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일본 피겨 스케이팅 페어의 간판인 미우라 리쿠–기하라 류이치 조가 쇼트 프로그램 부진을 딛고 프리스케이팅에서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일본 피겨 사상 첫 올림픽 페어 금메달을 차지했다.
두 선수는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2.73점, 예술점수(PCS) 75.40점, 합계 158.13점을 받았다.

이는 개인 최고점이자 종전 기록을 뛰어넘는 점수였다. 쇼트 프로그램 점수를 합한 최종 총점 231.24점으로, 이들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세계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미우라-기하라 조는 2019년 팀을 결성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단체전 쇼트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존재감을 알렸고, 2023년 세계선수권 우승, 2024년 사대륙선수권과 세계선수권 은메달, 2025년 세계선수권 금메달 등 굵직한 성과를 쌓아왔다. 그러나 마지막 퍼즐은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전날 열린 쇼트 프로그램에서 리프트 도중 흔들리며 5위에 머물렀고, 선두와는 약 6.90점 차가 벌어졌다. 금메달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보였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완전히 다른 연기를 펼쳤다.
제3그룹 마지막 순서로 빙판에 오른 두 선수는 초반 3회전 트위스트 리프트를 완벽히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진 3연속 점프 시퀀스와 쇼트에서 실수가 나왔던 리프트까지 안정적으로 수행하며 실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슬로우 3회전 러츠와 슬로우 3회전 루프 등 고난도 던지기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기술적 완성도를 극대화했다.

이들이 받은 158.13점은 2022년 유럽선수권에서 러시아의 아나스타시야 미시나–알렉산드르 갈리아모프 조가 세운 157.46점의 종전 기록을 4년 만에 넘어선 수치다. 동시에 쇼트 프로그램 6.9점 차를 뒤집은 이번 우승은 현행 채점 시스템 도입 이후 올림픽 페어 종목 사상 최대 점수 차 역전이라는 의미도 더했다.
일본 피겨가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평창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하뉴 유즈루가 우승한 이후 8년 만이다. 특히 일본에서 페어 종목에서 거둔 첫 금메달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
은메달은 총점 221.75점을 기록한 조지아의 아나스타시야 메텔키나–루카 베룰라바 조에게 돌아갔다. 이는 조지아가 동계 올림픽에서 획득한 첫 메달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남겼다.
쇼트 프로그램 1위였던 독일의 미네르바 파비안 하제–니키타 볼로딘 조는 총점 219.09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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