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4일 충남 예산군 바이켐에서 화학사고 인명피해 저감 방안을 적용했다.
- 정전기 방전 패드·음성안내·화학안전구역 표시 등 저비용 예방장치를 설치해 폭발과 보호장구 미착용 사고를 줄이고자 했다.
- 최근 화학사고의 88%가 안전기준 미준수로 발생해 기후부는 현장 교육과 중소 사업장 장치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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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기 방전 패드·음성안내 등 안전장치 설치
기후부, 중소 화학사업장 중심 예방장치 지원 확대
인명피해 화학사고 88.3%는 안전기준 미준수 원인
작업 전 현장교육 전환…단기근로자 사고예방 추진
[예산=뉴스핌] 김하영 기자 = "고농도 화학물질이 누출됐는데 작업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아 30분도 안 돼 쓰러졌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클로로포름을 흡입해 발생한 화학사고 사례다. 이처럼 화학사고는 큰 폭발음이나 전조 없이도 순식간에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화학사고 인명피해가 급증하자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예방 장치와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24일 찾은 충남 예산군 환경친화형 세척제 생산업체 바이켐. 이 업체는 기후부가 추진하는 화학사고 인명피해 저감방안이 실제 적용된 대표 사업장이다.
사업장 곳곳에는 정전기 방전 패드와 위험구역 음성안내 장치, 화학안전구역 표시 등 화학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 "손 한 번 대면 끝"…4만5000원짜리 정전기 방전 패드가 폭발 사고 막는다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빨간색 손바닥 모양의 정전기 방전 패드였다. 정전기는 공기 중 인화성 물질과 접촉 시 점화원이 돼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작업자는 사전에 정전기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시설과 저장창고, 원료 하역구역 곳곳에 설치된 패드는 작업자가 손을 대는 것만으로 정전기를 제거할 수 있다. 단순해 보이지만 화학공장에서는 폭발을 막는 중요한 안전장치다.

정전기 방전 패드는 개당 약 4만5000원 수준이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폭발사고와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어 기후부는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후부가 분석한 사고 사례 중에는 정전기가 폭발로 이어져 작업자가 숨진 경우도 있었다. 인화성 증기가 체류한 작업장에서 정전기가 점화원 역할을 한 것이다.
이선화 바이켐 대표는 "겨울철 옷을 벗을 때 '찌릿'하는 정전기 자체가 점화원이 될 수 있다"며 "인화성 증기나 가스가 있는 공간에서는 작은 정전기 하나도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금 더 안쪽으로 이동하자 스피커를 통해 음성 안내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제조시설 입구와 위험구역 곳곳에 설치된 음성안내 장치는 작업자들에게 보호장구 착용과 안전수칙을 반복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한다.

여름철에 작업자들은 마스크나 두꺼운 보호복 착용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공장이 익숙한 공간이다 보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들 수 있다. 음성안내 장치는 그런 상황에 대비해 작업자에게 반복적으로 안전수칙을 각인시켜준다.
공장 바깥으로 나서자 바닥에 노란색으로 표시된 화학안전구역이 눈에 띄었다. 유해화학물질을 하역하거나 원료를 섞는 작업이 이뤄지는 곳을 가시적으로 표시한 구역이다. 작업자와 외부인이 위험구역을 쉽게 알아보고, 무심코 안으로 들어가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선화 대표는 "사고는 늘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발생한다"며 "계속 주의를 주고 가시적인 표시가 있어야 작업자들도 위험성을 인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 화학사고 중 88%는 안전기준 미준수…기후부, 현장 중심 예방대책 확대
기후부가 이 같은 안전장치를 도입한 것은 최근 화학사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기후부가 최근 3년간 인명피해가 발생한 화학사고 180건을 분석한 결과 159건(88.3%)이 법정 안전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적요인 사고로 나타났다.
설비 노후화나 기계 결함보다 보호장구 미착용, 점화원 관리 소홀, 작업수칙 미준수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 위반이 더 큰 원인이었던 셈이다.
특히 지난해 화학사고는 157건으로 전년보다 29건 늘었다. 인명피해도 150명으로 전년보다 70명 증가했고, 사망자도 5명에서 12명으로 늘었다.

이에 기후부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울산·여수·서산 등 주요 산업단지의 안전관리자 480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해 화학사고 저감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기존 온라인 중심 교육을 작업 전 현장교육으로 전환하고, 단기 근로자를 대상으로 취급물질과 사고 사례, 비상조치 방법 등을 직접 교육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후부는 올해 인화·폭발 위험이 높은 중소 화학사업장을 중심으로 관련 장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어 향후 효과를 분석한 뒤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우수 사례를 산업계 전반에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손명균 기후부 화학안전과장은 "처음에는 시설 문제가 원인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인명피해 사고 대부분은 작업자의 실수에서 발생했다"며 "거창한 설비보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예방장치가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수 기후부 환경보건국장은 "화학사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장 현장에서 기본 안전수칙이 철저히 지켜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보호장구 착용과 정전기 방지, 작업 전 교육 등 현장 중심 예방대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gkdud938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