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75% 휴머노이드 도입 검토...일자리 상실 '두려움' 현실화
현대차 노조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도입을 전면 반대하고 나섰다. 인공지능 (AI)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공포가 본격화했다. AI로봇의 높은 생산성은 인간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뛰어나다. 다만 일자리와 세수(稅收) 감소 등 논란을 낳고 있다. 조만간 산업계 전반에 불어닥칠 인간과 로봇간의 일자리 갈등과 향후 전망, 대안과 해법을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19세기 초반 영국에서 산업 혁명으로 도입된 섬유 기계를 파괴하고 폭동을 일으킨 사건을 '러다이트 운동'이라고 부른다. 당시 도입된 방직기가 노동자의 일거리를 줄인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이후 러다이트는 산업화와 자동화, 컴퓨터화 또는 신기술에 반대하는 분위기를 뜻하게 됐다. 21세기 들어 컴퓨터와 인터넷, 인공지능(AI), 로봇 등을 반대하는 운동은 '신(新)러다이트'라고도 불린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도입을 전면 반대하며 산업계 전반에 '신 러다이트' 운동을 촉발시켰다. 업계에선 아틀라스와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연간 유지 비용을 대당 1400만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봉 1억원이 넘는 현대차 노동자와 비교하면 훨씬 '경제적'이다.
◆ 로봇 생산성 사람 최소 3배...車·조선·철강·물류업계 도입 확산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 1대는 24시간 중 3교대 근무 기준으로 사람 대비 3배의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대차가 10만대 휴머노이드를 운영할 경우 현대차 생산능력은 현재 대비 4배 확대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로봇과 AI로 인한 일자리 위협 우려는 일부 기술 대기업에 그치지 않는다. AI는 뇌를 대체해 단순 노동은 물론 번역·회계·법률 검토·코딩·고객 상담 직종에서 이미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세무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세금신고와 환급 서비스 플랫폼이 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업 정보 수집과 분석, 보고서 작성에 AI가 활용되면서 리서치 인력 수요가 줄어드는 중이다. 음악계에서는 작사와 작곡을, 방송계에서는 AI가 방송프로그램 초안을 작성하며 작가 자리를 위협중이라고 한다.
산업 현장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노동연구원, KBS가 국내 주요기업 110곳(3227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근로자 1000명 이상 사업장의 75.5%가 휴머노이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26.4%가 실제로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 도입의 긍정적인 효과로 생산성 향상(96.4%), 인건비 절감과 제품·서비스 품질 개선(각각 84.5%), 작업자 안전과 건강(73.6%) 등을 꼽았다.
◆ 대기업 75% 휴머노이드 도입 검토...일자리 상실 '두려움' 현실화
또 근로자들의 59%는 인공지능의 도입 속도가 빠르다고 답했고, 이에 따라 일자리 상실과 통제 불가능성에 대한 걱정 등 '두려움'을 느낀다는 답변이 62.9%에 달했다. 기업은 경영 효율에 대한 기대감을, 근로자들은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보이는 인식 차이가 확인된 것이다.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불안감은 자동차를 넘어 전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포스코 등은 선박 용접과 용광로 제어 등에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물류기업들도 택배 분류작업 등에 휴머노이드와 피지컬AI 도입을 계획중이다.
현대차 노조도 "평균 연봉 1억 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의 인건비는 연 3억원이 들지만, 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한다.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가에게 좋은 명분이 된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로봇과 인공지능, 피지컬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인간과 로봇의 노동에 대한 재정의, 세수 부족 문제와 기본 소득 도입 등 국가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