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민원 제기 사실 인지하고도 심의 확인
이해충돌방지법상 위반…과태료 부과 통보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가족이 제기한 민원과 관련된 방송사 제재 안건의 심의·의결에 참여한 것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감사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감사원은 가족·지인 민원을 동원해 제재를 유도했다는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서는 이를 직접 입증할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4일 류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3월 국회 요구로 감사에 들어간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류 전 위원장은 2023년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을 인용 보도한 언론사들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도록 하고 직접 제재 안건 심의·의결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감사원은 전체 민원인 65명 중 류 전 위원장과 4촌 이내인 친족이 6명, 그와 같은 기관에서 함께 근무하거나 업무를 같이한 경험이 있는 지인 5명 등 모두 11명이 류 전 위원장과 관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들의 민원 요지가 특정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제재 요구로 동일하고 '일방적으로 전달받은' '마치 사실인냥' 등 특징적 표현을 동일하게 사용하거나 맞춤법 오류도 동일한 것을 확인했다. 여기에 감사원은 이들의 모든 민원 신청이 3일 안에 이뤄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민원 사주 '직접 지시' 진술·물증 확보 못해
이에 감사원은 류 전 위원장이 가족·지인들에게 민원 신청을 사주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민원사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류 전 위원장이 민원 제기를 직접 지시하거나 사주했다는 진술이나 물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감사 시점에 이미 이 건 민원이 신청된 후 2년가량이 지나 민원인 간, 또는 류 전 위원장과 민원인 간의 통신 기록을 확보할 수 없었고, 그 외 방심위 내부 문서, 디지털 포렌식 결과물에서도 민원인들의 진술 내용과 상치되거나 사주 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류 전 위원장이 자녀의 민원 제기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은 채 해당 안건의 심의·의결에 참여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를 이해충돌방지법상 신고·회피 의무 위반으로 판단하고 방심위에 과태료 부과 절차를 진행하라고 통보했다.
◆부하 직원에 '위증 교사' 여부 확인되지 않아
다만 감사원은 류 전 위원장 쌍둥이 동생의 민원 제기와 관련해 류 전 위원장이 동생의 민원 접수 사실을 인지한 후 동생이 민원을 취하한 시점 사이에 회의에 참여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해충돌방지 의무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류 전 위원장은 국회 현안 질의와 청문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가족 민원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증언했다. 이후 방심위 내부 보고 라인과 관련자 진술이 엇갈리며 증언의 진위가 문제로 떠올랐다.
감사원은 류 전 위원장이 동생의 민원 제기 사실을 사전에 보고받았다는 정황 등에 비춰 그의 증언은 사실과 다른 진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류 전 위원장이 부하 직원에게 위증을 교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hyun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