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김남인 칼럼] 한승수 총리론

기사입력 : 2008년03월28일 16:23

최종수정 : 2008년03월28일 16:23

오래전 일이지만 과천관가에서 관운(官運)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돌았다. 관운으로 치면 나웅배 전 부총리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최고라는 것이다. 나씨는 핵심경제부처인 경제기획원, 재무부, 상공부 등 3개 부처 장관을 모두 역임했으니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 어렵다는 고시에 합격하고도 장관 문턱을 넘어서는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든게 사실이고 보면 나씨의 관운은 관가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장관 이전에는 교수를 지냈고 여기에 국회의원까지 역임했으니 나씨는 하늘이 내린 행운아로 봐도 무방하다.

나씨가 3개 핵심경제부처 수장을 지낸 1980년대는 관치(官治)경제 시대에 해당한다. 당시는 기업과 금융기관 등에 대한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게 시대이었다. 속된 표현으로 공무원의 끝발이 잘 먹히던 시기이었다. 중앙부처 과장급만 되어도 산하기관장이 꼼짝 못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이쯤 되면 1980년대 장관의 힘은 지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대단했다. 그럼에도 나씨의 행적은 별다른 흠결을 남기지 않았다. 처신과 자기관리에도 뛰어난 능력은 보인 게 나씨이다.

당시 경제기획원, 재무부, 상공부는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3두마차였다. 각각의 부처는 경제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어느 부처가 더 힘이 있는지 가늠하기는 힘들었다. 3개 부처 수장을 지낸 나씨만이 어느 부처의 힘이 센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인물로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나씨는 한 사석에서 3개 부처의 장관을 역임한 소회를 이렇게 밝혀 화제가 됐다. ‘경제기획원 장관은 명예롭고(honorable), 재무부 장관은 힘이 있고 (powerfull), 상공부 장관은 호화롭다(favourable)'고 촌평했다. 깔끔했던 처신에 걸맞는 촌철살인의 평가다.

관천 관가에서는 나씨의 화려한 경력은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여겼다. 우선 능력과 처신을 겸비해야 하고 특수한 정치환경이 맞아 떨어져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능력과 처신을 갖춘 인물은 출현할 수 있어도 1980년대식의 통치방식은 종식된 만큼 나씨에 버금가는 전력자가 나올 수 없다고 믿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느 분야이든지 기록은 깨지게 마련이다. 나씨의 화려한 경력도 마찬가지로 깨졌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승수 국무총리이다. 한 총리는 교수로 출발해 국회의원에 상공부 장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재정경제부는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합친 경제부처로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장관을 함께 역임한 셈이다. 나 씨와 버금가는 경력이다.

한 총리는 시대적 상황이 녹녹하지 않았음에도 나씨의 전력보다 훨씬 화려한 길을 걸었다. 대통령 비서실장, 외교관의 꿈인 주미대사와 외교통상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외교통상부 장관 시절에는 유엔총회 의장을 지냈다. 현재는 대통령 한 사람을 빼고는 최고의 자리인 국무총리이다. 아마도 정말 깨지지 않을 임명직으로는 최고의 전력이다. 한 총리는 이처럼 출세가도(?)를 달린 까닭에 그에 선대 묘와 생가는 풍수연구가들의 필수적인 답사코스가 되었다.

최고의 관운을 타고난 한 총리가 29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에 한 총리는 국정 2인자의 무거운 책임을 맡았다. 그에 화려한 경력과 능력이 국정현안을 슬기롭게 풀어낼 수 있는 적임자로 낙점되었다고 생각된다.

한 총리는 지난 한달 동안 재래시장과 중소기업을 방문해 민생경제와 소외계층의 실상을 살폈고 대통령과 주례회동을 통해 국정현안을 논의하는 등 비교적 조용한 행보로 일관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의 정부 시스템 재구축에 주력하는 한편 국정현안인 자원확보, 사회갈등해소와 위험관리방안 등을 세웠다. 정부 내에 물가안정과 성장을 놓고 약간의 불협화음이 일어났을때는 ‘단기 물가, 장기 성장’으로 정리해 엇박자를 잠재웠다. ‘국정의 조력자’ 역할을 소리나지 않게 충실히 수행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한 총리는 아직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 한달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워밍 업’단계였다고 볼 수 있다. 그에 역량을 보여주는 첫 활동은 오는 5월이다. 한 총리는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4개국을 순회방문해 자원외교를 벌인다. 유엔총회 의장, 상공부 장관 등의 경험을 살린 역량을 보여 줄 좋은 기회인 것이다.

한 총리에 대한 국민과 이명박 대통령의 기대는 경제살리기의 현안과제 해소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한국경제는 원유값에 원자재값, 곡물값 급등으로 물가는 오르지만 성장은 더딘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을 심하게 받고 있는 상황이다. 취임한지 불과 한 달인데도 새 정부와 총리를 평가하기 위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도 살기가 힘든 탓이다. 한 총리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한 총리가 국정의 2인자로서 어떤 능력을 보여 주는냐는 총리로서의 평가는 뿐 만 아니라 화려한 경력에 대한 재평가의 잣대가 될 것이다.

[김남인 편집인]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민주 '금투세 당론' 지도부 위임 [서울=뉴스핌] 채송무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과 관련된 입장을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민주당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와 관련해 치열한 논의를 펼친 끝에 금투세 결론과 시기에 대해 모두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스핌 DB] 의견은 유예와 폐지, 시행이 팽팽했다. 다만 지난 금투세 정책토론에서 거의 없었던 폐지 의견도 유예 의견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다만 이는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표명한 의원 숫자로 투표를 통한 것은 아니다. 보완 후 시행을 주장한 의원들은 2년 전 여야가 합의를 해 국민들께 보고된 사안이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적 의견과 함께 유예나 폐지 입장을 정하면 상법 개정을 추진할 지렛대를 잃는다는 우려를 제기한 의원도 나왔다. 유예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다음 정부에서 결론을 내도록 유예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 다만 2년을 유예하면 대선 직전에 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3년 유예 시 총선 직전으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원들은 다만 유예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책임지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예 내지 폐지를 주장한 의원들은 현재 증시가 어려운 시기고 손해를 본 사람이 많아 정무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상황으로 합의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폐지 의견을 낸 의원들은 유예 역시 개정안을 내야 하는데 여기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민주당이 지게 된다며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폐지하고, 대선 공약 등으로 새 약속을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의총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지만, 다수 의원이 지도부 위임에 동의했다.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dedanhi@newspim.com 2024-10-04 12:53
사진
레바논 긴급 방문한 이란 외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있는 레바논을 예고 없이 방문해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났다. 지도부와의 회동을 마친 장관은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어떤 조치나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보복은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koinwon@newspim.com 그는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 나선다면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이란은 지지하지만, 가자지구의 휴전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긴급 방문은 중동 '저항의 축'의 주축인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약 180발을 쏘며 대규모 공습을 가한 후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것이라 천명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 남부 등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 왔다. 이어 27일에는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 공습, 살해한 데 이어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하며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에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 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2024-10-05 00:0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