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하나은행장 시절 지인 추천을 받아 특정 지원자들을 채용토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다만, 남녀를 차별해 고용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9일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함 회장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 보냈다.

대법원은 "업무방해 부분과 관련해 피고인이 공모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며 "원심판단에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공동정범의 성립요건으로서 공모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돼야 한다"며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제1심 판단을 뒤집고자 할 때에는,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법원은 이날 함 회장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항소를 기각하면서 유죄가 확정됐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 재직 시절인 2015~2016년 하나은행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인사부장 등과 공모해 특정 지원자들을 선발토록 한 혐의로 지난 2018년 6월 기소됐다.
함 회장은 지인들로부터 추천 받은 인원들의 인적사항 등을 인사부장에게 전달하며 '잘 살펴보라'고 지시했고, 인사부 직원들은 신한은행 임원들의 추천 인원들을 '채용 추천자 리스트'로 분류, 작성해 따로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의 경우 '채용 추천자 리스트'에 포함된 95명 가운데 64명이 서류전형에 불합격했음에도 다음 전형으로 넘어갔고, 인·적성검사와 합숙면접, 임원면접에서도 인사부에 의해 특정인들의 점수가 조작됐다.
함 회장은 같은 기간 하나은행 공개채용에서 남녀 비율을 4대 1로 설정하며 성을 차별해 채용했다는 혐의도 받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났다.
1심은 함 은행장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원자들에 대한 심사 결과를 확인하는 등 적극적인 개입행위를 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남녀고용 차별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차별 채용의 구체적인 과정이나 수단까지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부연했다.
항소심은 그러나 1심을 뒤집고 함 회장에게 일부 유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함 회장이 받는 혐의 가운데 2016년 신입채용 과정에서 '추천리스트'에 등록된 지원자의 채용에 직접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남녀고용 차별 혐의에 대해서도 "본질적인 기여를 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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