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주제곡 '골든'이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을 수상, K팝 작곡가 최초로 그래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수상으로 '골든'을 작사·작곡한 한국계 미국 작곡가 이재와 작곡에 참여한 테디, 24, 아이디오(이유한·곽중규·남희동) 등이 그래미 수상자가 됐다. 가상의 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이 곡은 지난해 빌보드 핫100에서 8주간 1위를 차지하는 등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영국 BBC는 "케데헌의 그래미상 수상은 K팝 음악의 문화적·상업적 영향력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즈는 "그래미는 가상 캐릭터(케데헌)가 부르는 노래는 일정 부분 받아들이면서도, 이들이 주연으로 이끈 '한 해의 결정적 팝 이벤트'를 메인 판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며 K팝등 새 트렌드를 잘 수용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가상의 그룹이 세계적 팬덤을 보유한 방탄소년단(BTS)도 넘지 못했던 그래미의 벽을 넘었다. BTS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그래미 후보에 올랐지만 단 한 차례도 수상하지 못했다.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래미는 전통적으로 '음악적 서사'와 '산업적 포지셔닝'을 중시한다. BTS의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는 전 세계를 휩쓸었지만, 그래미 투표인단(리코딩 아카데미)의 시선에는 '철저히 기획된 팝 이벤트'로 비친 측면이 크다. 보이밴드의 '퍼포먼스'보다 곡 자체의 '작품성'과 '제작 배경'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그래미의 보수적 성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익히 알려 진 것처럼 '골든'은 미국산 콘텐츠다. 넷플릭스와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케데헌'은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이 연출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골든'은 물론 K팝이다. 하지만 K팝이지만 팝송에 가까운 측면이 있기도 하다"라며 "'케데헌'은 미국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미국 작품이다, 미국에서 워낙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켰기에 상을 안주고 넘어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할리우드 영화 회사가 제작한 측면을 수상작으로 고려한 경향도 있다. 하지만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상이라는 부문은 저평가된 측면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주목할 또 다른 점은 하이브의 걸그룹 캣츠아이가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는 것이다. BTS 소속사 하이브가 기획한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이 그룹은 K팝 제작 시스템과 글로벌 팬덤 전략이 녹아들었다.
하 평론가는 "그래미는 굉장히 보수적인 곳이다. 하지만 케데헌이 본상은 아니지만 상을 탔다는 점은 그래미가 속도는 느리지만 조금씩 변해 가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캣츠아이가 후보에 오른 것도 그렇다. 이런 식으로 가면 그래미가 K팝에 대해 문호를 더 많이 열게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라며 "BTS가 올해 완전체로 복귀한다. 그래미상 수상 1순위는 BTS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데헌의 수상은 이제는 '주류'가 된 K팝이 그래미가 요구하는 '음악'의 규격에 한층 더 다가가고 있음을 보여준 동시에, 그래미의 수상 조건을 어떻게 충족시켰는 지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골든'은 미국인들을 한국어 열풍으로 이끌고 있기도 하다. 현지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즈는 '케데헌 열풍, 미국인들 한국어 배우게 만들다'라는 제목으로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 과정이 급증하고 있다는 내용을 흥미롭게 다뤘다. '케데헌'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조회 수(3억 2510만 회)를 기록했다는 것과 함께 BTS의 월드 투어, 블랙핑크의 코첼라(미국 캘리포니아 음악 축제) 헤드라이닝,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등으로 이어진 '한류'가 문화 소비를 넘어 언어·교육·경제 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는 내용까지 비중 있게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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