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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김호중 동부증권 사장

기사입력 : 2008년01월02일 10:33

최종수정 : 2008년01월02일 10:33


[뉴스핌=홍승훈기자] 김호중 동부증권 사장의 신년사입니다.

친애하는 동부증권 임직원 여러분!

희망찬 2008 무자년(戊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에도 임직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충만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2007년을 돌이켜보면
유난히도 굵직 굵직한 이슈들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한미 FTA 협상 체결과 자본시장통합법 국회 통과로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제도가 줄줄이 도입되었고,
펀드 설정액이 300조원을 넘어서는 등 펀드열풍이 불면서
코스피지수가 1989년 1,000pt를 넘은 이후
18년만에 2,000pt를 돌파하는 성과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를 비롯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육박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우리 경제를 어둡게 하는 요인들이었습니다.

이러한 경영환경 속에서 지난 한 해 우리회사는
미래의 성장기반을 착실히 다지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다각적인 시도와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전반적인 증시 상승세에 힘입은 면도 없지 않지만,
Retail과 Wholesale 부문 공히
전년 대비 양호한 경영실적을 거둔 가운데,
Retail 부문에서는 Brokerage 수준 향상을 위하여
고객 수익률 제고와 예탁자산 증대에 매진해 왔으며,
다양한 금융상품판매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자산관리 역량 제고를 위하여
조직별 Role을 명확히 하고
영업 혁신을 획기적으로 추진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Wholesale 부문에서는 오랜 기간 준비해왔던
장외파생금융상품 거래업무 인가를 마침내 취득하였고,
KRX 채권시장 소매전문딜러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특히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앞으로 우리회사가 대형 금융투자회사로 도약하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성과를 얻기까지 지난 한 해 동안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임직원 여러분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과연
미래의 환경변화에 대비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였는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회사만 놓고 본다면 전년에 비해 다소 나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서
우리가 생존하고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모습으로는 역부족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8년 경영 환경 역시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은
증권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우리와 같은 중소형 증권사에게는
크나큰 위기의 요인으로 다가 오고 있습니다.
이제 지역간, 업종간 구분은 사라지고,
강한 자, 준비하는 자만이 살아남는
냉엄한 적자생존의 원리가 극명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바야흐로 무한경쟁의 시대에 우리는 서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구태의연한 사업 행태와 일하는 방식의
혁신적인 개선 없이는
생존 그 자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놓여있는 현재의 위기를
미래의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모든 부문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지난 6개월은 사장이 직접 나서서
급격한 경영여건의 변화속에서 회사가 생존하고,
나아가 한국최고의 일류회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직원 여러분들의 자세변화를 통하여
취약한 조직기능이 이루어지고 있는 동부증권을
기본에 충실하고 역량있는 동부증권으로 만들기 위해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여
새롭게 조직과 System을 일류로 만들어 가야 된다는
것을 강력하게 주문해 왔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수인력이 동부증권에 모여들게 되고,
그렇게 되면 동부증권은 더더욱 일류회사가 될 것입니다.

2008년은 이제 제대로 실천하는 해입니다.
사장이 나서는 게 아니고
지금부터 사업부장, 임원이 중심이 되고
직원 여러분들이 주체가 되어
하나하나 실행으로 옮겨서
한국 최고의 일류회사 System을 만들어 가야 되는
해임을 깊이 인식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합니다.
낙오자 없이 모두 능동적인 회사로 일류를 만드는 데
참여해 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합니다.
이제 질적으로 한국최고의 금융투자회사로 만드는 것은
사장이 아니라 바로 임직원 여러분이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마음속 깊이 되새겨 주시길 바랍니다.

사장은 충분한 Message를 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여러분들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한발 물러나서 여러분들이 잘할 수 있도록,
장애물을 제거하고, 여건을 만들어 주고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조정기능을 하고,
그리고 또 잘하는 직원 여러분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데만 신경을 쓰고자 합니다.
꼭, 임원, 직원 여러분의 몫을
분명히 하여 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또 한가지 금년부터 경영의 중요한 Key Word를
『Speed』로 삼고자 합니다.
현대 경영에 있어서 Speed가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잘하는 일도 제때 하지 않으면
남을 이길 수 없습니다.
남을 따라서 흉내내는 수준으로는
일류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100% 완벽한 방안도 때를 놓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70~80% 정도의 합리성만 갖췄더라도
때를 놓치지 말고 제때 실행해야 합니다.
우리회사에는 Speed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직원 여러분께서는 이 점을 각별히 유념하시고
올해부터 Speed를 중시해서
모든 일을 추진해 주시길 당부합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꿈과 이상을 가지고 그 실현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2008년을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해』로 만들기 위해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반드시 실천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첫째, 각 부문별로 영업경쟁력 확충을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를 돌이켜 보면
시장에서 다른 회사들이 자본금과 우수인력을 확충하고
점포를 파격적으로 늘리는 등 급격한 변화를 실감하였고,
우리회사도 지난 6개월간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것과
일류회사가 되기 위해 획기적인 노력을 하자는
공감대는 어느정도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 변화는 아직도
제대로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올해부터는 각 부문에서
시장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Retail에서는 자산관리영업 정착, 온라인사업 강화,
영업점포망 확충 등을 통해
최고의 경쟁력을 구축해야 하며,
Wholesale에서는 IB 및 Global 역량 확보,
RM 기반의 자산운용 및 OTC 강화를 위해
노력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지난해 베스트 애널리스트 평가에서
개인부문 1위를 포함해 많은 직원이 상위권에 랭크되어
회사 전체적으로 10위권에 오르는 등
Research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도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이 파악되면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Research 부문도 더욱 노력하여
확고하게 업계 상위권의 역량을 확보하고
Retail과 Wholesale부문을 든든하게 뒷받침 해주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경영지원 부문 역시 영업에 포커스를 맞춰
영업활동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효율적이고 적절한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둘째, 회사의 생존여부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
고객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고객을 잃는 데는 10초가 걸리지만,
잃어버린 고객을 다시 오게 만드는 데는
1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고객의 Needs가 매우 빠르고
복잡화, 다양화, 세분화 되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만족하는 가치를 제공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철저하게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만이 최종 경쟁 대열에 합류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고객은 우리의 미래이며, 생존의 열쇠라는 인식하에서
모든 업무를 고객중심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우량고객의 창출을 위해
기존 조직에 의해 현재 추진하는 업무를 개혁함과 동시에
상품개발과 새로운 업무의 개발을 주도할
상품개발본부를 출범시켜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해 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우리회사도 은행의 큰 고객이
증권으로 넘어오게 될 시대를 대비하며,
PB영업도 본격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회사는 고객의 Needs를 미리 파악하고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일류회사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고객만족은 회사와 직원으로서의 당연한 사명이자
의무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 선진 금융투자회사의 필수요건인
고도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기존 직원에 대한 연수를
체계적이고 심도있게 시켜서
완전한 전문가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력개발을 위한 「획기적 연수 Program」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것입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핵심포스트의 전문인력의 영입도
병행함으로써 기필코 일류 금융투자회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회사 차원에서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양성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을 생각이지만,
임직원 여러분도 선진 금융지식과 네트워크로 무장하여
스스로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금융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부단한 자기계발에 힘써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넷째, 변화의 주체가 되고, ‘나부터, 지금부터’ 변화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취임 이후 줄곧 목청을 높이며
여러분께 강조해왔던 ‘환골탈태’의 변화와 혁신을
올해는 반드시 정착시키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변화는 경쟁력 있는 대응입니다.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은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이며,
이는 곧 영원히 선발주자를 따라잡을 수 없음은 물론,
후발주자에게까지 추월당함을 의미합니다.

변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변화는 어렵습니다.
초기에는 다소 혼란스럽고 귀찮을 수 있지만,
임직원 개개인이 자신과 조직의 필요에 의해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생활의 일부로 정착시키고,
업무활동에 적용할 때
비로소 우리의 내부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비교우위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
변화를 당하는 머슴이 되지 말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주인이 될 것을 당부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이제 우리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지난해 창립 25년을 보낸 우리에게
2008년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25년을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이는 동부증권의 50년, 나아가 100년을 설계하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임직원 모두가 동부증권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주인공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매사에 도전과 열정으로
역량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가 가장 안전합니다.
그러나 거친 파도를 뚫고 항해 해서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배의 역할은 달성되는 것입니다.
망망대해에서 어떤 일을 만날지 알 수 없지만
물결을 헤치면서, 만선의 소망을 품고
항구를 떠나는 배가 아름답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견디기 힘들 정도의 거센 풍랑이 몰아칠 수도 있겠지만,
우리 동부증권인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함께 물결을 헤쳐나간다면
2008년을 우리의 한 해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항해하는 배가 아름답듯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아름다운 동부증권인이 됩시다.

다시 한번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새해에 여러분의 바람이 뜻대로 이루어지고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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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베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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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83만원...청약 어디에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적대적 M&A(인수합병)는 기본적으로 '공격자'에게 불리한 게임이다. 경영권을 뺏길 위기에 처한 '방어자'는 총력전이다. 물불 가릴 게 없다. 반면 공격자는 계산기를 계속 두드린다. 수익성을 수시로 체크하며 게임을 진행한다. 공격자 입장에서 볼 때 돈을 벌지 못하는 M&A는 의미가 없다. ◆ 적대적 M&A는 기본적으로 방어자에 유리 방어자 '고려아연' 경영진과 공격자 '영풍∙MBK파트너스'의 싸움은 초기에 공격자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기습공격을 당한 방어자는 자금력 부족으로 사면초가였다. 특히 회심의 자사주 매입 전략이 공격자의 가처분 신청으로 무산될 상황에 처하면서 엄청난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법원이 공격자의 자사주 매입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대반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또 베인캐피털 등 경영권 방어에 자금을 대 줄 백기사를 구하는 데도 성공했다. 법원 판결 이후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공개매수가격을 MBK파트너스의 75만원보다 무려 8만원이나 높은 83만원으로 상향했다. 또 단 1주라도 매수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공시했다. 이 2개의 강력한 승부수로 수세에 몰렸던 게임의 흐름이 변했다.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수량은 최대 18%에 달한다. 이 공개매수 대금으로 '고려아연'이 2조6634억원, '트로이카 드라이브 인베스트먼트(베인 캐피털)'가 4259억원을 준비했다. 합치면 3조893억원이다. 이에 기세 등등했던 공격자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이는 공격자인 MBK의 목표가 통상적인 감사 선임 싸움을 통한 주가부양 수준을 뛰어 넘어 훨씬 난이도가 높은 경영권 확보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다. 글로벌 탑 수준의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자금력을 의심하는 시장관계자는 없다. 자금은 충분히 넉넉하다. 하지만 물불 가리지 않고 경영권을 방어해야 하는 고려아연 경영진과 MBK파트너스와의 입장은 하늘과 땅 차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2 mironj19@newspim.com ◆ 외국 국적의 적대적 M&A…한국서는 거부감 강해 MBK가 적대적 M&A를 시도한 이유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여론형성을 위해 기존 경영진의 부도덕성 등을 부각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횡령 수준의 범죄가 아니면 한국에서 경영진의 경영능력은 큰 문제가 안 된다. 또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는 관점과 목적에 따라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금융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사모펀드가 돈을 벌기 위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건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곳은 한국이다. 한국의 유교문화는 개인주의가 강한 다른 나라 사람들을 종종 당황스럽게 한다. 한국만의 이해할 수 없는 애국주의는 적대적 M&A 공격자들에게는 상당한 장벽이다. 일례로 21년 전인 2003년에 적대적 M&A 세력인 소버린이 SK를 공격한 적이 있었다. 이 당시 SK의 최대지분율은 14% 내외로 공격자인 소버린 지분율 14.99% 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2004년과 2005년 2번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소버린은 SK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의결권 대결을 했으나 경영권 장악에 실패했다. 놀랍게도 소버린은 단 1명의 이사도 이사회에 진출시키지 못했다. SK가 완승한 이유는 소액주주들이 애국심 때문에 SK에 표를 밀어준 영향이 컸다. 또 SK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백기사, 우호세력에 자사주 매각, 우호지분 확보, 소액주주 의결권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힘겹게 경영권을 지켰다. 그 때보다 세월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이런 한국의 특수한 애국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고려아연 주식 유통물량 중 상당수는 한국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적대적M&A에 협력했다는 꼬리표를 다는 건 한국 특유의 정서상 앞으로의 금융 비즈니스에 유리하지 않다. 이 점은 고려아연 경영진에게 유리한 정황이다. 반면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궁극적으로 중국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은 한국 언론과 여론에 불리한 정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0월 4일인 오늘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를 개최해 고려아연이 자사 보유 기술에 대해 신청한 국가첨단전략기술과 국가핵심기술 판정 신청 등의 안건 심의에 나서는 것도 MBK파트너스에는 부담이다. 해당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이라고 판정될 경우에도 MBK파트너스의 M&A와 관련된 행정적 영향력은 낮다. 하지만 만약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인수에 성공한 이후에는 해외 매각 진행 시 한국 정부가 이를 법적으로 따져 볼 권리가 생겨 일종의 제약사항이 발생한다. 이는 MBK파트너스의 출구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MBK파트너스도 4일 오후에 공개매수가격을 고려아연과 동일하게 83만원으로 상향하고 최소매수수량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개매수 기간도 10일 늘어난 10월 14일로 변경됐다. 83만원 이상으로 공개매수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도 충분하다. 반드시 이익을 내야 하는 사모펀드의 속성상 어려움이 있다. 또 최소 매수주식수 144만주로 정한 공시를 삭제해 단 1주가 신청되더라도 매수하는 방침을 세운 것도 MBK파트너스에는 부담이다. 원래 최소 매수주식수를 정한 이유 자체가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 아예 전체 주식 매수를 포기해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보험 전략이다. 그런데 최소 매수주식수 조항을 삭제해 버리면 경영권을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꼴이다. 따라서 MBK파트너스는 경영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 상당한 손실을 볼 수도 있는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 고려아연 투자자 행복한 나날들…세금은 주의해야 치열한 경영권 다툼으로 촉각이 곤두선 고려아연 경영진과 MBK파트너스 경영진과 달리 고려아연 투자자들은 지금 행복한 비명이다. 경영권 분쟁 전 50만원 수준에 머물렀던 고려아연 주가는 현재 MBK의 공개매수가격인 75만원을 돌파했다. 또 거래량도 활발한 상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고려아연 경영진과 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이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투자자들도 주의할 사항이 있다. 일단 고려아연 유통주식의 상당 부분을 소유 중인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다. MBK의 공개매수 요청은 안정적이다. 또 공개 매수 가격도 83만원으로 인상돼 고려아연과 동일한 조건이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MBK의 요청에 응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일단 기관투자자는 어느쪽 공개매수에 응할지 행복한 고민이다. 그런데 가격 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변수가 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비즈니스와 관련된 고려아연과의 관계 유지 등이 걸림돌이다. 반면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에 2차 가처분이 신청돼 있는 건 미래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반면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고려아연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따라서 어디가 더 높은 공개매수가격을 제시하느냐가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그런데 주의할 사항이 있다. 바로 세금이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과 달리 장외매매 주식이나 공개매수 주식은 별도의 거래세와 양도세를 낸다. 그런데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하는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세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먼저 한국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거래세는 0.18%로 낮다. 반면 장외매매나 공개매수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의 거래세는 0.35%로 높은 편이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건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은 대주주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비과세다. 반면 장외거래나 공개매수를 통해 발생하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은 상당히 높다. 개인투자자가 장외매수나 공개매수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은 양도차익이 3억 이하인 경우 22%, 양도차익이 3억 초과인 경우 27.5%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이것도 적지 않은 세금인 데 고려아연 방식의 자사주 공개매수의 경우 세금이 훨씬 더 높다. 이 경우 양도차익이 250만원 이하인 경우는 비과세다. 문제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방식의 세율은 차익이 클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세금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참세무법인의 최왕규 세무사는 "이번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는 소각 시 의제배당에 해당 돼 연 2000만원이 넘는 수익은 금융소득종합과세로 분류돼 고율의 누진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는 의견이다. 이런 경우 양도차익 1400만원 이하는 6.6%(지방세 포함, 이하 동일), 5000만원까지는 16.5%, 8800만원까지는 26.4%, 1억5000만원까지는 38.5%, 3억원까지는 41.8%, 5억원까지는 44%, 5억원 초과 시 46.2%, 10억원 초과 시 최대 49.5%라는 고율의 종합소득세 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양도차익 세율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고려아연 주주 중 상당 지분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경우 과세표준이 2억원 이하는 세율이 고작 9.9%(지방세 포함)에 불과하다. 200억원 이하까지는 20.9%에 불과하니 개인투자자와 달리 세율에 대한 부담이 현저히 작은 편이다. 결론적으로 개인투자자는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높은 세율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경우 금액과 상관없이 세율이 낮은 편이므로 그 외 미래 영업의 유∙불리 등을 더 중요하게 따져보는 분위기다. ◆ '이벤트 드리븐' 치익거래는 늘 리스크 상존 방어자인 고려아연 경영진과 공격자인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이런 예기치 못한 이벤트를 추종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이벤트 드리븐' 전략이라 한다. 그런데 '이벤트 드리븐 전략'의 단점은 향후 시장 예측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이다.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방어자인 고려아연 경영진의 철벽수비에 공격자인 '영풍∙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공격자가 과감하게 현재의 공개매수가격 83만원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또 오늘 결론 날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가 고려아연의 국가핵심기술 판정 신청 안건을 어떻게 결론 내릴지도 변수다. 고려아연과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은 수 많은 변수들이 있으므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증시 밸류업 측면에서는 이런 적대적 M&A가 주가부양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제도를 탓하기 보다는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다. 10월 4일 현재 고려아연의 주가는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격인 75만원을 훌쩍 넘은 7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방어자인 고려아연 경영진에는 유리한 형국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경영권 분쟁 주식에 투자할 때 누가 승리하느냐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향후 세금 관계가 어떻게 될지도 잘 따져보는 것도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중요한 전략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longinus@newspim.com 2024-10-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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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는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검찰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를 최종 무혐의 처분한 가운데 남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처분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검찰이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는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번에도 김 여사를 불기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4일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이달 안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매듭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수사 절차가 끝나가는 상황인데다, 4년간 이어져온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더 지체하기에 부담감이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지난 7월 김 여사를 비공개 출장조사한 데 이어, 다른 '전주'들에 대한 조사도 사실상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 장모이자 김 여사 어머니인 최은순 씨도 조사를 받았다. 또 검찰은 김 여사와 유사하게 전주 역할을 한 손모 씨에게 '방조 혐의' 유죄가 선고된 항소심 판결문 분석도 마쳤다. 법조계는 김 여사가 직접 주가조작에 관여했거나 적어도 주가조작 사실을 인식했다고 여길만한 증거나 진술이 부족해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이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인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힌 손모 씨와 같은 '전주'로서 방조죄가 성립되려면, 돈을 빌려줄 때 그 돈이 주가조작을 위해 사용된다는 상황을 인식하고 빌려줬느냐가 쟁점"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까지 관계자들 진술에서 김 여사가 관련됐다는 명확한 진술이 나온 것도 아니고,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인지했다는 증거도 없는데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할 순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이미 4년을 끌어 온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도)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할 것이다. 아마 교육감 선거(10월 16일)가 있으니 선거 끝나고 바로 결론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항소심에서 손씨의 방조혐의가 유죄로 선고됨에 따라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장윤미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손씨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을 때 대통령실에선 이를 근거로 김 여사의 무죄를 주장했었지만 항소심 이후 유죄로 번복됨에 따라 상황이 바뀐 것 아닌가"라며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비공개 출장 조사로 한 번 이뤄졌는데 상대적으로 수사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제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지난 2일 '대통령 부부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등 고발사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비롯해 김 여사, 최재영 목사,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 등 5명을 불기소 처분했다. seo00@newspim.com 2024-10-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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