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규민 기자] 운명의 시간 ‘7월’이 되자, 빙그레가 간판상품 ‘바나나맛 우유’를 구하기 위해 손을 썼다.
이달부터 진짜 과즙을 넣지 않은 음료에는 제품명으로 과일 이름을 사용할 수 없어, 바나나 과즙이 들어가지 않은 바나나맛 우유는 사라질 운명이었다.
빙그레가 택한 것은 일명 ‘1%’ 비법. 덕분에 빙그레는 한 순간에 사라질 뻔한 1200억원(바나나맛 우유 지난해 매출)을 건질 수 있게 됐다.
빙그레를 구한 1%의 비법이란 무엇일까.
2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축산물 가공품 표시기준’ 변경에 따라 7월 1일부터 ‘바나나맛’ 우유에 진짜 바나나 과즙을 넣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제품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바나나 맛 우유는 천연재료를 넣지 않고 합성 향료로 맛을 냈다.
빙그레 입장에서는 총 매출액의 20%에 달하는 제품의 이름을 바꾸거나 맛을 바꾸는 것 모두 쉽지 않은 결정이다.
오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 바나나맛 우유의 원재료에 진짜 과즙을 넣는 것. 그러나 36년 동안 유지해 온 맛이 변할 것을 빙그레는 우려했다.
이에 과즙은 넣되, 소비자들이 맛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한 제조법이 바나나 과즙 ‘1%’ 함유다. 사실 과즙만 넣으면 됐지 얼마 이상을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빙그레 관계자는 “일정 이상의 과즙을 넣으면서 고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애를 썼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4월부터 과즙이 들어간 바나나맛 우유를 내놨지만 소비자들은 맛의 차이를 못 느끼는 듯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에 사는 한 직장인(28세)은 “예전보다 맛이 훨씬 깔끔해진 것 같다”며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나나맛 우유는 편의점 훼미리마트가 지난 1월부터 5월말까지 전국 매장에서 실시한 인기제품 조사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