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단 “가격 차이 크게 벌어져 심사에 큰 영향”
- 외환은행 등 채권단 매각차익 4조원 이상 거둘 듯
[뉴스핌=한기진기자] 현대건설 인수전은 ‘가격’에서 승패가 가려졌다.
현대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인수가격에서 4000억원 차이로 따돌리며 채권단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재무구조, 자금동원계획 및 능력, 경영계획 등에서 현대차그룹이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크게 벌어진 인수가격 차이 앞에서 무용지물이 됐다.
현대건설 채권단 핵심관계자는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대그룹은 5조 5000억원을, 현대차그룹은 5조 1000억원을 입찰가로 제시했다”며 “양측간에 벌어진 4000억원 차이는 큰 규모”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가격은 그동안 시장에서 현대건설 보유 주식 3887만9000주(34.88%)를 사들이는데, 경영원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약 3조 5000억원∼4조원대가 될 것이라는 추정을 훨씬 뛰어넘은 것이다.
결국 입찰 마감 3일전, 정책금융공사 유재한 사장이 “비가격요소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고 현대차그룹이 비가격요소에서 앞섰지만, 4000억원이라는 인수 가격 차이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던 셈이다.
채권단의 이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 양측의 인수가격이 4000억원이나 벌어졌다는 것은 크게 반영할 수 밖에 없는 액수”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이날 발표한대로 11월 중 현대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실사와 본계약을 거쳐 내년 1분기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 한다면 채권단은 약 4조원 이상의 매각차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채권단의 현대건설 매각 제한 지분(34.88%)은 외환은행(8.72%), 정책금융공사(7.84%), 우리은행(7.46%), 국민은행(3.56%), 신한은행(2.87%), 농협(2.19%), 하나은행(1.42%) 등의 순으로 나눠 갖고 있다.
은행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평균 적으로 현대건설의 지분을 주당 2만원 가량에 매입했다.
채권단이 현대그룹이 제시한 대로 약 5조 5000억원(주당 약 14만1000원)에 현대건설을 판다면 매각 차익은 약 4조 7200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외환은행이 1조 1800억원, 정책금융공사 1조 615억원, 우리은행 1조 94억원, 국민은행 4817억원, 신한은행 3883억원, 농협 2964억원, 하나은행 1918억원 등이다.
한편 현대그룹은 이번 인수를 위해 기존 1조 5000억원의 자금외에 계열사 현대상선 등을 통한 유상증자, 기업어음, 회사채 발행 등으로 단기간에 2조원 가량을 조달했다. 또 동양종합금융증권을 통해 3000억원, 막판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등을 재무적 투자자로 유치해 1조 5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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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한기진 기자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