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기자]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현대건설 입찰에서 승리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시장 투자자들은 인수에 따른 극심한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인수전 승리로 현대그룹은 그룹의 모태였던 현대건설을 인수함으로써 정통성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전일 주식시장에서 현대건설이 하한가를 기록한 것과 함께 현대그룹 주력 자회사인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도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하는 등 시장에서는 자금우려가 진정되지 안고 있다.
실제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WSJ는 현대그룹이 50억달러, 즉 5조원이 넘는 막대한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는 현대건설 지분의 시장 가치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현대그룹 측은 이번 인수전과 관련한 자금지급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현대건설 인수전은 여전히 한국의 재벌 시스템의 취약점들을 드러내고 있으며 재벌기업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극단적 결정도 가능하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WSJ는 평가했다.
사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이나 현대차그룹의 사업 영역에 자연스럽게 어울리지는 않지만 양측은 현대건설이 현대그룹의 모태였다는 정서적인 측면에서 인수를 원했다.
현대그룹은 이번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대규모의 홍보전을 치렀다.
반면 현대차 그룹은 현대건설을 인수해 향후 전기차 생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활용할 것이라는 전략을 내놨었다.
대우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인수를 위해 현대그룹은 4조원대의 자금을 차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차입이자를 연간 7%로 잡을 경우에도 매년 2800억원을 이자비용으로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주력 현대상선을 통해 이번 인수대금을 마련키 위해 신주 발행이나 자산 매각 등을 진행해왔다. 따라서 이번 인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과거 현대그룹의 분리는 완결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대상선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현대그룹은 다시 현대차 그룹의 인수 타깃으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랜 기간동안 현대건설을 인수할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현대중공업 그룹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해운물동량 감소 등으로 인해 조선 수요가 크게 줄며 재정상황이 타격을 입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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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종빈 기자 ()