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튀르키예 연쇄 회동 후 발표…미·이란 여전히 '미온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중동 전쟁이 5주째로 접어들며 확전 일로를 걷는 가운데, 파키스탄이 수일 내로 미국과 이란 간의 평화회담을 중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TV 브리핑을 통해 "미국과 이란 양측이 파키스탄의 중재 역할에 신뢰를 보인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향후 며칠 내로 양측 간 의미 있는 대화를 개최하고 이를 중재하게 된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이집트 외무장관들과의 연쇄 회동 직후에 나왔다. 다만 다르 장관은 구체적인 회담 일정이나 실제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르 장관은 "관련국들이 체계적인 협상을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번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해법은 '외교'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파키스탄은 분쟁 종식을 위한 모든 노력과 이니셔티브에 적극 참여해 왔으며, 긴장 완화를 위해 미국 지도부와도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끈끈한 관계는 물론, 이란과의 오랜 유대감을 지렛대 삼아 이번 중동 사태의 '핵심 중재자'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 커지는 확전 위기감 속 미·이란은 엇갈린 행보
다만 당사국인 미국과 이란은 여전히 평화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원한다면서도 폭격 작전 확대 가능성을 거론하고, 수천 명의 미군 병력을 중동에 추가 배치하는 등 엇갈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전달한 '15개 항의 휴전 제안(ceasefire proposal)' 역시 테헤란 당국에 의해 단칼에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글로벌 에너지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무기 삼아 강력한 대미 압박을 가하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의 유조선에 한해서만 제한적인 통과가 허용된 상태다.
주변국들의 외교전도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은 지난 29일 파키스탄을 찾아 셰바즈 샤리프 총리, 다르 장관, 무함마드 아심 말리크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잇달아 머리를 맞댔다.
샤리프 총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사우디에 대한 파키스탄의 전폭적이고 흔들림 없는 연대와 지지를 재확인한다"며 "위기 속에서도 사우디가 보여 준 놀라운 자제력을 높이 평가하며, 파키스탄은 언제나 사우디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역내 무력 충돌은 오히려 확산하는 양상이다. 미군이 지상군 투입을 위해 병력을 집결시키는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지난 28일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전선에 가세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