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네덜란드가 150년에 걸쳐 종자·농식품 클러스터를 구축해 24일 현재 세계 2위 농식품 수출국이 됐다.
- 바헤닝언 푸드밸리·씨드밸리에서 대학·기업·정부가 한 공간에서 장기 육종·R&D·IP 전략을 결합해 채소 종자 패권을 굳혔다.
- 한국은 단기 프로젝트·영세 기업 구조를 넘어 K-씨드밸리 생태계와 장기 투자·해외 IP 선점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세계 채소종자 수출 1위 네덜란드
농식품 수출 1289억 유로(2024년) 세계 2위
작은 나라가 만든 '씨앗 제국'의 설계도
1876년 바헤닝언대 산·학·관 협력의 뿌리
채소종자 톱11 중 10곳 네덜란드에 R&D 거점
클러스터가 곧 경쟁력 '네덜란드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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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한 알'이 국가의 운명을 가른다.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기후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갈등이 겹치면서 '종자(種子)'는 농업의 영역을 넘어 반도체·배터리에 견줄 만한 국가 전략 자산으로 떠올랐다. 뉴스핌은 '[씨앗이 패권이 되는 시대] 기획시리즈 6부작'을 통해 종자산업을 '농업'이 아닌 '패권 산업'의 관점에서 6편에 걸쳐 분석한다. 기자의 현장 취재 대신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연구기관이 공개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수집·종합해, 눈에 보이지 않던 '씨앗의 권력 지도'를 펼쳐 보인다. [씨앗이 패권이 되는 시대] 기획시리즈 6부작 |
[세종=뉴스핌] 정성훈 경제부장 = 네덜란드의 국토 면적은 한국의 약 40% 수준이다. 인구도 1700만 명에 불과하다. 농경지는 총 230만 헥타르(ha)로, 사막이 아닌 땅에서 농사짓기에 특별히 유리한 조건도 없다. 그런 나라가 2024년 한 해 동안 1289억 유로(약 195조 원)어치의 농식품을 수출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농식품 수출국 자리를 지켰다.
더 놀라운 숫자가 있다. 전 세계 채소 종자 무역의 3분의 1 이상이 네덜란드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글로벌 채소종자 최상위 11개 기업 가운데 10곳이 네덜란드에 연구개발(R&D) 시설이나 본사를 두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 농부가 파프리카나 토마토, 상추를 키우든, 그 씨앗의 출처를 거슬러 올라가면 높은 확률로 네덜란드의 어느 육종 연구실에 닿는다.
한국 정부가 제3차 종자산업 육성 계획에서 '한국판 씨드밸리(K-Seed Valley)' 구축을 목표로 명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덜란드 모델은 지금 한국이 가장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할 교과서다.
| 150년 전 바헤닝언에 심은 씨앗 |
네덜란드 종자 강국의 역사는 1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76년 암스테르담 남동쪽 약 80km 지점의 작은 도시 바헤닝언(Wageningen)에 국립 농업대학이 세워졌다. 이 대학은 1912년 식물 육종 전문 연구기관을 설립해 종자회사와 농민들이 신품종을 시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분자생물학의 발전과 함께 대학은 DNA 수준의 육종 기술 연구로 영역을 넓혔고, 그 지식이 인근 기업들로 흘러들어 갔다.

오늘날 바헤닝언대학·리서치(WUR·Wageningen University & Research)는 '세계 최고의 농업 연구기관'으로 불린다. WUR 캠퍼스에는 FrieslandCampina, 유니레버를 포함해 230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이 입주해 있다. 연구자와 기업인이 같은 건물에서 점심을 먹고, 같은 실험실 복도를 걷는 구조다. 지식이 논문으로 쌓이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상품과 특허로 전환된다.
| 두 개의 클러스터: 씨드밸리와 푸드밸리 |
네덜란드 종자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는 두 개의 클러스터가 만들어낸다.
첫 번째는 북서부에 위치한 '씨드밸리(Seed Valley)'다. 엔크하위전(Enkhuizen) 인근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 지역에는 몬산토(현 바이엘), 인코텍(Incotec) 등 다국적 기업과 베이오(Bejo), 엔자자덴(Enza Zaden) 등 네덜란드 국내 기업을 포함해 약 27개 종자 기업이 밀집해 있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은 매출의 85% 이상을 해외에서 올린다. 씨드밸리는 민관합작(PPS) 보조금을 통해 공동 R&D를 진행하며, 2020년에는 바헤닝언 대학 연구 프로젝트에만 2000만 유로를 추가 편성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바헤닝언을 중심으로 한 '푸드밸리(Food Valley)'다. 2001년 출범한 Food Valley는 대학·연구소·기업·스타트업이 유기적으로 얽힌 혁신 생태계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약 1만5000명의 농식품 관련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으며 WUR 캠퍼스 하나에만 230개 이상의 기관이 입주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IT 기업들의 집결지라면, Food Valley는 농식품 혁신의 집결지다.
두 클러스터의 공통점은 '경쟁사가 이웃'이라는 것이다. 릭즈완(Rijk Zwaan)과 엔자자덴은 세계 채소종자 시장에서 경쟁하지만, 같은 지역에서 공동 연구 플랫폼을 쓰고 동일한 검역·인증 인프라를 이용한다. 경쟁은 시장에서, 협력은 연구·제도에서 이루어지는 구조다.
| '씨앗의 귀족들': 릭즈완·엔자자덴·베이오 |
세계 채소종자 시장의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다. 그 10개 기업 중 네덜란드 토종 기업이 세 곳이나 포함된다. 릭즈완(Rijk Zwaan), 엔자자덴(Enza Zaden), 베이오(Bejo)가 그 주인공이다.
릭즈완은 1924년 로테르담에서 시작한 가족 기업이다. 2023년 기준 매출 6억 유로를 돌파하며 세계 채소종자 4위에 올랐다. 31개국 35개 현지 법인, 100개국 이상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주목할 점은 상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3개 가문과 직원들이 지분을 나눠 갖는 구조 덕분에 분기 실적이 아닌 10년·20년 단위의 육종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 베이오와 엔자자덴도 마찬가지다. '가족 기업의 장기 육종 문화'가 네덜란드 토종 종자기업의 공통 DNA다.
이 기업들의 성공 방정식은 간단하다. 특정 채소 품목에 수십 년간 집중 투자해 F1 하이브리드 품종을 개발하고, 세계 농가에 그 씨앗을 매년 구매하게 만드는 구조를 설계한다. 농가는 매년 새 씨앗을 사야 하지만, 그 대신 더 높은 수확량과 병충해 저항성을 얻는다. 이 모델은 장기 R&D와 글로벌 마케팅이 결합돼야만 작동한다.
| 한국과의 비교: 무엇이 다른가 |
한국과 네덜란드는 표면적으로 비슷해 보인다. 둘 다 농경지가 좁고, 기술력을 보유한 공공 연구기관이 있으며, 수출 중심 경제 구조다. 그러나 종자산업의 성과는 극명하게 갈린다.

가장 큰 차이는 '시간'이다. 네덜란드는 150년에 걸쳐 연구·기업·정부가 역할을 조율하며 클러스터를 키웠다. 한국은 10년 단위 프로젝트를 반복하다 GSP 종료 후 R&D 예산이 5분의 1로 줄어버렸다. 두 번째 차이는 '기업 규모'다. 릭즈완 한 기업의 연매출(6억 유로·약 9000억 원)이 한국 전체 종자산업 시장(약 8754억 원)과 맞먹는다. 단일 기업 하나가 한 나라 산업 전체에 필적하는 셈이다. 영세 기업 위주 구조로는 장기 육종 투자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 한국이 가져올 수 있는 것 |
네덜란드 모델을 그대로 복사할 수는 없다. 150년의 역사를 단기간에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구조적 교훈은 명확하다.
첫째, 클러스터는 '선언'이 아니라 '생태계'다. 정부가 K-Seed Valley를 선포했다고 씨드밸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업·대학·연구소가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같은 인프라를 쓰고, 같은 인재풀을 공유하는 구조를 수십 년에 걸쳐 쌓아야 한다. 둘째, 가족형 장기 투자 기업 모델이 필요하다. 릭즈완이 6억 유로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상장 대신 장기 육종을 택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종자 기업이 5년·10년 단위 육종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세제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해외 IP 선점이다. 씨드밸리 기업들은 신품종 개발과 동시에 주요 수출 대상국에 품종보호권을 출원한다. 한국은 개발 이후 IP 등록을 후순위로 미루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
네덜란드의 교훈은 하나다. 씨앗은 하루아침에 패권이 되지 않는다. 150년의 협력이 쌓여 '세계의 씨앗 창고'가 됐다. 한국에게 주어진 질문은, 지금 그 첫 삽을 제대로 뜨고 있는가이다.
이 시리즈의 다음 편(4편)에서는 아시아에서 네덜란드의 '작은 버전'에 가장 근접한 나라, 대만의 이야기를 다룬다. 반도체 강국이 어떻게 농업에 IT 방식을 이식해 틈새 종자 수출 강국으로 도약했는지 살펴본다.
■ 한 줄 요약
150년에 걸쳐 대학·기업·정부가 한 몸으로 움직이며 쌓은 네덜란드의 종자 클러스터는, 단기 프로젝트와 영세 기업 구조에 머무는 한국 종자산업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거울이다.
* [AI로 읽는 경제]는 AI 어시스턴트가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ChatGPT, Google Gemini, Perplexity, Claude AI 모델이 적용됐습니다. 상단의 'AI MY 뉴스' 로그인을 통해 뉴스핌의 차세대 AI 콘텐츠 서비스를 활용해 보기 바랍니다.
j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