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29일 서울에서 알파고 10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해 AI의 창의성이 알파폴드 개발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 허사비스는 향후 10년간 암 치료와 신약 개발 분야에서 AI가 혁명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10년 후 암 치료제 축하를 위해 재방문하겠다고 했다.
- 신진서 9단과의 대국에서 허사비스는 AI의 강력함을 체감했으며, 신진서는 AI를 닮되 인간 기사의 개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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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알파고가 보여준 창의성의 불꽃이 알파폴드를 탄생시켰고, 그 불꽃은 이제 인류의 질병을 향하고 있다."
29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단상에 올랐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적 대국으로부터 꼭 10년이 지난 날, 한국기원이 주최한 '알파고 10년: 위대한 동행' 행사에서였다. 그의 목소리엔 10년 전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결' 기억이 담겨 있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은 AI 시대를 알리는 출발점이다. 벌써 10년이 지났다." 허사비스가 이날 가장 많이 꺼낸 단어는 '37수'였다. 2016년 대국 2국, 알파고가 두어 전 세계 바둑 전문가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그 한 수. 인간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자리에 놓인 돌 하나가 AI의 창의성을 세상에 처음 알린 순간이었다.
허시비스는 "37수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 몇 년 동안 그 영감을 통해 AI가 발전했다"고 밝혔다. 수십 년간 생물학계를 막아선 난제, 단백질 구조 예측 문제를 AI로 풀어낸 알파폴드는 2020년 발표 직후 과학계를 뒤흔들었다. 허사비스는 "알파고 대국을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이론을 실행할 수 있었고, 그 잠재력으로 알파폴드가 탄생했다"고 했다. 바둑판 위의 한 수가 생명과학의 문을 열었다는 얘기였다. 허사비스는 알파폴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신진서 9단도 37수를 또렷이 기억했다. "인간의 시선으로는 창의적으로 보였지만, 결국 이기기 위한 수였다. 승리를 위한 길이 많이 열려 있었기에 지금 기준으로는 보편적인 수가 됐죠." 충격이 익숙함으로 바뀌는 데 10년이 걸렸다는 말이었다.
◆ 허사비스 "10년 후엔 암 치료제 축하하러 다시 오겠다"
허사비스의 시선은 이미 다음 10년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특히 신약 개발 분야가 중요하다. 과학과 의료 분야에서 향후 10년 동안 어마어마한 혁신이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암 치료, 신약 개발에서의 혁명적 변화를 AI가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10년 후 재방문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의 답은 명확했다. "그때 서울에 온다면, 중요한 의학적 발전, 암 치료제를 축하하러 오기를 바란다"라고 힘을 주었다.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자신이 구축하는 기술이 현실로 만들 변화에 대한 확신처럼 들렸다.
에너지, 로보틱스, 생태계 문제까지 AI 적용 영역으로 언급한 허사비스는 "한국이 로보틱스 산업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도 강조했다.
허사비스가 바둑을 처음 접한 것은 케임브리지대 학부 시절이었다. "수학자들이 많이 두던 게임이었는데 사랑에 빠졌습니다. 동시에 AI가 하기엔 너무 어려운 게임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청년시절을 돌아봤다. 2010년 딥마인드를 창립한 뒤 알파고 대국까지 20년이 걸렸다. 그는 "그 대국이 성공하면서 '과학이나 다른 분야로도 확장할 수 있겠구나' 하고 처음으로 확신할 수 있었던 시점이었다"고 했다.
복잡한 언어 처리라는 또 다른 산도 있었다. "복잡한 언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힘들었다. AI가 세상을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현대의 챗봇이 나왔다." 알파고의 아이디어가 오늘날 대형언어모델의 토대가 됐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허사비스와 신진서의 상견례 대국도 펼쳐졌다. 실력 차를 고려해 허사비스가 흑을 잡고 정선 형식으로 진행됐다. AI가 즐겨 쓰는 3선 침입을 선택한 허사비스는 장고를 거듭했지만, 10분이라는 제한 시간 앞에 결국 29수만에 돌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끝내지 못한 바둑판 앞에서 그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신진서는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 허사비스가 알파고의 아버지답게 AI다운 기풍을 갖고 있다. 잠시 방심하는 사이 프로 시합이 아닌가 싶었다"라고 했다. 허사비스도 웃음을 지으며 받아쳤다. "겁이 날 정도로 파워가 느껴졌다. 알파고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 신진서 "AI를 닮되, 자기 스타일을 버리지 말라"…그리고 AGI
신진서는 이날 AI 시대 바둑 기사의 정체성에 대해 담담하게 말했다. "개인적으로 전투적인 성향인데 AI는 승리 지향의 바둑을 둔다. AI를 닮으려 노력하지만, 자기 스타일을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강한 AI도 바둑의 정답을 알아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인간 기사로서의 여지를 놓지 않았다.
허사비스는 AGI 도래 시점을 5년 후로 내다보면서도 낙관론 일변도로 흐르지 않았다. "AI가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해야 하고, 악의를 가진 이들의 오남용을 방지해야 한다. 번영은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기술의 방향성과 분배를 함께 얘기한 것이다.
행사 말미에는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이 허사비스에게 아마추어 공인 7단을 수여했다. 허사비스는 행사후에도 신진서와 AI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깊은 관심을 표했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