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업계 신뢰도 타격, 전방위 조사 협조해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이른바 '유령코인' 사태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7일 착수한 현장 점검을 10일 정식 검사로 전환했다. 검사는 위법 행위를 전제로 한 절차로, 일정 수준 이상의 문제 정황을 확인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빗썸은 책임을 통감하지만 위법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오지급된 62만개 비트코인 중 99.7%인 61만8000개를 회수했고, 고객이 매도한 1788개 중 93%는 원화 대금으로 환수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급락 과정에서 손실을 본 고객에게 110%를 보상하고, 9일부터 일주일간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는 조치도 내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보상보다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보유 물량이 4만2794개(자체보유 175개, 고객위탁 4만2619개)에 불과한 상황에서 14배가 넘는 62만개가 고객 계정에 지급된 경위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2위 거래소에서 약 58만개에 달하는 '유령코인'이 발생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코인 '복사'가 가능한 구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존재하지 않는 자산이 실제 거래됐다"고 지적한 배경이다. 과거에도 보유 총량을 초과한 거래가 있었는지까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이벤트 담당 직원의 단순 입력 실수로 수십조원 규모의 코인이 지급됐다는 해명에 대해 업권 내부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는 단순 관리 부실을 넘어 고객 자산의 비정상적 유출을 차단할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빗썸은 장부상 오지급일 뿐 실제 보유 코인의 이동은 없었다고 해명하지만, 명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의혹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거래소 시스템 점검 결과 역시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검증 필요성도 제기된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일부 알트코인의 경우 사기를 목적으로 상장되는 '스캠코인' 피해가 반복돼 왔다는 지적이다. 거래소가 거래량 확대를 위해 신뢰도가 낮은 코인 상장을 묵인해왔다는 비판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는 업계 전반의 신뢰를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규제 강화가 현실화할 경우 시장 위축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 검사 결과에 따라 빗썸의 사업 지속성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상 조치를 넘어 철저한 조사 협조와 구조적 개선책 제시를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