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미국 증시 주요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최근 급격한 랠리를 보이던 미국 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라는 오랜 숙적을 만났다.
미국 노동부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3% 하락했으나,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PPI는 0.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예상치를 3배나 상회하는 근원물가 상승속도는 2005년1월 이후 가장 빠른 수준이었다.
물론 경제전문가들은 PPI 하락은 전적으로 에너지물가 하락에 의한 것인 한편, 근원PPI 상승은 주로 승용차 및 픽업트럭 가격 급등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그 의미를 폄하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급격한 물가압력은 일단 뒷짐지고 관망하던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을 고려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이끌어 냈다. 더구나 주택경기 둔화를 중심으로 한 경기약화 전망은 최근 주택시장이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그린스펀)는 평가에 다소 주춤거리는 실정이다.
그 동안 금리인하 가능성에 주목해오던 시장은 이제 "금리인상과 금리인하 가능성이 반반"(풀)이란 주장에 무게를 싣게 됐다.
다만 이날 장 초반 거의 100포인트 가량 하락했던 다수지수는 후반들어 저가매수세력들이 유입되면서 낙폭을 크게 줄여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랠리에 동참하지 못해 발을 굴렀던 일부 투자자들이 주가하락을 매수기회로 활용한 듯 하다"고 지적했다.
<주요지수 동향(10/17종가 기준)>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장 마감 이후 나올 대형 기술업체의 실적결과와 소비자물가지수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인텔(Intel)은 골드만삭스(Goldman Sach)가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한 가운에 주가가 3.2% 하락했으나, 장 마감 이후 분기 프로포마(pro-forma) 실적이 주당 27센트로 시장의 기대치 18센트를 상회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3% 상승, 정규장의 하락 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역시 장 마감 이후 나온 IBM의 경우 분기실적이 주당 1.45달러로 시장의 기대치(1.35달러)를 상회하면서 주가가 3.5%나 올랐다.
야후!의 경우 주당 11센트의 분기실적을 내놓아 시장의 예상치와 부합했으나 매출실적이 월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4/4분기 실적 예상치도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급락했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거의 5% 가량 급등했다.
한편 모토로라(Motorola)의 경우 실망스러운 매출 및 순익 결과 그리고 4/4분기 실적예상치를 발표한 뒤 주가가 8%나 급락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여전히 OPEC의 감산결정을 기다리는 가운데 1.01달러 하락한 배럴당 58.93달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