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비 수익률이 열쇠
빅테크 투자 새로운 기준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1월28일(현지시각) 월가는 극명하게 엇갈리는 빅테크의 명암을 목격했다.
메타 플랫폼스(META)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최대 10%까지 치솟았고, 마이크로소프트(MSFT) 주가는 한 때 7%나 급락했다. 두 기업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이 극적인 엇갈림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메타의 주당순이익(EPS)은 8.88달러로 예상치 8.16달러를 웃돌았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조정 EPS 4.14달러로 컨센서스 3.97달러를 넘어섰다. 그런데도 시장은 한쪽에는 박수를, 다른 쪽에는 퇴장 신호를 보냈다.
인공지능(AI) 도구를 이용한 분석에서 핵심 요인은 ROI, 즉 투자수익률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2026년 빅테크 투자의 새로운 심판 기준은 AI 투자로 얼마나 실적을 올리고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기다.
◆ ROI라는 잣대 = ROI는 'Return on Investment'의 약자로, 투자 대비 수익을 측정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냉정한 지표다. 투자한 금액 대비 얼마나 수익을 냈는가를 백분율로 환산하면 곧 그 투자의 효율성을 말해준다.
문제는 AI 인프라 투자에서 이 ROI를 직접 계산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오늘 데이터센터를 짓는다고 내일 바로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AI가 광고 성과를 개선한다 해도 그 기여도를 정확히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이제 '대리 지표'를 통해서라도 ROI를 판단하려 드는 움직임이다. 자본지출 증가분과 매출 성장폭, 영업이익률 그리고 구체적인 성과 지표를 근거로 ROI를 진단하는 데 잰걸음이다.
제퍼리스의 애널리스트 브렌트 틸은 CNBC와 인터뷰에서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을 비교하며 "시장의 AI 지출에 대한 요구는 투자수익률"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 2년간 기술 기업들은 단순히 GPU(그래픽처리장치)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주가가 올랐지만 2026년 시장은 수익성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지 못하는 기업들을 냉정하게 징계하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 조사 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추정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알파벳(GOOGL), 아마존(AMZN)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 4개사의 자본지출은 2025년 약 3500억 달러에서 2026년 470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간 1200억 달러가 넘는 추가 투자다. 월가는 천문학적인 자금의 수익률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 메타의 승리 방정식 = 메타는 2026년 자본지출 전망을 1150억~1350억 달러로 제시했다. 2025년 722억 달러에서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증가다.
골드만삭스는 메타의 2026년 자본지출이 1250억 달러, 2027년에는 14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 천문학적 숫자만 보면 투자자들이 겁을 먹을 법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메타가 지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을 때 주가가 급락했던 전례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메타는 돈을 많이 쓰면서도 동시에 그 투자가 즉각적으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제시했다.
메타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더욱 인상적인 건 2026년 1분기 매출 성장 가이던스가 30%라는 점이다. 광고 사업이 4분기 매출의 거의 97%를 차지하며 581억 달러를 창출했는데, 이는 광고주들이 메타의 AI 기반 광고 플랫폼에서 명확한 성과를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4분기 광고 노출수는 18% 증가했고 광고당 평균 가격은 6% 상승했다. 수요가 건강하고 성능이 개선되고 있다는 '볼륨 + 가격' 조합이다.
더 구체적인 수치도 있다. 메타는 GEM이라는 새로운 랭킹 모델과 시퀀스 학습 아키텍처가 페이스북에서 광고 클릭을 3.5% 향상시켰고, 인스타그램에서 전환율을 1% 이상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새로운 런타임 모델 출시로 주요 인스타그램 표면에서 전환율이 3% 증가했다는 정량적 데이터도 제시했다. 이는 AI 투자가 단순한 미래 약속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 수익 개선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입증이다.
수익성 지표도 인상적이다. 메타는 4분기 영업이익 247억 달러를 기록하며 41%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228억 달러로 주당 8.88달러였다. 자본지출이 급증하는 와중에도 영업이익률 40%대를 유지한다는 사실은 비용 효율성이 탁월하다는 의미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분석에 따르면 2026년 메타의 패밀리 오브 앱스(Family of Apps)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는 1101억 달러로, 직전 추정치보다 10억 달러 이상 상향 조정됐다. 광고주당 평균 매출(ARPP) 증가와 수익화 효율 개선이 이를 뒷받침한다.
◆ 마이크로소프트의 곤욕 = 마이크로소프트의 2분기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매출액이 812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383억 달러로 21% 늘었다.
문제는 시장이 기대했던 폭발적 성장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특히 애저(Azure) 클라우드 매출 성장률이 1분기 40%에서 2분기 39%로 둔화된 사실이 결정타였다. 불과 1%포인트 차이지만 투자자들이 보기엔 '가속'이 아니라 '감속' 신호였다. 인텔리전스 클라우드(Intelligent Cloud) 부문 매출은 329억1000만 달러로 컨센서스 324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이 역시 충분한 서프라이즈는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자본지출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분기 자본지출과 금융리스는 375억 달러로, 전년 대비 66% 급증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343억 달러를 무려 32억 달러나 초과한 수치다.
비저블 알파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회계연도 2026년(2025년 7월2026년 6월) 자본지출은 997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더 높게 봐서 2026년 990억1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CEO 사티아 나델라는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분기에만 총 1기가와트에 가까운 용량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막대한 투자가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투자에 상응하는 매출 가속화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에이미 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 수요가 계속해서 이용 가능한 공급을 초과한다"며 용량 제약 문제를 시인했다. 이 제약이 최소한 6월에 끝나는 회계연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돈을 엄청나게 쓰는데도 고객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해 매출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얘기다. 수익성 지표도 압박을 받고 있다. 총마진은 68%로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예상 영업이익률은 45.1%로, 스트리트어카운트 컨센서스 45.5%보다 낮다. 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데 마진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다.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이 지적한 또 다른 문제는 오픈AI 집중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연말 기준으로 상업 잔여 이행 의무가 6250억 달러로, 약 110%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 이 중 2500억 달러가 어픈AI의 클라우드 약정에서 나왔다.
상업 잔여 이행 의무의 45%를 단일 고객이 차지하는 셈이다. 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백로그는 정말 좋지만 오픈AI가 백로그의 45%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오픈AI가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및 많은 제공업체에 비용을 지불할 재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오픈AI가 약속한 지불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 전망에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흥미롭게도 실적 발표 전까지만 해도 월스트리트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매우 우호적이었다. 웨드부시는 "애저(Azure)와 코파일럿(Copilot) 배치가 점진적으로 강력하다"며 목표가 625달러를 제시했고, 제프리스도 675달러 목표가를 유지했다. 하지만 실적 발표 후 상황이 급변했다. 씨티그룹은 목표가를 690달러에서 660달러로 하향 조정했고,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대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판단이다.
◆ '쇼 미 더 머니(Show me the money)'의 시대 = 이번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발표는 2026년 빅테크 투자의 새로운 기준을 명확히 보여줬다.
시장은 더 이상 AI 투자 규모에 감동하지 않고, AI 투자 효율성을 따진다. 돈을 많이 쓰는 기업이 아니라 돈을 잘 쓰는 기업이 승자라는 얘기다. 메타는 천문학적 지출에도 불구하고 매출 가속화와 수익성 유지, 구체적 성과 지표 제시라는 세 박자를 모두 갖췄다.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강행했지만 성장 둔화와 마진 압박, 용량 제약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투자자들이 외치는 "쇼 미 더 머니"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실제 매출, 실제 수익, 실제 마진 개선을 보여달라는 냉정한 요구다.
AI는 여전히 빅테크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변수지만 월가는 그 미래를 투자 규모가 아니라 투자 성과로 증명할 것을 요구한다. 메타는 증명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증명하지 못했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