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이 30일 대중국 관세 부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했다.
- 한국은 기계·전자 품목 대미 수출 증가로 반사이익 얻었다.
- 중장기 공급망 경쟁 심화로 구조적 대응 필요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中 수출 비중 줄고 韓·EU·아세안 비중 확대
단기 '기회' vs 중장기 '경쟁력 재편'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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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미국을 중심으로 한 관세장벽 확산이 세계 교역 질서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단순히 수출입 규모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국가 간 경쟁 구도를 재배치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일부 품목에서 중국의 공백을 메우며 단기적인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 "中 줄고 韓 늘었다"…관세가 만든 '무역 전환' 구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관세장벽 확산의 경제적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관세정책 이후 미·중 양자 교역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제3국의 대미 수출 구조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이 영향권 안에 속한다.
KIEP 분석에 의하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 이후, 해당 품목에서 중국의 대미 수출은 뚜렷이 감소했다. 동시에 한국을 포함한 제3국의 수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 품목군이 다수 확인됐다.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물린 품목 중 상당수 가운데 한국·EU·ASEAN이 대미 수출을 늘리면서 중국의 빈자리를 나눠 차지하는 '무역 전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기계·전기전자와 일부 자본재 등에서 한국을 포함한 제3국의 수출 증가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집계됐다. 다만 중간재 등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서는 유의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중간재는 경직성이 크고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높아 제3국 대체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KIEP는 "한국만의 독점적 이익이라기보다 독일·멕시코·베트남 등과 함께 중국의 공백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 수출에 우호적인 신호처럼 보이지만, 일시적 교역 이동에 그치지 않는 '구조 변화'의 출발점이라는 해석이다.

◆ 관세는 '직접 타격'보다 '간접 재편'…제3국 경쟁 촉발
이번 보고서가 강조하는 또 다른 핵심은 관세의 간접 효과다. 미국의 관세는 표면적으로는 중국을 겨냥하지만, 실제 영향은 글로벌 공급망 전체를 따라 제3국으로 번져 나간다는 것이다.
KIEP는 삼중차분 모형 등을 활용해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가 중국의 대미 수출을 줄이는 '직접 효과'뿐만 아니라, 한국·EU·ASEAN의 대미 수출을 바꾸는 '간접 효과'까지 함께 발생한다는 점을 실증했다.
관세 부과로 특정 국가의 수출이 줄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경쟁이 다른 국가들 사이에서 촉발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품목에서는 한국 등 제3국 수출에 양(+)의 효과가 나타났지만, 다른 품목에서는 EU나 ASEAN이 더 큰 몫을 차지하는 등 효과가 품목·국가별로 차별화되는 모습이 드러났다.
이에 관해 KIEP는 "관세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충격이 제3국으로 간접 확산된다는 점"이라며 "어느 나라가 승자가 될지는 공급망 구조와 기업의 대응 전략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동태적 무역모형을 활용해 복수의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에는 더 주목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한국 입장에서 현재처럼 15% 관세가 유지되는 시나리오에서는 대미 수출이 장기적으로 약 1.2~5.6%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캐나다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상대가격이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세계 무역 위축에 더 크게 기여하는 요인은 일부 품목에 대한 고관세 부과가 아니라, 미·중 간 관세장벽의 심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 간 상호관세가 더욱 높아지는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 무역이 최대 3.3% 이상 감소하고, 미국의 대중 수입은 50% 넘게 쪼그라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함의를 가진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24년 기준 약 19.5%로, 여전히 최대 단일 수출국이다.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한국은 '대미 수출 확대'라는 단기 호재와 '대중 수출 감소'라는 구조적 부담을 동시에 떠안는 이중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기회 아닌 시험대"…정책 기반 경쟁으로 바뀐 무역 질서
종합하면 한국이 서 있는 위치는 분명하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수출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을 일부 누리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재편과 경쟁 심화라는 이중 압력에 동시에 노출된 상태다.
특히 KIEP는 관세 정책의 성격 자체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을 핵심 리스크로 짚었다. 과거처럼 특정 국가를 겨냥한 단순 관세 부과가 아니라, 산업·품목 단위 규제·보조금과 원산지 기준을 결합한 '복합 정책 패키지'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시장 접근 여부 자체가 정책에 의해 좌우되면서, 글로벌 교역은 '자유경쟁'이 아니라 '정책 기반 경쟁'으로 전환된다. 이미 미국과 EU는 전략 산업에서 자국 중심 공급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동맹국과 비동맹국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규제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시장 안에서도 협력 대상이자 경쟁자로 동시에 분류되는 이중적 위치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개별 품목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정 품목에서 시작된 규제가 공급망 전체로 연결되면서, 원재료 조달부터 최종 생산까지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수출 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에 따라 KIEP는 리스크 관리와 시장 다변화를 동시에 고려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미국과 EU의 관세·보조금·규제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품목별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는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또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관세 리스크를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도입하고, 금융·보험 지원을 연계해 충격 흡수 능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글로벌 통상 충격은 대기업보다 중소·중견기업에 더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특정 품목에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유럽·동남아 등 제3시장 진출을 병행하는 다중시장 전략을 지원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단일 시장 의존 구조를 유지할 경우, 정책 변화 한 번으로 수출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최근 관세 환경에서의 경쟁은 가격 측면을 뛰어넘어 기술력과 생산 네트워크,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 등이 결합된 종합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KIEP는 "한국 기업이 단기적인 수출 증가에 안주할 경우, 다음 단계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오히려 배제될 위험이 있다"며 "지금의 반사이익은 기회가 아니라 구조 전환을 준비할 수 있는 제한된 시간에 가깝다. 이 시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한국 산업의 위치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 줄 요약
관세장벽 확산은 한국 수출에 단기 반사이익을 주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공급망과 경쟁 구조를 재편하며 한국 경제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