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 전투기 구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가 미국 일변도 안보 정책을 실질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중국에게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디가 파키스탄으로부터 40억 달러 규모의 전투기를 구매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라고 홍콩 아시아타임스가 13일 전했다. 40억 달러 중 20억 달러는 과거 사우디가 파키스탄에 제공한 차관을 상계한다는 방침이다.
사우디가 수입하려는 전투기는 JF-17이다. JF-17은 중국과 파키스탄이 공동으로 개발한 경량 전투기다. 중국이 설계하고 핵심 부품을 공급하면, 파키스탄이 생산한다. 이 전투기의 중국 명칭은 샤오룽(梟龍)이다.
JF-17은 3세대 모델까지 전력배치됐으며, 최신 모델에는 활성 위상 배열 레이더(AESA)가 탑재됐고, 전자전 역량이 대폭 강화됐다.
현재 파키스탄 공군은 JF-17을 주력 전투기로 활용하고 있으며, 약 150대를 운용하고 있다. 미얀마에 수출된 바 있다.
JF-17은 미국의 F-16과 경쟁하는 기종이며, 높은 가성비가 가장 큰 강점이다. 가격은 F-16의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의 무기 시스템은 미국과 유럽의 방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만약 중국의 무기를 사용하게 되면 시스템의 통일성과 호환성이 낮아지게 된다.
또한 미국은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산 무기를 사용하는 국가에는 첨단 무기를 판매하지 않는다. 미국이 중국산 무기 사용을 빌미로 사우디에 대한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사우디가 JF-17 구매를 추진하는 것은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아시아타임스가 분석했다.
매체는 "사우디는 오랫동안 안보 분야에서 미국에 크게 의존해 왔지만, 미국의 장기적인 방위 약속에 대한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며 "특히 중동 정세가 복잡해지면서 미국 외에 다른 공급선과 관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지역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2019년 후티 반군이 사우디 아람코의 석유 시설을 공격했을 때, 미국이 이에 대응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실 등으로 인해 사우디의 안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과 사우디가 포괄적인 방위 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것도 사우디의 안보 불안을 높이고 있다.
사우디가 미국 중심의 안보 관계에서 벗어나 중국 및 파키스탄과의 협업을 확대해 보다 다양한 군사적 옵션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중국이 중동 지역에 무기를 공급하고 전략적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있다.
한편 사우디와 파키스탄은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의 카타르 도하 공습 이후 상호방위 협정을 맺은 바 있다. 협정은 '두 나라 중 어느 한 나라에 대한 침략을 양국 모두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양국 간 방위 협력 증진과 공동 억지력 강화가 목표다.

ys174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