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 등 비상장 계열사 지분...실탄용 거론
[뉴스핌=이강혁 기자] 현대차그룹 대권을 향한 '황태자'의 고속질주가 본격화되고 있다. 오너인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에서 지난 21일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올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훗날 그룹의 대권을 완전히 거머쥐기 위해서는 '지배력 확보'라는 풀어야할 숙제도 만만찮다는 지적이다.
예견된 승진…경영능력 시험대 올라
사실 정의선 부회장의 이번 승진은 예견된 것이다. 그룹 주변에서 지난해 연말부터는 올해 초, 혹은 상반기 마무리 시점에는 부회장 승진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던 부분이다.
오히려 2006년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벌써 부회장을 달았을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시선이다. 글로비스 사건 자체가 속내를 뜯어보면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정 부회장 승진이 잡음없는 적기에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글로비스 사건의 영향권에서 일부분 벗어난 시기인데다 그동안 경영능력에 의문부호를 달게 만들었던 기아차의 실적이 최근 2년 동안 크게 개선됐다는 이유에서다.
단적으로 기아차 영업이익은 지난 2006년 1252억원, 2007년엔 554억원 적자였지만 2008년 3085억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만하더라도 419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이제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의 기틀을 마련해야 할 때라는 명분이 오너의 복심이었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계열사를 넘어 그룹의 중심에서 최고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인정받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정 부회장은 당분간 그룹의 핵심 보직인 기획과 영업 분야에서 '경영능력 검증'이라는 평가 기간을 거치게 됐다.
경영능력 검증의 기간 동안 정 부회장은 또하나의 큰 숙제를 남겨 놓고 있다.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계열사의 '지분 늘리기'가 필요한 탓이다.
지배력 확보는 풀어야 할 숙제
현재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기아차 지분 1.87%와 현대차 지분 0.01%가 전부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의 지배구조 속에서 어느 한 곳의 지배력은 반드시 높여야 하는 숙제일 수밖에 없다.
정몽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6.9%와 현대차 지분 5.1%를 당장 물려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물론 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비스 지분 31.88%를 매각 혹은 담보제공으로 실탄을 마련하면 기아차 지분율을 두자리 숫자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글로비스 지분을 통한 그룹 지배력 확대는 비자금 사건이란 곱지 않은 시선을 감수해야 하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또 정몽구 회장이 글로비스 사건 이후 재판 과정에서 1조원의 사회환원을 약속한 바 있어 고심이 깊다. 현재 정 회장은 140만여 주(약 900여억원)의 글로비스 주식을 해비치문화재단에 출연했을 뿐 나머지의 사회환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버지로부터 글로비스 지분을 물려받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6월 이루어진 현대모비스와 오토넷의 합병에 따른 현대차 지분 처리가 일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처분하는 모비스 지분을 글로비스가 흡수하면 자연스럽게 정 부회장의 지배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그러나 이것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부족하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글로비스를 제외한 정 부회장의 비상장 계열사 보유 지분들이 실탄용으로 거론된다.
그룹 계열사인 이노션(정 부회장 지분율 40%)나 엠코(지분율 25.06%), 위스코(지분율 57.87%), 오토에버시스템즈(지분율 20.1%)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가 그룹 주요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어 정 부회장 곳간을 차츰 채워가고 있다는 게 증권가 일각의 시선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들은 수치상으로만 보면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는 충분한 실탄마련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올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훗날 그룹의 대권을 완전히 거머쥐기 위해서는 '지배력 확보'라는 풀어야할 숙제도 만만찮다는 지적이다.
예견된 승진…경영능력 시험대 올라
사실 정의선 부회장의 이번 승진은 예견된 것이다. 그룹 주변에서 지난해 연말부터는 올해 초, 혹은 상반기 마무리 시점에는 부회장 승진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던 부분이다.
오히려 2006년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벌써 부회장을 달았을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시선이다. 글로비스 사건 자체가 속내를 뜯어보면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정 부회장 승진이 잡음없는 적기에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글로비스 사건의 영향권에서 일부분 벗어난 시기인데다 그동안 경영능력에 의문부호를 달게 만들었던 기아차의 실적이 최근 2년 동안 크게 개선됐다는 이유에서다.
단적으로 기아차 영업이익은 지난 2006년 1252억원, 2007년엔 554억원 적자였지만 2008년 3085억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만하더라도 419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이제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의 기틀을 마련해야 할 때라는 명분이 오너의 복심이었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계열사를 넘어 그룹의 중심에서 최고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인정받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정 부회장은 당분간 그룹의 핵심 보직인 기획과 영업 분야에서 '경영능력 검증'이라는 평가 기간을 거치게 됐다.
경영능력 검증의 기간 동안 정 부회장은 또하나의 큰 숙제를 남겨 놓고 있다.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계열사의 '지분 늘리기'가 필요한 탓이다.
지배력 확보는 풀어야 할 숙제
현재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기아차 지분 1.87%와 현대차 지분 0.01%가 전부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의 지배구조 속에서 어느 한 곳의 지배력은 반드시 높여야 하는 숙제일 수밖에 없다.
정몽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6.9%와 현대차 지분 5.1%를 당장 물려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물론 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비스 지분 31.88%를 매각 혹은 담보제공으로 실탄을 마련하면 기아차 지분율을 두자리 숫자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글로비스 지분을 통한 그룹 지배력 확대는 비자금 사건이란 곱지 않은 시선을 감수해야 하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또 정몽구 회장이 글로비스 사건 이후 재판 과정에서 1조원의 사회환원을 약속한 바 있어 고심이 깊다. 현재 정 회장은 140만여 주(약 900여억원)의 글로비스 주식을 해비치문화재단에 출연했을 뿐 나머지의 사회환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버지로부터 글로비스 지분을 물려받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6월 이루어진 현대모비스와 오토넷의 합병에 따른 현대차 지분 처리가 일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처분하는 모비스 지분을 글로비스가 흡수하면 자연스럽게 정 부회장의 지배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그러나 이것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부족하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글로비스를 제외한 정 부회장의 비상장 계열사 보유 지분들이 실탄용으로 거론된다.
그룹 계열사인 이노션(정 부회장 지분율 40%)나 엠코(지분율 25.06%), 위스코(지분율 57.87%), 오토에버시스템즈(지분율 20.1%)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가 그룹 주요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어 정 부회장 곳간을 차츰 채워가고 있다는 게 증권가 일각의 시선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들은 수치상으로만 보면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는 충분한 실탄마련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