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증가 속도 수입 추월…재정 운용 여력 축소
국채 발행 연간 한도 98% 도달…이자 부담 경고등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나라 살림의 실제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지난해 11월 말 기준 89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한 지표로,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나타낸다.
같은 시점 중앙정부 국가채무는 1289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재정 집행 속도는 둔화된 반면, 국채 발행은 연간 한도에 거의 도달하면서 정부의 재정 운용 공간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15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26년 1월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계 총수입은 58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조2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총지출은 624조4000억원으로 54조3000억원 늘어나 지출 증가 속도가 수입 증가를 웃돌았다.

이 결과 통합재정수지는 -4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흑자 46조3000억원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8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의 실질 재정 상태가 그만큼 빠르게 나빠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관리재정수지는 향후 국가채무 증가 속도와 직결되는 핵심 지표다.
국세수입은 35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조9000억원 증가했다. 기업 실적 회복으로 법인세가 22조2000억원 늘었고, 성과급 확대와 고용 증가로 소득세가 12조3000억원 늘었다. 반면 환급 증가로 부가가치세는 5000억원 감소했고, 증권거래세도 세율 인하로 1조4000억원 줄었다.
세금 수입이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정부 지출 증가 폭이 더 컸다는 점이 이번 재정 악화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된다.

총지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이전지출에서 발생했다. 이전지출은 연금·복지·보조금 등 국민에게 직접 이전되는 지출을 뜻한다. 11월 누계 이전지출은 458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5조3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정부의 장기 성장 기반 투자 성격인 자산취득은 67조2000억원으로 5조원 감소해, 재정 구조가 투자 축소·복지 확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1월 말 중앙정부 국가채무는 1289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4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말 대비로는 148조3000억원 순증했으며, 이 가운데 국고채 증가분만 132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정부가 빚을 내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12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226조2000억원으로, 연간 발행 한도(231조1000억원)의 97.9%에 도달했다. 12월 국고채 평균 조달금리는 3.15%로 전월보다 상승했고, 응찰률은 284%로 확대됐다. 외국인 국고채 보유 잔액은 12월 한 달 동안 3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재정 운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국채 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소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지만, 동시에 향후 이자 부담 확대 가능성을 예고한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