠졌다. 지난 주말 사이 핵심 인력 10여 명이 집단 사직했으며, 이들 대부분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이끄는 단체로 자리를 옮기면서 보수 진영 내 '포스트 트럼프(트럼프 이후, Post-Trump)' 노선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헤리티지 재단의 케빈 로버츠 헤리티지 재단 회장은 전날 밤 이메일을 통해 재단 산하 법률 및 경제 센터 소속 연구원 대부분이 사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의 퇴사 방식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번 사태는 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이 백인 우월주의자 닉 푸엔테스를 인터뷰한 사건을 로버츠 회장이 옹호하면서 촉발됐다. 푸엔테스는 반유대적 발언을 반복해온 인물이다. 로버츠 회장은 "그의 추종자 중 일부가 헤리티지의 가치에 공감할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떠난 핵심 인사들 중 상당수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이끄는 정책 단체 '미국 자유 진흥(Advancing American Freedom, AAF)'으로 자리를 옮겼다. WP에 따르면 이 단체는 헤리티지 출신 인사 13명을 영입하기 위해 약 1000만 달러(140억 원)의 기금을 모금했다. AAF는 자유시장과 작은 정부, 법치주의 등 전통 보수주의 노선을 내세우며 '트럼프 이후' 보수운동의 방향을 재정립하려고 시도 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헤리티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대비해 행정부 재편과 인사 구상을 담은 '프로젝트 2025(Project 2025)'를 주도하며, 보수 진영 내 영향력을 확장해왔다. 하지만 조시 블랙맨 등 저명한 법학자까지 사임하며 "헤리티지의 브랜드가 독성(toxic)을 띠게 됐다"고 비판하면서 재단의 대외 신인도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